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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적색등, '자본탈출' 전주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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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적색등, '자본탈출' 전주곡인가

개인돈 5개월새 10조 반출, 외화예금 급증, 외국계은행 공세도 우려

유학.연수, 해외여행, 송금, 재산반출 등 개인 자본유출이 올 들어 지난 5달새에만 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거주자외화예금도 올 들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어, 유사시 대규모 '자본탈출'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 들어 다섯달새 개인돈 10조 해외로 유출**

2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개인들이 해외로 자본을 유출시킨 국제수지상의 금액은 모두 80억7천만달러(9조3천3백69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15.1% 증가했다.

특히 유학.연수경비 목적의 해외송금이 8억9천만달러(1조2백97억원)로 32.9% 급증했고, 해외여행을 통한 유출도 34억8천만달러(4조2백53억원)로 14.5%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해외여행 붐은 두드러져, 재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02년 기준 인구 대비 출국자수 비율은 15.0%로, 주요 선진국인 호주(17.7%), 미국(20.3%)과 큰 차이가 없을 뿐더러 일본(12.7%)보다 높다.

일반 개인송금도 30억달러(3조4천7백10억원)로 9.1%가 늘었으며, 이민이나 교포의 추가 재산 반출로 인한 자본이전은 7억달러(8천99억원)로 27.3% 증가했다.

이처럼 개인 자본유출이 급증한 결과, 유학연수와 일반여행으로 인한 국제수지 적자만 약 2조3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소득증가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국내 소비보다 해외쪽 지출이 늘었다"면서 자녀유학비, 관광 등 해외지출을 내수 부진의 주요요인으로 꼽을 정도다.

***개인의 거주자외화예금도 급증**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개인자금의 해외유출 확대, 자본탈출인가'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자본탈출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구원은 재경부가 밝힌 국제수지외에 최근 국내에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개인외화예금 증가와 개인 해외직접투자 확대까지 함께 분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기업 및 개인이 외화로 예치한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6월15일 현재 1백97억9천만달러로 전년말보다 27.9% 급증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올 들어 기업의 거주자외화예금보다, 개인의 거주자외화예금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외화예금은 지난해말 1백9억9천만달러에서 6월15일 현재 1백31억9천만달러로 22억달러 증가했으나, 개인의 외화예금은 지난해말 44억8천만달러에서 6월15일 현재 66억달러로 21억8천만달러가 늘어났다.

액수는 엇비슷하나, 전체거주자외화예금에서 기업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말 71.0%에서 4.4%포인트 줄어든 반면, 개인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9.0%에서 4.4%포인트 늘어나 개인들의 외화예금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가를 감지케 한다.

또한 아직 규모는 미미하나,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가 올해 1.4분기에 해외에 투자한 건수와 금액은 3백52건, 8천7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5.1%와 68.8% 급증했다. 여기에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지의 부동산투자까지 합할 경우 개인의 해외투자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진정한 자본탈출 발생할 가능성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 "최근 개인의 증여성 대외 이전지급, 외화예금 및 해외직접투자 확대를 자본탈출이라고 보기는 곤란하지만, 향후 국내 투자여건이 악화될 경우 진정한 자본탈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아직 자본탈출이 아니지만, 향후 국내 소비 및 투자 침체가 더욱 심화돼 국내투자환경이 악화될 경우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개인부동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대규모로 해외유출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특히 최근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주식 및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금리 지속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이 4백조원에 달하는 현실은 시행중인 외환자유화조치와 함께 향후 국내투자자금의 지속적인 해외유출 확대를 초래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이같은 자본탈출을 막기 위해선 "교육 시스템을 개혁하여 해외 유학연수 수요를 흡수하고, 국내 투자환경 개선, 정치-사회불안을 통해 개인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해, 자본탈출의 최대 잠복요인이 낙후한 교육과 정치-사회 불안임을 시사했다.

***"외국금융기관들의 외화+이민 패키지상품 공세도 경계해야"**

이같은 자본탈출 위험성은 최근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은행들이 현금자산이 많은 부유층을 상대로 본격적인 예금유치 공세를 시작할 경우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융연구기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국내은행 인수 등을 통해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외국계 대형금융기관들의 경우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마케팅(PB)에 전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은 특히 국내 부유층의 불안심리를 겨냥해 원화로 예금하더라도 유사시 해외에서 달러화로 예금을 찾을 수 있는 상품 등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 예로 1997년 중국으로의 홍콩 반환때 홍콩의 외국계은행들은 이같은 외화상품외에 영국 등으로의 이민서비스까지 함께 패키지로 팔아 큰 재미를 본 적이 있다"며 "이에 앞서 70년대 중남미에서도 미국계 은행들은 부유층을 상대로 외화예금과 미국시민권 취득을 패키지로 묶은 상품을 팔아 외화반출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전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금융 및 외환당국의 더없는 예의주시와, 자본탈출의 근원을 제거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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