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이틀 국민의힘 의원들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관련 항소심 무죄 선고를 축하하는 만찬을 가지며 당내 세력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한동안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었던 당내에서 오 시장을 차기 리더십 후보군으로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오 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연대 가능성에도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27일 YTN 라디오에서 삼행시와 건배사, 덕담이 오간 전날 만찬 분위기를 전했다. 윤 의원은 "오 시장에게 '시정에 전념해 달라'는 주문도 많이 있었고 '당의 든든한 구심점과 울타리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 '당이 가야 할 방향·지향점·가치에 대해 가끔씩 얘기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 시장이) 당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공유하고, 이걸 가지고 행동하면 반드시 기적이 일어난다"고 전날 자신이 한 건배사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윤 의원을 비롯해 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조은희·조정훈·이상휘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오 시장과 2시간가량 만찬을 가졌다. 이날은 권영진·엄태영·김소희·박수민·서명옥 의원과 오 시장이 만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 모두 지난 23일 오 시장 항소심 선고 날 응원 차 서울고등법원을 찾은 이들이다.
참석자들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의원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다만 오 시장은 장 대표가 항소심 무죄 선고 뒤 자신에게 축하 전화를 했고, 특검의 상고 포기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주어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보수가 통합도, 정치도 잘해서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도록 더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이 같은 오 시장의 행보를 당내 '친오세훈계' 형성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다만 오 시장을 앞세워 당의 외연 확장과 보수 쇄신의 국면이 형성되길 바라는 목소리는 내부에서 더러 있었다.
한 만찬 참석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오 시장이 계파를 만들 필요는 없다"며 "의원들이 '든든한 큰 나무가 돼 달라, 이정표·나침반이 돼 달라'는 말을 많이 했고, 오 시장은 '앞으로 많이 지도 편달해 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당내에 통합과 화합을 할 사람이 (오 시장 말고) 누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장파와 친한동훈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오 시장의 정치적 위상 회복에 대해 일단은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의 연대 전망, 동시에 강성 노선을 밟는 장 대표의 연임 도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총선·대선은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당내에서는 지금 지도부가 강성 당원을 대변하는 입장을 많이 취하다 보니까 이런 것이 오 시장을 통해 중화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은 지금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이야기들을 순간순간마다 해왔고,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그런 기대감이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친한계인 박정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내에는 '반장'(反장동혁), '비한'(非한동훈)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다수다. 그분들이 특별히 모일 계기가 없었는데, 이번 판결로 인해 오 시장 쪽으로 당분간 많은 분이 의지하려 모이지 않을까"라며 "한 의원한테는 플러스"라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오세훈·한동훈·유승민·이준석 등 연대를 통해 당의 변화와 기류, 축이 형성되는 게 한 의원한테도 도움 될 것"이라며 "두 분(오 시장과 한 의원)이 연대하거나 같은 색깔로 당을 이끌어가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 (한 의원) 복당 시기는 충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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