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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만 호통’ 감독기관…불법 도박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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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만 호통’ 감독기관…불법 도박 기승

사감위 과잉 규제로 합법 사행산업 ‘위축’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설치 이후 합법 사행산업은 위축되고 불법 사행산업은 오히려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사감위에 따르면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행산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해 사행산업의 건전한 여가 및 레저산업으로 발전케 함으로써 국민 복지증진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2007년 9월 사감위가 만들어졌다.

발족 당시 정부와 정치권은 바다이야기로 인한 ‘도박광풍’의 단속과 불법 도박의 위축을 기대했지만 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바람에 통제가 손쉬운 합법 사행산업 위주의 관리감독기구로 만들어졌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강원랜드 주변에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프레시안

지난 2008년 8월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사감위 조직의 중립성 문제와 사감위 정책의 신뢰성 상실 논란 등을 질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감위는 지난 2012년 국내 사행산업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도박중독 유병률’ 통계자료를 무려 6배나 부풀려 사감위 존재에 대한 명분 쌓기용 자료로 활용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17년 현재 사감위 관리대상인 사행산업은 공공부문에서 운영하는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전통소싸움 등 7개 업종으로 모두 합법 사행산업이다.

소관부처는 경마와 전통소싸움의 경우 농림수산식품부이며 경륜, 경정, 카지노, 스포츠토토는 문화체육관광부, 복권은 기획재정부, 카지노(강원랜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흩어져 있다.

특히 사감위 출범 이듬해 16조원(2008년)이던 합법 사행산업 매출은 2015년 20조5042억 원으로 4조 5000억 원 증가에 불과했다.

반면 불법 사행산업 매출은 사감위 발표자료 결과 같은 기간 53조 원에서 84조 원으로 급증했다.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 ⓒ프레시안

그러나 형사정책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불법 사행산업 규모는 17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감위 발표자료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원랜드는 베팅 상한제, 출입일수 축소, 매출총량제 등으로 지난 2007년 매출 1조 원 시대에 진입한 이후 10년째 1조 원대 매출에서 헤매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1년 매출 7조 원 고지에 오른 마사회도 7년째 7조 원 벽을 깨지 못하는 것은 사감위 등의 지나친 규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복권의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면서 경마의 경우 경마장에 가거나 장외 발매소를 찾아가는 불편 해소를 위한 모바일 베팅을 허용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사감위는 발족 10년이 지나 합법 사행산업기관에서 징수한 연간 분담금 170억 원으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직영 2곳과 지역 10곳 등 총 12곳의 센터를 운영하는 등 업무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과 부산 대전 등 대도시 위주로 설치된 사감위 산하 센터의 문제는 휴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대책 없이 아예 문을 닫고 있는 등 소극적인 센터 운영에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석가탄신일과 5일 어린이날, 대선 투표일인 9일 강원 정선군 고한읍 강원센터 정선분소를 찾은 고객들은 셔터가 내려진 사무소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곳은 평일에도 오후 6시면 상담소와 고객센터 문을 닫고 있다.

고객 A씨는 “도박문제관리센터 정선분소는 토일요일 등 일반 휴일과 법정 공휴일에도 항상 문을 닫아 걸고 쉬기 때문에 아쉽다”며 “반면 강원랜드 부설 클락은 휴일에도 상담소 문을 열고 있어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 이모씨는 “합법 사행산업 단속강화 이후 강원랜드 주변에까지 온라인 카지노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해외원정 도박과 불법 도박이 판을 치는 상황에도 사감위는 불법 도박단속보다 합법 사행산업 규제에 몰두하기 때문에 존재감 논란이 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매출 총량제 등 합법 사행산업 위주의 규제는 풍선효과를 만들어 불법 사행산업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사감위는 불법 사행산업을 양지로 끌어내면서 효율적인 억제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마사회 김종국 공정처장은 “사감위가 합법 사행산업 위주의 단속과 규제를 하는 바람에 합법 사행산업은 제자리걸음이고 불법 사행산업은 독버섯처럼 확장되는 상황”이라며 “사감위는 시대흐름에 맞춰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는 수사권한이 없기 때문에 불법 사행산업을 단속하는데 한계가 많다”며 “현장의 도박문제센터 운영은 고객 편의를 우선하지만 근무규정에 따라 휴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5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강원 정선분소 사무소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프레시안

한편 사감위는 지난해부터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현장지도와 단속 등을 이유로 6명의 현장조사원을 두고 있다. 강원랜드의 경우 2명의 현장조사원을 상주시켜 카지노 고객들의 대리베팅과 사이드 베팅까지 감시할 정도로 과잉 규제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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