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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개성 관광 막으면 모든 사업 계약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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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개성 관광 막으면 모든 사업 계약 파기"

'남측 태도 변화 유도 강수' 분석…정부 "신변안전 먼저"

북한은 4일 남측 당국이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계속 가로막을 경우 관광 사업과 관련한 합의와 계약을 모두 파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달 8일 열린 금강산·개성 관광 관련 남북 실무접촉에서 남북 양측이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데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이같이 경고했다.

아태 대변인은 "실무접촉에 나온 남측은 우리의 해명과 담보에 애당초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고 무턱대고 그 무슨 '3대 조건'이라는 것을 외워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변인은 이어 "(남측은) 남북대화 역사에서 일찍이 볼 수 없는 '묵념'을 하는 해괴한 추태를 부렸다"면서 "다음번 접촉 날짜를 정하는 것마저 회피함으로써 접촉을 결렬 위기에 몰아넣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2008년 박왕자 씨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재발방지 제도 마련 등 남한이 내걸고 있는 3대 조건에 대해서 '이미 다 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태 대변인은 피격 사건에 대해서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구체적으로 해명하고 사건발생 즉시 남측관계자들과 함께 공동현장 조사도 하였다"고 언급했으며, 신변안전 보장과 재발방지 제도 마련에 대해서도 "지난해 남조선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 방문 기회에 최고의 수준에서 담보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측이 이 같은 조건을 계속 요구하는 것은 "관광 사업을 불순한 대결적 목적에 악용하기 위한 생트집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태는 국내외적으로 금강산과 개성에 대한 관광 수요가 늘고 있어서 상황을 이대로 방치해둘 수 없다며 "3월부터 개성지구 관광, 4월부터 금강산 관광의 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선포했다.

북한은 지난달 8일 실무접촉에서도 그같은 요구를 한 바 있으나, 남측은 3대 조건에 대한 합의가 먼저라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아태 대변인은 또 "만일 남조선 당국이 생트집을 부리며 관광길을 계속 가로막는 경우 우리는 부득불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조치에는 관광 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와 계약의 파기, 관광지역 내의 남측 부동산 동결 등이 포함될 것이다"라고 엄포를 놨다.

아태 대변인은 "금강산, 개성지구 관광 길이 열리는가 못열리는가 하는 것은 남측 당국에 달려있다. 관광이 재개되지 못하여 초래될 수 있는 모든 후과(後果)와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당국이 지게 될 것이다"며 남측에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적극적으로 나오라'는 통첩"

이에 대해 정영철 서강대 교수는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남한 당국이 회피하지 말고 당당히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일종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철 교수는 "작년 말부터 이어져 온 남북대화 기조의 연장선에서, 북측은 남측이 이 문제에 대해 해결 의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해 올 3,4월 관광 재개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올 들어 열린 실무접촉에서 별다른 합의에 다다르지 못하자 '통첩'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한 전반적으로 강경해지는 남한의 대북기조를 경계하면서, 대북정책 전환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 교수는 "관광 사업은 대북정책을 전환하느냐 아니냐를 가르는 상징적 조치"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17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특별히 중시하는 것은 화해 협력의 상징으로 불리는 금강산 관광사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담화가 남측의 적극적인 노력을 이끌어내려는 행동이라면, 북한이 '특단의 조치'라며 파기 가능성을 암시한 합의 사항들이나 남북대화가 당장 끊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북한이) 상반기까지는 대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문제는 남측이 상황 변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아 (북측도) 언제까지 대화기조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담화에 대해 "금강산·개성 관광 문제는 국민의 신변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만큼, 신변안전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재개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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