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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아시아나 하도급 비정규직 농성장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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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아시아나 하도급 비정규직 농성장 철거

노동계 "간접고용 노동자 해고 만연...고용 보장 대책 나와야"

서울 종로구가 비정규직 노동자 정리해고 반대를 요구하며 농성하던 아시아나항공 하도급 노동자들이 머물던 천막을 18일 철거했다.

농성하던 노동자들은 간접고용 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책 실현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종로구는 노동자들과 대치 끝에 아시아나 본사 앞에 설치됐던 '코로나19 항공 비정규직 정리해고 반대 1호 천막'을 철거했다.

철거 당시 천막에는 아시아나KO 정리해고자를 포함해 10여 명이 앉아있었다. 천막 기둥을 붙들고 버티던 김계월 아시아나KO지부 부지부장은 천막과 함께 끌려나왔다.

해당 천막은 아시아나항공의 지상조업 하도급업체이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자회사인 아시아나KO 노동자들이 지난 11일 정리해고 된 후 원청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15일 설치했다.

해고되면 갈 곳 없는데 노동부도, 하도급 사장도, 원청 사장도 묵묵부답

천막 철거 뒤 김정남 아시아나KO지부장은 "정리해고되면 갈 곳이 없어 천막 농성에 나섰다"며 "최저임금 노동자로 일하다 정리해고까지 당했는데 노동부도 답이 없고, 원청인 아시아나 항공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도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달 아시아나KO는 5월 1일부로 전체 350명 중 200여 명의 노동자를 상대로 회사가 복귀 권한을 갖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노동자는 5월 11일 정리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휴직, 순환 무급휴직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아시아나KO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리해고 발표 이후 아시아나KO 노동자들은 정부인천합동청사에 있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을 찾아 아시아나KO와 노동자가 정리해고 방안을 논의할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노동청은 움직이지 않았다.

해당 노동자들은 지난 11일 정리해고가 시행된 뒤 원청인 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해고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선전 활동 등을 진행하는 한편, 15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김 지부장은 "원청 관계자들이 단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제시된 노동자 보호 조치 등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찬무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실장은 "EK맨파워 등 대한항공 쪽 지상조업 하도급업체는 순환 무급휴직이나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는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자회사들은 이같은 방안을 거부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이참에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칼바람 맞는 간접고용 노동자, 고용 보장 대책 필요

코로나19 이후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리해고는 아시아나KO만의 문제는 아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3월 31일 기준 항공업계 지상조업 하도급업체 인력 9000여 명 중 45%가량이 휴직 혹은 퇴직 중이었다.

특히 비정규직에 정리해고 위험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지난 달 27일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 중 코로나19 이후 권고사직, 해고, 계약해지를 경험한 비율은 14.3%다. 전체 평균 5.5%를 크게 웃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노동계는 정부가 기업 금융 지원 조건으로 '간접고용 노동자 해고 금지, 하청사 계약유지' 등을 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 12일 발표된 정부의 항공 등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책에는 간접고용 노동자 고용보장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간접고용 노동자 고용 보장 문제에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사이 해고된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극한 투쟁으로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하나의 일자리도 버리지 않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진실이었다면 오늘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간 산업에 수많은 돈이 투여되지만 가장 먼저 공항 항만 종사 노동자들이 버려지고 있는 사태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천막 철거 뒤 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임미리 삼성김용희고공농성공대위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앞에 아시아나KO 노동자들의 싸움은 상징적 사건"이라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것은 항공산업 사장이 아닌 노동자,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 종로구청 공무원과 용역 직원이 아시아나 본사 앞에 설치된 아시아나KO 청소노동자 정리해고 반대 천막을 18일 철거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 철거되는 천막 기둥을 잡고 버티고 있는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 천막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이를 막고 있는 경찰.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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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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