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경제부처 개각을 두고 맞부딪혔다. 야당은 "경제 포기 인사"라고 한 반면, 여당은 "정치색을 빼고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정반대 해석을 내놓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개각에 대해 "민생 포기, 경제 포기 인사"라며 "후보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과 내용에 있어서 최악의 개각"이라고 혹평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경제부처 관련 장관들은 최근 경기 침체, 민생 위기를 놓고 책임지고 경질해야 할 인사들을 도리어 내년 총선에 출마시키겠다고 자리를 깔아주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국민들 입장에서 교체된 여섯 분은 이미 '경질 대상'"이라고 했다.
특히 "아직 예산안도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됐는데 예산 관련 주무 장관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금 개각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경제 위기, 민생 위기를 나 몰라라 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며 "특히 경기 침체와 민생 경제 어려움으로 경제 위기설까지 나오는 마당에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관련 내각을 이렇게 바꾸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임자로 임명된 이들도 대부분이 경력상 의아함을 나타내고 있다"며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외교관으로서의 오랜 커리어가 있지만 과연 중소기업의 현실, 대한민국 경제의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내년 '경제 위기설'까지 나오는 마당에 통 이해가 안 간다"며 "위기는 안중에도 없는 대통령이 경질 대상들을 국회의원 만들겠다고, 예산안 처리도 안 된 상황에서 교체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이분들의 능력과 도덕성 문제를 엄격하게 따지겠다"며 "잘못된 장관급 인사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윤석열 정부의 자성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색을 빼고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춘 이번 인사에서 정쟁의 여지는 찾아볼 수 없다"며 정부 개각을 호평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계속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면서 가시적인 국정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2기 내각은 야당에 대해 발목 잡기만을 위한 대정부 공세를 멈추고 건설적인 토론과 협상을 통해 민생을 함께 챙겨 나가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개각에서는 내각 구성원의 다양성을 강화하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여성 장관 후보자가 3명 임명됐고, 정통 관료나 학자 전문가들이 대거 입각하게 됐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개각에 대해 벌써 '도주 개각' 운운하며 거친 말로 비난하고 나섰는데, 무조건 정부를 공격하고 보는 관성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후보자들의 전문성을 평가할 수는 없는지 아쉽다"며 "총선을 앞두고 인사청문회장에서 무리한 의혹 제기와 인신공격을 통해 존재감을 보이려는 행위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더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민주당이 말로는 정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다수 의석으로 정부·여당을 겁박하고 있다"며 "(예산안) 부분적 수정은 가능하지만 민주당처럼 정부안에 대한 대규모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예산 편성권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고 예산마저 탄핵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다수라 해도 할 일 안 할 일 있어 분수에 넘치는 일을 이렇게 매일 같이 하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 처리하겠다고 한 만큼 우리 당도 입장 다르지 않다"며 "여야가 정부안 편성 방향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훼손하지 않는 내에서 하루 속히 적절한 타협을 이뤄 빠른 시일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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