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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언, 사고는 함께 치고 책임은 黃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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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언, 사고는 함께 치고 책임은 黃에게만?"

한국사회포럼 "권력층 개입한 '황우석 게이트'로 봐야"

사회운동은 황우석 사태를 통해서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24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한국사회포럼에서는 '황우석 게이트와 사회운동'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황우석 사태는 우리 사회 권력층 개입한 '황우석 게이트'**

토론회 발표자로 나선 한재각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황우석 사태는 한 과학자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 정부·정치권, 언론, 재계, 과학계 등 우리 사회의 권력층이 총체적으로 개입된 '황우석 게이트'로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이번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으로 사태가 전개되는 2005년 11월 이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1990년대 초반부터 2005년까지 황우석 씨를 중심으로 어떻게 정·관·언·재·학계의 동맹 관계가 형성돼 왔는지를 소상히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복제소 '영롱이', '진이'의 탄생으로 동맹의 기반을 마련한 황 씨는 차근차근 과학기술부, 청와대, 언론, 과학계, 재계 등으로 자신의 동맹 관계를 넓혀나갔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정부의 맹목적인 생명공학 육성, 정치권의 기회주의적 태도에서 기인한 무비판적 지지, 재계·기업들의 무분별한 후원, 언론과 황우석의 애국주의적 선동 등 황우석 씨와 정부·정치권, 언론, 재계, 과학계 등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동맹 관계를 더욱더 공고히 해 왔다"며 "여기에 황 씨의 애국적인 언사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기대가 부풀려지면서 대중의 열광적 호응이 현재의 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관-언, 왜 사고는 같이 쳐놓고 황우석에게 책임 떠넘기나"**

이렇게 황우석 사태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씨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춘 최근의 분위기도 도마에 올랐다.

한재각 연구원은 "현재 정부·정치권, 언론, 재계, 과학계 등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황우석 씨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춰 파장을 축소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최근 서울대 징계위원회가 황 씨에게만 파면 결정을 내리고 주요 관련자들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한 것이나, 이번 사태의 주요 관련자인 정부 내 황우석 지원 그룹이었던 이른바 '황금박쥐'에 포함됐던 김병준 정책실장이 총리 후보로 거명되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표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도 "현재 분위기는 마치 큰 일을 겪고 난 뒤 모두 다 표정 관리를 하는 식"이라며 "전 사회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 국장은 "국민 혈세 수백억 원이 정부·정치권의 전폭적인 제도적 지원 하에 황우석 씨에게 흘러갔고 그 모든 것이 '사기'로 밝혀졌는데도 책임 지는 사람도 없고 더 나아가 그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 국장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서 황우석 씨를 띄우는 데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사태가 마무리된다면 이번 사태가 한국 사회가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는커녕 '퇴보'의 증거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수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도 공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은 "모두가 다 황우석 씨에게 속은 피해자만 있다"며 "황 씨 개인의 일탈행위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다면 제2, 3의 '황우석 사태'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실을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 한 사회운동…반성해야 마땅"**

한편 이 자리에서는 '황우석 사태'에 대한 사회운동 세력의 소극적인 대처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한재각 위원은 "사회운동이 황우석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왜 그렇게 소극적이었는지 한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보수적 대중들에게 기가 질려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인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그는 "만약 보수적 대중들의 기세에 억눌린 것이라면 진실을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하는 사회운동이 도대체 무슨 필요가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 생명공학감시연대를 주도했던 김병수 위원도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운동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 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황우석 씨의 논문 조작이 불거지기 전 시민·사회단체들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기술에 대해서 사회운동이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 한 황우석 사태는 언제든지 다른 형태로 반복될 수 있다"며 "앞으로 1조 원이 투입될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 같은 것은 그 대표적 예"라고 덧붙였다.

우석균 국장도 "황우석 사태가 이 정도라도 진실이 밝혀지는 데 사회운동의 공헌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사회운동이 좀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우 국장은 "개인적으로는 사회운동이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황우석 씨를 비판하는 것이 노무현 정부와 이해와 충돌하기 때문에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사회운동 단체들은 스스로를 성찰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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