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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캐리커처’ 그리는 한소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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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캐리커처’ 그리는 한소민 화가

전주한옥마을서 한복입고 오토바이 타는 '당찬 소녀'...아이들에 만화에니메이션 강의도

한소민 만화에니메이션 작가 겸 화가가 작업실에서 홍보 문구를 쓰고 있다.
문화와 예술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다. '예술의 고장'인 전북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을 찾아 작품세계와 삶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인물의 독특한 캐릭터 극대화...독창적 영역 그려내

한해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대한민국 명소로 자리 잡은 전북 전주한옥마을. 그곳에 매일 한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여인이 있다. 만화에니메이션 작가 겸 화가 한소민(28) 씨다.

어릴 적 수채화를 비롯해 순수미술에 대한 욕망을 마음 한 켠에 지닌 채 인물 캐리커처 영역을 만들어가는 그녀.

인물의 독특한 캐릭터를 극대화한 인물 캐리커처는 어쩌면 만화에니메이션 전공과 순수 화가의 중간 단계에서 만들어진 그녀만의 작품 영역인지 모른다.

그녀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또한 그녀에게 캐리커처는 어떤 존재일까.
한소민 작가가 그림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 8분만에 채색까지 마치는 손놀림...여성창업가 변신

“슥쓱~~~~스윽~~쓱쓱~~”
환하게 웃는 고객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며 거침없는 스케치를 시작한다.

이내 능숙한 솜씨로 캐리커쳐를 그려낸다.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과감하게 선을 그리는 모습에 “오~대단한 실력이다” 내심 놀랬다.

이목구비의 특징을 살려 그림을 그리고, 채색까지 완벽하게 끝내는 모든 과정이 단 8분 안에 끝났다는게 더 놀라웠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고품질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경상북도 경산이 고향인 한소민 작가는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그림그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 예술가의 길을 걷기 위해 전북 임실에 있는 예원예술대학교 만화에니메이션학과에 입학했다.

전주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10년. 전주 한옥마을서 ‘한소녀아트’를 운영하는 그녀는 이제 어엿한 여성 창업가로 변신해 완전한 전주시민이다.

한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이색적인 행보로 한옥마을 명물이 되어 길거리 화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한소민 작가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유머스럽게 풍자해 그려주는 ‘캐리커처’ 작가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한소민 작가가 그린 각종 인물 캐리커처
◇ 경기전 앞 거리에서 무료로 그려주며 실력 쌓아

캐리커처는 인물이나 사건 또는 대상물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거나 일부러 과장시켜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것으로, 희극·풍자소설에서 쓰이는 표현방법의 하나다. 최근에는 한 인물의 특정적 모습을 재미있게 포착해 그의 인물·성격·사상 등을 잘 표현한 그림을 가리킬 때 자주 사용된다.

한소민 작가는 만화에니메이션 전공을 살리는 캐리커처 그리는 실력을 쌓기 위해 대학시절 틈나는 대로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길거리에서 무료로 그려주며 실력을 쌓았다.

그 뒤 어느 정도 캐리커처 그리는 실력에 자신이 생기자 창업을 결심했다.
여성이면서도 직장 취직에만 의존하지 않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본인의 적성과 끼를 살려 창업가로서의 꿈을 키운 것.

“대학 전공이 만화에니메이션 쪽이라 자연스레 캐리커처를 많이 그렸다. 어릴 적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아 수채화로 작업한 풍경화를 그려왔는데, 어느 순간 그린 그림의 80% 이상이 인물을 주제로 그리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만큼 사람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캐리커처는 10여년 전부터 그렸다.”

2016년 10월8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도 세계작가 스케치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실력자이기도 하다. 작품은 제주도에 기증하기도 했다.
한소민 작가가 한복입고 오토바이 탄 본인 스스로의 모습을 부채에 담아냈다.
◇ 캐리커처 작업하며 관광객들과 소통 ‘전주 홍보대사 역할도’

비록 매장을 임대할 여력은 없어 길거리에 둥지를 튼 창업이지만 학업과 병행해 틈나는 데로 캐리커처 작업에 매진했다.

한옥마을 이미지에 어울리는 한복을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한옥마을에서 한복입기가 유행하기 훨씬 이전의 생각이다.

천년전통이 숨 쉬는 한옥마을의 전주시민들보다 더 한복을 사랑하는 한소민 작가의 이색 행보는 계속된다.

2년 정도 캐리커처 그려주는 작업에 매달린 끝에 관광객들이 늘어나자 덩달아 그림도구도 늘어났다. 어깨에 짊어지며 다니기 힘들만큼의 무게에 할 수 없이 이동하기 편리한 오토바이를 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결국 한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이색 화가로 한옥마을 명물이 되게 된 것.

하지만 모든 일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길거리에서 캐리커처 그리는 작업은 노점상이라고 판단한 구청에 의해 단속대상이 된 것. 같은 대학 동기생들과 함께 ‘캐리커처’ 작업을 했지만 단속에 의해 결국 혼자만 남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한옥마을 비어 있는 땅을 임대해 단속을 피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파라솔을 펴고 캐리커처 작업을 2년 정도 계속 했다. 바람이 부는 날엔 파라솔이 날려 작업에 애를 먹기도 했다. 겨울철엔 추운 날씨 탓에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겨 ‘공 치는 날’도 많았다.

이처럼 힘들었던 나날을 인내하며 이겨낸 2016년 드디어 한옥마을 한 켠 조그마한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비록 커다란 공간은 아니더라도 마음 편하게 캐리커처 작업을 하며 관광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함도 느꼈다.
한소민 작가가 한옥마을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인물 캐리커처를 그려준 후 기념촬영.
◇ 학생들 교육에도 열정...끊임없는 아이템 개발 밤샘도

가족단위로 한옥마을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지면서 캐리커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주고 받을 수 있어 직장인 우수사원 선물과 같은 직장인 선물로 인기다.

특히 커플들의 경우 기념일 또는 기억에 남는 커플캐리커처를 통해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다.

앳띤 소녀가 한복을 입고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모습으로 어느덧 한옥마을에서 유명인사가 된 그녀는 외국인들의 기념촬영 모델로도 인기다.

비가 오는 날엔 관광객이 뜸한 이유로 온라인 작업에 열중한다. 작가 한명, 직원 한명과 함께 아이디어 회의와 함께 캐릭터 사업 아이템도 머리를 맞댄다.

최근 건물 계약기간이 만료된 관계로 새로운 건물에 입주, 제2 창업의 정신으로 손놀림이 더 분주하다.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소속 문화예술 강사인 한소민 작가는 전주 인근 중학교에서 만화에니메이션 강사로 아이들 교육에도 열심이다.

최근 매주 목요일엔 서울로 발걸음을 옮긴다. 브랜드 마케팅 기법 강의를 받기 위해서다. 배움의 열정도 멈추지 않는다.
한소민 작가가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귀여운 인형탈을 쓴 채 캐리커처 작업을 하기도 한다.
◇ 환우들 찾아 봉사도...예술복합공간 만들어 가는 게 꿈

올 겨울철 비수기를 이용해 ‘크로키 해외여행’도 떠날 예정이다.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캐리커처를 그려줄 요량이다.

수년 전 라오스와 뉴옥에 배낭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한복을 입고 다니며 ‘캐리커처’를 그려줬다. 한복의 아름다움도 알리며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것에 자신감을 얻어 매년 1회씩 외국을 순회할 계획이다.

한소민 작가는 지체장애 환우들을 위해 병원을 방문, 캐리커쳐 그려주기 무료봉사를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도 지녔다.

요양병원을 찾아 환자들의 일반 사진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을 담은 캐리커쳐를 전달, 잠시나마 병상의 시름을 잊게 헤 준다.

캐리커처 외에도 벽화와 일러스트 등 예술가로서 다양한 활동으로 분주한 삶을 살고 있다.

“화가 등 많은 예술가들이 안정된 공간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예술인들을 위한 예술복합공간을 만들고 싶은 한소민 작가의 꿈이다.


만화에니메이션을 배우는 순수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결코 잊지 못한다는 한소민 작가는 예술복합공간을 아이들의 예술체험학습공간으로 활용하고픈 속내도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굴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그녀. 붓을 든 한소민 작가는 오늘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독특한 ‘캐리커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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