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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고교서 '미투' 폭로..."교사들 성희롱 더이상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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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고교서 '미투' 폭로..."교사들 성희롱 더이상 못참아"

대자보에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부산교육청, 전교생 500여 명 대상 조사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의 상습적인 성희롱, 성차별 발언에 대해 피해 학생들이 미투(#MeToo) 대자보를 복도에 내걸고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글을 올려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부산의 K여고 복도에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제목의 미투 대자보가 붙었다.

▲ 지난 20일 부산의 K여고 복도에 붙은 미투 대자보. ⓒ페이스북 캡처

대자보에는 '지금까지 참았다. 우리가 수업시간 및 학교생활 중 들은 사실들과 수많은 친구와 선배님들의 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글과 함께 특정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물병 뚜껑 보고 OOO 같다', 학생 입술을 만지며 '예쁘다. 누구 닮았냐'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대자보가 붙자마자 주변에는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삐딱하게 앉지 마라. 너 지금 누구 꼬시나' 등 교사들의 성희롱, 성차별 발언을 폭로하는 메모지가 잇따라 붙었다.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와 메모지에는 모두 6명의 교사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서도 교사들의 성희롱, 성차별 실태를 밝혀 관련 교사들을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청원서에서 "한 국어선생님께서는 '너희 어머니들은 삭아서 화장해야 된다', 사회선생님께서는 '다리 벌리지 마라 OO 냄새난다', '여자는 이렇게 생겨야 한다. 너처럼 생기면 안 된다'고 여자 나체 그림을 보여주며 모욕적인 성적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에서는 아무런 처벌과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K여고 학생들은 수치심을 느껴야 했다. 지금까지 들어도 못 들은 척 보고도 못 본 척 스스로 입을 막아왔지만 앞으로 이 사회를 세상을 살아갈 여성 중 한 사람으로서 더이상 침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고 적었다.

사건이 불거지자 부산시교육청은 23일 9명의 장학사를 학교로 보내 전교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교는 방학 중이지만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해 학생들을 임시소집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학생과 해당 교사들을 상대로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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