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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청문회 열렸다…"조직 전체가 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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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청문회 열렸다…"조직 전체가 썩어"

여야, 선관위 질타…국민의힘은 '李대통령 투표지 공개' 논란 겨냥

6.3 지방선거 당일 발생했던 이른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1차 청문회가 열렸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선관위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고, 선관위는 자신들 탓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에게 국가배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14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사과와 국가배상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같은 질문에 "저도 잠실7동 2투표소의 12명은 대기표를 받고도 투표를 못했다는 점을 알고 나서 상당히 여러 가지로 마음이 안 좋았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계속 (신원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은 사과·배상 부분에 대해 "법률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허철훈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국정조사위원들은 선관위의 실태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강 직무대리가 이날 청문회 초반부에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과의 질의응답에서 '결국 투표용지를 못 받아서 투표를 못 한 사람은 39명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정확하지 않는데 투표록상으로 33명이라고 보고 있고, 투표록 외 10~20명 정도는 명확하지 않다"고 한 데 대해 질타가 집중됐다.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투표를 포기한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한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투표가 중단되고 혼란이 극심했던 시간대에 송파구선관위는 청사 밖에서 업무추진비로 밥을 먹고 있었다. 이게 상식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도 "26개 투표구에서 대기가 발생했고 거기에서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간 유권자들이 계신데 아직도 전체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표록상으로 33명이라지만 투표록을 아주 자세하게 작성한 데도 있고 거의 작성하지 않은 곳도 있어 알 수가 없지 않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도 "전쟁이 일어나도 끝나고 나면 사망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지 않나. 그런데도 선관위는 선관위로 인해 참정권을 침해당한 유권자가 몇 명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파악할 의사도 능력도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6.3 지방선거 당일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넘어, 선관위 전반의 부실도 지적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선피아 카르텔"이라며 "선관위 전 간부가 직접 운영하거나 가족이 대표를 맡고, 임원으로 참여한 업체들에 175억 원이 넘는 선관위 계약이 집중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주 의원은 중앙선관위 정당과장 출신의 한모 씨와 배우자, 아들이 관련된 3개 업체가 선관위와 체결한 계약이 총 103건, 175억 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수의계약이 90건이었던 점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또 선관위 직원 박모 씨의 남편과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157억 원 규모 계약을 수주한 점도 짚었다. 주 의원은 한 씨와 박 씨를 이날 청문회에 직접 증인으로 불러냈다.

위철환 대행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주 의원의 물음에 "아주 부적절하다고 보인다"며 "철저히 개혁해서 시정하겠다. 전직 공무원들은 어떤 형식이든지 계약에 관여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인 위철환 상임위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다만 상대 진영을 겨냥한 정치적 공세도 청문회 와중에 주고받았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투표지 노출 논란'과 관련해 "(투표지가) 공개됐고 고의성도 있는데 비밀투표 원칙 위반 아니냐"며 "(해당 투표소) 투표관리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채택되지 않았다. 성역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사건 당시 선관위원장이었던 노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무처에 검토를 시켰다"며 "당시 입수할 수 있는 영상 자체가 한계가 있고 자료만으로는 바로 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현장 관리관을 선관위 회의에 불렀느냐는 질문에는 "부를 필요성은 특별히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노 전 위원장은 다만 6월 1일 선관위 전체회의 때는 위원들이 영상을 보고 나서 논의를 주고받았다며 "음성, 눈빛,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하나하나 따져보고 투표용지 모양(등도 검토했다)"고 했다. 노 전 위원장뿐 아니라 위철환 직무대행 등 청문회에 출석한 다른 위원들도 "다수 위원들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정했다", "저도 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고 증언했다.

강동완 직무대리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6월 1일 선관위 전체회의 도중 위원들 티타임 시간에 KBS 영상 등 영상물을 시청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김성회 의원은 "대한민국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게 만든 대참사의 원인은 선관위 내부의 조직 전체가 곯아 썩어들어간 결과"라고 선관위의 나태와 무능을 질타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의심증폭이 아니라 신뢰회복"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는 극우세력에 대한 경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별히 경계해야 할 대상은 부정선거 음모론이다. 부정선거는 이승만 정부 때 자행됐던 것이고, 이것(6.3)은 선거의 부실운영"이라며 "그 분들에게 되묻고 싶다. 그러면 지금 중국공산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는 것인지, 오세훈 서울시장이 중국에 의해서 당선됐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본인들의 말조차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선거 진행 과정에서 선거 결과를 왜곡시키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선관위 내부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게 있느냐"며 "이번 사태에 부정선거를 엮어서 선거에 대한 국민 불신과 불안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민주주의를 더 병들게 하는 퇴행임을 부정선거 세력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참정권 침해의 명백한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부정선거가 자행되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며 "(이를) 의도적으로 혼용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흔들고 개인의 정치적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다.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전면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국회도 아닌 장외에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에둘러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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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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