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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붕괴, 현대重 사망…반복된 죽음에도 관심 없는 대선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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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붕괴, 현대重 사망…반복된 죽음에도 관심 없는 대선 후보들

'불참' 국민의힘, '일부 과제 유보' 더불어민주당, '3, 4일 전 준비' 국민의당

지난 11일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건설 현장에서 201동 건물 23~38층 콘크리트벽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그로부터 2주 뒤인 지난 24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작업 중 크레인과 기둥 사이에 끼어 숨졌다. 20대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일어난 일들이다.

도급의 산재 책임 강화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부터 2년이 지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도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막아야 할 책무를 진 국가의 대표가 되겠다는 대선후보들은 그 책무를 중하게 여기고 있을까. 안전사회로의 변화를 위한 정책적 복안은 마련되고 있을까.

재난·참사 피해자와 시민사회가 선정한 생명·안전 10대 과제에 대한 두자릿수 대선 지지율 정당의 반응을 보면, 긍정적으로 답하기는 어렵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산재피해가족모임 '다시는', 생명안전시민넷 등이 25일 서울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대선 캠프 초청, 국민생명안전 대토론회'를 열어 생명‧안전 10대 과제를 발표하고 이에 대해 대선후보를 낸 주요정당의 의견을 들었다.

단체들은 먼저 각 당에 미리 전달한 생명‧안전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 노동자 생명‧안전 차별, 불평등 해소 △ 모든 노동자 산재보험 적용 및 상병수당 도입 △ 중대재해법 개정과 실질 적용 △ 생명안전 일자리 창출 및 위험의 외주화 금지 △ 과로사 예방 및 정신건강 보장 △ 노동자 시민의 알권리와 일터 참여권, 작업중지권 보장 △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및 피해자 권리 보장 △ 인권 원칙에 기반한 감염병 방역체계 및 공공의료 체계 확충 △ 교통안전 강화 △ 화학사고 및 화학물질 대책이었다.

▲25일 오전 서울 마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열린 대선 캠프 국민 생명안전 대토론회.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과제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박두용 더불어민주당 국민안심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10대 과제에 대체로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5인 미만 적용제외 등과 관련해 중대재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에는 "27일 시행을 보면서 보완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상병 수당과 전국민 산재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단계적 확대론을 꺼냈다.

국민의당은 대선캠프 차원에서 생명·안전 공약을 충실히 논의했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나리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은 10대 과제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며 산재 책임 주체 확대, 산재보험 심사 절차 개선, 생명‧안전 분야 비정규직 사용 금지 등 한 발 나아간 의견을 냈지만, 발표에 앞서 "3, 4일 전에 (참석) 연락을 받아 발표문을 준비했다"고 밝혀 이날 발표된 내용이 당과 사전에 논의된 것인지에 의문을 품게 했다.

정의당과 진보당, 그리고 노동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두 당이 꾸린 '사회주의대통령후보 이백윤 공동투쟁본부'에서 온 참석자들은 모두 10대 과제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참여를 제안받은 정당 중 유일하게 토론회에 불참했다. 박순철 생명안전시민넷 활동가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난 3일 각 정당에 참여 제안 공문을 보낸 뒤,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보고했다. 연락이 안 오면 못 가는 걸로 알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래도 윤석열 후보가 유력 대선후보이기에, 특히 안전공약은 발표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재차 참석해줄 것을 요구하니 '다시 보고하겠다'고 하면서 최근까지 대여섯 번 전화통화를 했지만 결국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활동가는 "안전단체에서 일하며 사람이 많이 죽거나 큰 사고가 나야 정치인들이 관심 갖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자주 봤다"며 "(사고가 반복되는 중에도) 득표에 도움이 되는 현안 중심으로 주요 정당과 후보가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볼 때면, 정치인이나 정당의 평소 인식 수준 정도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호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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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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