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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시장의 반란', 신한-조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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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시장의 반란', 신한-조흥 휘청

국내외 비판 쇄도, 주가폭락, 신용등급도 위험

조흥은행 매각 협상에 대한 국내외 시장의 반응이 더없이 싸늘하다. 조흥은행 노조 요구를 전폭 수용한 신한금융지주회사 및 정부에 대한 외국 언론의 비판이 잇따르고, 23일 개장한 증시에서는 신한지주와 조흥은행 주식이 폭락하고 있다. 정부-신한지주와 조흥간에 타협에는 성공했는지 모르나, '시장의 반란'에 직면한 것이다.

***외국시각, "신한지주가 조흥 노조에게 굴복했다"**

미국의 월가 등 해외투자자들의 시선은 비판과 우려로 점철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은 '이번 타협안이 조흥은행 노조의 일방적인 승리(partial victory)로 평가되며 합병의 잠재적 시너지 효과를 감소시켰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서울의 외국계 은행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신한지주회사는 조흥은행 노조원들에게 굴복했다"면서 "이같은 협상은 한국의 다른 노조들에게 '파업이야말로 고용보장과 임금인상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위험한 인식을 갖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한국 정부는 지난 5월 부산항을 마비시켰던 화물연대와의 협상건으로도 비판을 받았다"고 소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분규를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공언했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한국정부가 보다 엄격한 노선을 취할 것을 바라고 있다"며 한국정부의 반(反)시장적 노사문제 개입 태도를 비판했다.

미국의 AP통신도 이날 "파업을 끝내는 협상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헐값매각 시비는 정작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한국 은행노조들이 정작 협상에 임했을 때 자신들의 고용보장과 임금인상, 독자경영 보장 등 자사이기주의에 매몰된 행태를 비꼬았다.

미국 월가의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날 서울의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파업이 끝났다는 것은 좋은 뉴스지만 합병에 3년이나 유예기간을 두었다는 것은 좀 긴 편"이라고 평가하면서 "합병으로 인한 호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으며 합병의 효과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신한지주-조흥 주가 급락, 신용등급도 흔들**

23일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도 '시장의 반란'이 목격되고 있다.

조흥은행 주가는 이달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평균 5.8%에 오르는 동안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주말까지 평균상승률의 3배가 넘는 17%에 달하는 4천7백50원까지 올랐고, 신한지주 역시 9%가 오른 1만3천9백원을 기록하는 등, 파업에도 불구하고 합병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 은행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23일 증시가 문을 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23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은행업 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84%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에 신한지주는 지나주 종가보다 6.83%나 떨어져 은행주 가운데 최대낙폭을 기록했고, 개장후 반짝 상승하던 조흥은행은 곧 급락세로 반전되면서 4.84%가 떨어져 두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은행주들은 0.3~3%의 소폭 하락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신한지주와 조흥의 급락은 '6.22 합의' 결과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평가가 근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은행의 신용등급 하락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주 미국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신한지주를 '부정적 관찰' 대상에 넣으면서, 협상결과를 예의주시하겠다는 경고를 보냈었다. 따라서 시장의 냉소적 평가를 받고 있는 6.22 합의 결과에 따라 신한지주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까지 예상되는 삼엄한 국면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조흥은행 파업을 종식시키는 대가로 신한지주와 정부가 수용한 합의안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더없이 비판적"이라며 "시장 일각에서는 '조흥은행 파업을 처리하는 정부태도를 보니 6~7월 하투 결과를 보지 않아도 그 결과가 훤하다'며 국가신용등급 하락까지 예상하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험악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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