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강욱 의원에 대한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두고 "거짓 발언, 은폐 시도, 2차 가해 행위를 종합해 보았을 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은 무거운 처벌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전 위원장은 2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늦었지만 다행이고, 환영하지만 아쉽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 최 의원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 논의에 앞서 "최 의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일 비대위 사퇴 후 20여 일 간 침묵을 유지하다가 최 의원 징계를 계기로 연이틀 공개 발언에 나서며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윤리심판원 결정에 대해 "거짓과 위선, 폭력과 증오로 당을 위기에 빠트리는 강성 팬덤 대신, 국민 곁으로 조금 더 다가선 결론을 내렸다"고 일면 평가하며 "이제라도 최 의원은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당시 회의에 참석하고도 진실을 감추고, 최 의원의 발언을 숨기려고 보좌관 입단속을 시킨 의원들에 대한 처벌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이 사건은 최 의원 개인의 잘못일 뿐만 아니라 사건을 은폐하기로 공모한 회의 참석 의원 모두의 집단적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을 감싸고 은폐에 가담했던 의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며 "위력을 이용해 사건 자체를 침묵하도록 강요한 행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나아가 "혁신을 위해 다시 한 걸음 더 내딛어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을 계기로 지선 패배의 근본적 원인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 의원과 김 의원을 비롯해 팬덤 정치에 기댄 의원들이 주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6.1 지방선거의 가장 큰 패인"이라고 지적하며, "폭력적 팬덤에 기대 민생을 외면하고 검수완박을 강행해 당 지지율이 10%나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검수완박 법안 처리 당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위장 탈당, 한동훈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사태 등을 언급하며 "이 모든 패인의 중심에 '처럼회' 의원들이 있다. 처럼회는 팬덤에 취해 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지선을 참패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처럼회는 해체해야 한다.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다"며 "당도 최 의원도 이번 처분을 계기로 팬덤 정치와 완전히 결별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폭력적 팬덤이 흔들어대는 당으로는 다음 총선도, 다음 대선도 이길 길이 없다"며 "이제 우리는 팬덤 정치와 이별하고 대중정치의 길로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전날 '짤짤이 발언'으로 성희록 의혹이 제기된 최 의원에 대해 만장일치로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민주당은 2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보고 받은 뒤 징계를 최종 확정지을 예정이다.
비상대책위가 징계를 의결하면, 최 의원은 당내 선거권·피선거권 등 모든 당원 권한이 박탈돼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출마도 투표도 할 수 없다. 징계 처분은 2년 뒤 총선 공천 심사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징계 처분을 받은 이는 7일 안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지만, 전날 윤리심판원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징계가 결정된 점에 비춰볼 때 재심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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