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에도 빨간불, 반도체-자동차 감소세로 반전

한은 발표, "체감경기지수 하락폭, 내수산업보다 커"

내수 기업들을 옥죄고 있는 경기불황이 국내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기업들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월 수출 증가율이 38.4%를 기록했지만 5월 42%, 6월 38.5%보다 낮아져 IT 경기의 둔화에 따른 영향이 수출에도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했으며, 특히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지수 하락폭이 내수기업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 하반기 경기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수출기업 BSI,한달새 11포인트나 급락**

3일 한국은행이 2천4백8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8포인트 급락했다. 특히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75에서 69로 6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85에서 74로 11포인트나 급락, 내수기업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

BSI는 1OO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반대의 경우를 뜻한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 2월 77, 3월 81, 4월 87로 계속 상승하다 5월 80으로 떨어진 뒤 계속 하락, 지난 2003년 8월의 6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전망,갈수록 낮아져**

한국은행은 매출증가율 하락과 재고수준 상승, 채산성과 자금사정 악화 뿐 아니라 노사분규와 여름휴가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제조업 업황 BSI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규모별 BSI는 대기업이 82에서 77로, 중소기업은 76에서 68로 떨어져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악화 정도가 더 심했다.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8월의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73으로 지난 5월 96을 기록한 이후 6월 82, 7월 78 등으로 3개월 연속 하락, 앞으로의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월의 제조업 업황전망 BSI도 지난해 8월의 72 이후 최저치다.

기업규모와 수출.내수기업별 8월의 제조업 업황전망 BSI도 대기업(83→78), 중소기업(76→71), 수출기업(84→77), 내수기업(76→71) 모두 감소했으며 수출기업의 하락폭이 역시 가장 컸다.

***자동차.반도체 수출 감소세로 돌아서**

대표적인 수출품인 자동차는 내수부진에 이어 수출도 올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7월 자동차 내수가 올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도 전월보다 감소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내수.수출시장이 동시에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2일 현대.기아,GM대우,쌍용,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5개사에 따르면 7월 자동차 판매는 내수 8만4천8백40대, 수출 26만2천9백66대 등 총 34만7천8백6대로 전월 대비 12.9%나 감소했다.

특히 내수 판매는 전월 대비 7.3% 줄어든 가운데 비수기인 올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 자동차 내수 침체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수출도 전월 대비 14.6%나 줄었다.

또다른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6월 생산은 전달대비 4.8%, 영상음향통신기기도 6.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내수 부진, 수출 둔화, 고유가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겹치면 '저성장-고물가'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인데도 경기가 계속 침체되는 현 상황이 이미 구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돌입한 상태라는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