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맨몸으로 장갑차에 맞선 여성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서 도로 위 국가경비대 트럭 막아서

베네수엘라의 반(反)정부 시위에서 맨몸으로 무장 트럭에 맞선 여성이 주목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탱크맨'을 연상시키는 베네수엘라 시위대 여성의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은 전날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베네수엘라의 뉴스 채널 '라 파티라'의 영상에는 여성이 시위와 진압으로 어수선한 도로로 나가 국가경비대의 수송용 무장 트럭을 막아서는 장면이 담겼다.

여성은 머리에 빨강, 파랑, 노랑 등 베네수엘라의 국가색으로 된 모자를 쓰고 목에는 베네수엘라 국기를 두른 채 무장 트럭에 맞섰다.

그는 주변에서 폭발음이 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꼿꼿이 선 채로 트럭의 앞부분을 손으로 막았다.

여성의 저항에 무장 트럭은 멈춰 서야만 했다. 트럭 스피커에선 여성을 향한 경고성 방송이 흘러나왔다.

한 경비대원이 트럭 위의 덮개를 열고 여성을 향해 은색의 물체를 던지기도 했다.

위협에도 여성이 꿈쩍도 하지 않자 무장 트럭은 여성을 피해가려는 듯 후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여성은 트럭 앞으로 나가며 길을 내줄 수 없다는 표시를 분명히 했다.

여성과 무장 트럭의 대치 장면은 AFP통신의 사진기자 후안 바레토도 찍었다.

여성의 시위 영상과 사진이 공개되자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의 광장으로 들어오던 탱크 4대를 맨몸으로 막아 왕웨이린(王維林)을 떠올리는 이가 많았다.

탱크에 맞선 왕웨이린의 사진은 민주화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즈의 아내이자 인권운동가인 릴리안 틴토리는 이날 저녁 연설에서 무장 트럭에 맞선 여성과 톈안먼 탱크맨을 거론하며 "탱크(무장 트럭)가 어떻게 했느냐. 후진해야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