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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손녀들, 화천지역 참전용사 만남 '잔잔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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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손녀들, 화천지역 참전용사 만남 '잔잔한 감동'

직접 만든 에티오피아 전통 커피 대접하며 위문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항상 만나고 싶어하셨어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손녀들과 화천지역의 6.25 전쟁 참전용사들의 만남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장 에티오피아 전통 커피점에서 근무 중인 라헬(여·23), 마흐렛(여·29), 렐레나(여·24)양은 군청 교육복지과 직원들과 함께 지난 15일 화천읍의 6.25 참전유공자회 화천군지회 사무실을 찾았다.

ⓒ화천군

이들은 모두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손녀다. 화천군의 장학사업 수혜자이기도 한 이들은 자신들의 할아버지와 같은 전장에서 피를 흘린 참전용사들을 만나기 위해 교육복지과에 만남을 부탁해 이날 성사됐다.

김상형(88) 6.25 참전유공자회 화천군지회장은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며 이들을 맞았다.

김회장은 “에티오피아 군인들과 함께 적근산에서 싸웠다. 정말 용감한 군인들이었다. 지금도 멀리 타국까지 와 대한민국을 위해 피흘려준 그들에게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 아이들이 전우들의 손녀라고 생각하니, 잘 커줘서 고맙다는 마음부터 든다”며 “화천군이 장학금을 후원한다고 하는데, 꼭 나라에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들은 김 지회장에게 직접 전통 목도리를 걸어드리고, 원두커피를 전달하며 건강을 기원했다.

ⓒ화천군

이에 참전유공자회 화천군지회는 이들에게 참전유공자 모자 등 기념품을 전달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방문한 참전용사 후손 3명의 조부는 이미 고령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생전에 손녀들에게 자주 “기회가 된다면, 꼭 옛 전우들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헬과 마흐렛, 렐레나 양은 만남이 끝나자 노병들의 손을 잡아 이끌고 축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평소 자신들의 할아버지가 즐겨 마시던 에티오피아 전통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서다.

라헬 양은 “화천의 할아버지들께서 꼭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유일의 참전국으로 6.25 전쟁 당시 황실근위대 6037명을 파병해 658명의 사상사를 내며 화천 적근산 전투 등에서 253전 253승을 올렸다.

ⓒ화천군

화천은 정전 60주년을 맞아 2009년부터 이들의 후손에 대한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308명이 장학생으로 선발돼 도움을 받았고, 현재 한림대와 명지대에서 각 1명씩 유학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학생 중 현지에서 의사 2명이 배출됐다.

이번에 화천의 참전용사들을 만난 라헬 양은 국제 변호사를 목표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고, 마흐렛 양은 한림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렐레나 양은 에티오피아 현지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 중인 재원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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