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룰 세팅을 둘러싼 당권 주자들 간의 신경전이 선호투표제 최고위 의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 12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친명(親이재명)계 주자들인 김민석·송영길 후보가 선호투표제 찬성 입장을 연일 피력하는 가운데,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인 정청래 전 대표도 이 같은 구도를 '다구리'에 빗댄 만평을 공유하는 등 날을 세웠다.
정 전 대표는 12일 오후 본인 페이스북에 언론사 <굿모닝충청>의 만평을 공유하며 "두들겨 맞으면 많이 아프다. 잘 견뎌보겠다"고 썼다. 해당 만평엔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전 총리를 비롯한 친명계 인사들이 선호투표제를 주장하고, 이에 정 전 대표가 "다구리인가"라고 생각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 전 대표 출신지인 충청 지역은 '친청' 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된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룰로써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결정을 두고 친명계와 친청계가 갈라져 최고위 내에서 공개적인 난투를 벌이는 상황이다. (☞ 관련 기사 : 점입가경 민주당 전대…선호투표제 두고 또 최고위 난투극)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도 김 전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가 연일 선호투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선호투표제'는 당원 투표 시 유권자가 각 후보 선호도를 정해 1위부터 마지막 순위까지 투표하고, 각 후보가 받은 점수를 최종 합산하는 투표 방식이다. 선호투표제가 시행될 경우 친명(親이재명)계 후보로 분류되는 김 전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에게 나뉠 표가 자연스레 합산될 수 있어 정 전 대표 측에 불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지난 8일에도 선호투표제 도입과 관련해 "2대 1, 3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 많이 아프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에도 선호투표제 도입 시의 본인 불리함과, 선호투표제 도입 논란에 있어서 정 전 대표를 향해 쏟아지는 친명계 합공 등을 한 데 묶어, 흔히 뭇매나 몰매를 뜻하는 속어 '다구리'라는 표현을 인용해 비판한 셈이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이날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이유로 당의 절차를 멈춰 세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당원주권에 대한 부정"이라며 정 전 대표와 친청계의 선호투표 반대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호투표제는 지난해 7월 당무위원회가 결정했고, 이번 전준위가 다시 의결했다. 당헌·당규 상 위반도 없다고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특히 "같은 지도부 아래에서 경기도당위원장을 이 방식으로 뽑았고, 국회의장 선거도 이 방식으로 치렀다"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인가. 바뀐 것은 당헌·당규인가, 셈법인가"라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와 친청계 인사들이 '결선투표가 아닌 선호투표로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건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한 반박이다.
송 전 대표는 "일부의 주장대로 전준위 결정을 최고위가 번복한다면 당원들이 받아들이겠는가"라며 "최고위원회에 요청드린다. 당원의 입장에서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경기장에 선 선수가 룰을 문제 삼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라며 "송영길은 어떤 규칙이든 따르겠다. 룰을 탓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고도 했다.
김 전 총리도 전날 X(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당헌·당규상으로도 관례상으로도 문제가 없는 선호투표와, 당의 미래를 위한 청년최고위원 도입에 대한 전준위의 입장과 의지를 존중한다"며 최고위의 선호투표제 도입 의결을 촉구했다. 김 전 총리는 "이번 주말을 넘겨선 안 된다"며 "최고위는 조속히 전준위 의결 사항을 처리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 전 총리는 특히 이번 전대 순회경선이 정 전 대표 연고지인 충청에서 시작되고 종결되는 점을 들어 정 전 대표 측을 겨냥했다. 그는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피하면서 당과 전준위의 의견을 존중해온 것이 민주당 당내 선거의 오랜 전통"이라며 "이번 순회경선 순서기 특정 후보에 유리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가 일체의 문제제기를 자제했던 이유"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께 비공개 회의를 열고 선호투표제 도입 의결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도부는 지난 10일 오후 회의를 소집해 선호투표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도부 내 친명(황명선·강득구)계와 친청(이성윤·문정복·박지원·박규환)계 간의 대립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회의 자체를 취소한 바 있다.
최고위원 구성상 친청계가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다수결 표결 진행보다는 계파 간 토론을 통한 합의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한 대행은 이날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후 최고위 소집 사실을 알리며, 표결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토론을 해 볼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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