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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부시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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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부시가 원망스럽다"

부시정권 출범후 7분기째 순익감소, 황혼기 맞았나

미국의 맥도날드 제국이 전세계적 반미감정의 타겟이 되면서 급속히 쪼그라들고 있다. 그동안 미국상업주의의 첨병으로 불려온 맥도날드가 황혼기에 접어든 느낌이다.

***해외매장 폭발하고 CEO 짤리고**

5일 인도네시아 동부지역의 맥도널드 체인점에서 폭탄이 터져 고객, 점원, 보안요원 등 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보여주듯,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특히 이슬람 신자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맥도널드 상점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맥도날드의 위기감을 상징하듯 이날 오랫동안 사임압력을 받아왔던 그린버그 회장도 사임했다.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지 않은 책임을 주주들이 물은 것이다.

그린버그가 98년 회장 겸 CEO로 취임한 이래 맥도날드의 주가는 무려 40%나 떨어졌는데 특히 지난해말부터 실적부진과 부정적인 전망이 강해지면서 올해 들어서만 29%나 떨어졌다.

그린버그는 취임한 이후 매년 1천여개의 점포를 신설하는 등 확장전략으로 전세계 1백21개 국가에 3만개 점포를 가진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업체를 건설했다. 그러나 점포 개설 비용만 4억 달러를 들였을 뿐, 이것은 투자효과를 거두지 못한 패착이었다.

기업분석전문가들은 그린버그가 추구한 맥도날드의 세계화 전략이 부실을 불러온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해외 매출이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3분의 1 수준이었던 맥도날드는 빠른 성장을 위해 해외에 점포를 늘려야 한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맥도날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부작용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비난받아 왔다.

또한 그린버그는 급속한 확장을 위해 무리수를 두었다. 체인점은 품질의 동일한 관리가 생명인데 그린버그는 각 지역 사업주들의 연합체 방식으로 맥도날드를 운영하는 경영방식을 택해 '지역화'를 시킨 것이다. 이같이 점포별로 마케팅에서부터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는 등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분산화 정책은 맥도날드라는 브랜드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

서비스, 질, 청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1955년 레이먼드 크로크에 의해 창립된 맥도날드는 처음부터 맛보다는 표준화된 품질과 서비스로 인정을 받으면서 급성장을 할 수 있었는데 그 기업문화를 그린버그가 흔들어버린 것이다.

***부시정권 출범후 순이익 7분기째 격감**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오만한 일방주의가 전세계적인 반미물결이 일으키면서 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는 맥도날드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영업부진으로 10개국에서 1백75개 해외 매장을 폐쇄하고 일부 시장에서는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동, 남미 지역 4개 사업부의 직판체제는 라이센스 계약으로 전환하고 다른 3개의 해외시장에서 영업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가 해외매장 폐쇄를 결정한 지역은 대부분 반미감정이 드높은 나라들이다.

맥도날드는 올해 들어 1천개 매장을 새로 개장했으나, 내년에는 6백개 정도만 신규 개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판매부진 등으로 올 4분기 순익이 4억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문에 올 연간 순익 목표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광고와 저가 판매 전략으로 매출을 올리려 애를 쓰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기적인 실적개선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올 3분기(7~9월) 순익은 4억8천6백70만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억4천5백50만달러보다 감소한 수치며, 지난 8분기 중 7분기째 순익 감소세를 이어갔다. 부시정권 출범후 계속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내 상황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맥도날드는 현재 3백여개의 국내점포를 운영중이다. 그러나 롯데리아라는 토착브랜드에 밀려 만년 2위에 만족해야 하는 처지다. 맥도날드가 진출한 나라에서 1위를 못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게다가 요즘 들어 한국의 반미감정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맥도날드가 불매운동의 타겟이 되자, 맥도날드 관계자들은 전전긍긍하는 처지다. 한 맥도날드 점포 관계자는 "비싼 로얄티를 주면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부시정권 출범후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고조되면서 여간 타격이 큰 게 아니다"며 "부시가 원망스러울 뿐"이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원한 상징일 것같던 맥도날드도 이제 황혼기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게 국내외의 일반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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