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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영유아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유보통합을 말하다]

모든 아동들은 초등학교 입학할 때 또한 중학교에 입학할 때도 누구나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배정을 받는다.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모든 아동들에게 초등교육과 중학교 교육은 의무교육이기 때문이다.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특수교육법’) 제정을 통해 장애유아 특수교육대상자의 유치원 교육을 의무교육으로 규정하여, 장애를 갖고 있는 유아에 대한 국가책무가 시작되었다. 만 3-5세 장애유아는 의무교육 대상자가 되었지만 장애유아의 교육권이 과연 현실에서 보장되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의무교육이란 모든 아동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에서 정한 일정 기간의 교육을 하는데 필요한 교육조건을 갖추어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의무교육에서 의무는 아동이 교육받을 권리를 국가가 보장하는 것 즉, 국가와 사회의 의무를 말한다. 장애유아의 교육권이 보장되려면 모든 장애유아가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 확보 되어 있어야 하고, 교육기관에서 질적 프로그램을 제공받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이를 책임져야 한다. 그게 의무교육이다.

그러나 장애유아의 의무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법률적인 규정은 있지만, 장애유아를 교육할 교사의 양성, 장애유아를 교육할 기관에 대한 공급과 기관들에 대하여 충분히 전문성을 갖고 아동을 교육하고 지원하고 있는가에 대하여서는 우리 국가와 사회가 과연 장애유아의 교육에 대한 고민과 책임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수교육법에서 장애유아의 의무교육에 대하여 제3조 제1항에서 유치원 교육만을 의무교육이라 명하고, 제19조 제2항에서는 어린이집을 유치원 의무교육으로 본다는 간주조항으로 이루져 있다. 의무교육을 규정하고 있는 특수교육법 제1장 제3조에서는 의무교육 과정에 대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으나 장애유아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와 [간주]되는 기관을 관리하는 보건복지부의 구체적인 역할 및 책무 등 의무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과 정책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의무교육 대상자인 장애유아의 상당수는 어린이집에서 교육받고 있다. 교육부의 특수교육 통계에서 2021년 기준 유치원에서 교육받고 있는 장애아동은 영아를 포함하여 7195명이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교육받는 장애영유아는 11842명이다. 어린이집이 유치원보다 4539명이 더 많다.이는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이 불가능한 의무교육대상자에 대하여는 취학의무를 면제하거나 유예할 수 있고, 만 3세부터 만 5세까지의 특수교육대상자가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설치된 어린이집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교육 요건을 갖춘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제 1항에서 정하는 유치원 의무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본다라는 [간주]조항으로 장애유아의 의무교육에 대한 책임, 즉, 대부분 장애유아의 의무교육은 비정상적으로 [간주]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의무교육 관련 규정이 부재한 현실에서 선택권이 없는 의무교육 대상자는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간주조항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서로 다른 기관이라는 것이다. 이는 장애유아 보호자가 적절한 의무교육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장애유아가 교육받는 기관이 이원화되고 관할기관의 이원화는 교육기관의 형태가 다양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관할함으로써 부모와 장애유아가 관할 기관에 따라 서로 다른 교육과 지원을 받아야 한다. 관할기관의 이원화는 장애유아가 의무교육 기관을 어느 기관으로 다니는지에 따라 지원의 내용과 범위가 달라진다. 또한 교사 자격, 시설 기준, 제공받는 서비스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아이들이행복한세상

요즘 유아교육에서 가장 큰 이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 즉 유보통합이다. 교육권이 평등하게 보장되기 위해서는 배치형태와 어떠하건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여야 한다. 장애유아의 교육기회와 출발선상의 평등을 보장해주고 교육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장애영유아의 권리존중과 보장을 목적으로 한 유보통합이 실행되어야 한다. 만2천명의 장애영유아가 어린이집에서 교육받고 있다.. 장애유아 의무교육은 교육받을 장애유아의 의무가 아니라, 우리사회와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받을 환경을 제공해야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한 장애영유아들에게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수교사를 배치하여야 한다. 그리고 유보통합은 장애영유아의 권리존중과 보장의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전제를 가로막는 모든 주장들이 이제는 거두어지길 간곡히 바란다.

그리고 유보통합은 어린이집, 유치원의 물리적 화학적 통합이 아닌, 우리사회에서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영유아교육모델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현재의 기관들이 어떻게 그 이상적인 모델에 접근하게 할 것인가라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어린이집에서 이루어진 완전통합모델의 장점이 반영될 수 있지않을까.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삶을 살아갈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은 한명 한명 삶을 들여다보고 돌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장애유아들의 교육또한 다르지 않다. 장애유아들에게도 교육은 삶을 살아갈 역량을 키우는 것이고 특히 생애초기 조기개입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적 차별이 수십년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젠 법률속에 죽어있는 문구로서가 아니라 우리 현실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장애유아들을 위해 살아있는 법과 정책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우리 교육 속에서 특수교육의 자리에 대해서도 한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특수교육지원센터는 학교교육과 혹은 유초등교육과 등에 속한 기관이고 과장이 센터장을 겸직하는 경우도 많다. 하나의 과 산하 조직이다. 간혹 일부시에서 독립된 특수교육과가 있고, 드물지만 유아특수교육과로 하나의 과로 있는 경우도 있으나 별도의 조직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특수교육의 영역은 영유아부터 고등학교 졸업후 20대초반의 전공과까지임에도 불구하고 (물론 평생교육을 포함한다) 교육행정기관 내에서 이러한 상황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장애아동 교육에 대한, 특수교육에 대한 사회적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유보통합을 넘어, 장애유아, 그리고 장애아동, 특수교육대상자들의 삶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되기 위하여, 학교급별로 특수교육의 위상이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아직도 우리나라의 특수교육은 아이 한 명을 제대로 지원하기위한 시스템이 너무도 취약하다. 어린이집, 유치원 그리고 학교등의 교육기관에서 발달의 격차를 보이거나 특수교육대상이 되어야 할 아동들을 발견했을 때, 그 아이를 위해 보호자에게 안내하고, 교육기관을 지원하고, 주변 전문가풀을 동원하고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적절한 교육을 받도록 우리는 지원하고 있는가. 그러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가.

특수교육의 위치 또한 제대로 자리매김되어야 특수교육에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도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교육전문가를 양성하고 배치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장애유아의 의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특수교사를 양성하고 배치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체계가 도입되어야 한다. 유아특수교사의 확보는 장애유아가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난 유치원에서 조차 유아특수교육 교원 확보율이 법정 정원확보율의 67.2%이며 어린이집 재원 장애아동까지를 고려하면 교원 확보율이 16.4%에 불과하다. 이게 장애유아 의무교육의 현실이다.

장애학생 뿐만이 아니라, 다문화가정, 이민자, 그 외에 다양하게 학습과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 통합된 환경에서 영유아들이 그리고 학생들이 교육받기 위해선 특수교사만이 아니라 전체 교원들의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일반교사들의 양성과정에서 특수교육학 개론 한 과목이수하는 것으로는 너무도 부족하다.

의무교육이라면 누구나 어느 지역, 어느 기관에서 교육받건 무상으로 동일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장애유아가 어느 교육기관에서 교육받건 교육의 수준과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 일원화를 통해 장애유아에 대한 통계도 일원화하고 그에 따른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체계를 단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완전한 통합이 이루어지기 전에라도 부처통합을 통해 동일한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어린이집에 특수학급의 설치, 특수교사의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하고, 부처가 다름으로 인해 어린이집에서 교육받는 장애아동들에게 이루어지던 지원에 대한 차별도 이젠 사라져야 한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유보통합의 과정에서 장애유아들의 교육권이 논의되고 준비되기를 기원한다. 전문성의 지적을 받으며 특수교사들이 오지 않는 현장에서 장애유아의 교육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하는 교사들이 있다. 그들의 전문성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장애유아들을 위하여 전문성있는 교사를 배치하고, 교사들에게 전문적인 역량을 심어줘야 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가 할 일이다.

유보통합의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장애유아들의 교육권 보장에 대해서도 촘촘히 들여다보며 정책이 수립되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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