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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SK-하나로통신에 본격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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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SK-하나로통신에 본격개입

말 따로 행동 따로, 대외신인도 추락 우려돼

정부의 '시장 불개입’ 원칙과 실제 정책이 따로 가는 분위기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해 SK글로벌사태, 하나로통신 등에 잇따라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SK글로벌 회생시키기로**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8일 “SK글로벌 문제는 채권단과 주주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며 정부가 개입해 간섭이나 지원을 하면 바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2일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SK글로벌 지원방침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31일 산업자원부 산하인 한국석유공사가 SK(주)의 5억달러 규모의 원유구입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산업은행은 SK그룹이 SK㈜ 국내 매출채권 출자전환 규모를 대폭 상향조정한 수정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는 “SK㈜ 출자전환 규모가 1조원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것은 출자전환을 통해 이루려는 목적”이라면서 “출자전환 부족분은 다른 방법으로 보완해 1조원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총재는 “수정안을 수용하지 않는 채권은행도 있을 수 있으며 그런 은행은 바이아웃을 통해 청산가치 35%만 받고 탈퇴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면서 SK그룹에 대한 지원을 기정사실화했다. 정부는 SK글로벌 존속을 위해 지원할 테니, 빠지고 싶은 민간 채권단은 청산가지친 35%만 받고 빠지라는 얘기다.

재계는 그동안 최대채권자임에도 불구하고 "민간 채권단에게 맡긴다"는 원칙에 따라 채권단 협상의 뒷전에 서 있던 산업은행이 이처럼 SK측의 수정안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SK측과 채권단간 타결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SK측은 SK㈜의 국내 매출채권 출자전환 규모를 기존안(4천5천억)에서 8천억∼8천5백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가 목표보다 못미칠 경우 추가 출자 등으로 이를 보전하는 내용의 사후 안전장치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통신에도 긴급 자금지원**

산업은행을 통한 정부의 시장개입은 이것뿐이 아니다.

산업은행은 2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및 시내전화 업계 2위의 통신업체 하나로통신에 대해서도 시설자금 1천3백억원, 정보화촉진기금 1백82억8천만원 등 1천4백82억8천만원의 자금을 긴급지원키로 했다.

시설자금 1천3백억원은 8.9%의 연(年)단위 변동금리 조건으로, 정보화촉진기금 1백82억8천만원은 초기 4.83%의 분기변동금리 조건으로 지원되며 양쪽 모두 만기는 5년이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오는 5일 만기가 돌아오는 2천3백억원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중 6천3백억원, 하반기 약 3천9백억원의 차입금을 지난해로부터 이월된 4천3백억원과 이미 조달한 4천2백억원을 합쳐 총 1조원의 자금으로 상환하게 돼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게 됐다.

하나로통신측은 만기가 집중되는 올해만 넘기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2004년 5천5백억원, 2005년 4천9백억원, 2006년 2천7백억원 규모로 현격히 줄어들고 영업이익이 대폭 확대되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치 논란 재연 우려돼**

이처럼 ‘시장의 원리’와 관계없는 정부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자 금융계에서는 SK에 대한 한국가스공사 지원을 ‘정부 개입 신호탄’으로 간주하고 ‘7월 금융대란설’의 근원인 카드채 등에도 역시 정부 개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정재 금감위원장이 그동안 “정부가 더이상 추가 만기연장 등의 대책으로 시장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구두선’에 그치리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정부개입이 최근 경제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긴급처방적 성격이 짙으나, 시장 자체의 해결보다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한 미봉적 자금지원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또다시 관치경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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