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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80번 환자, 안전장비 없이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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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80번 환자, 안전장비 없이 이송

삼성서울, 일반응급실서 치료…다른 환자·보호자 16명 자가격리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80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다시 양성으로 확인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방역망의 허점이 발견됐다.

이 환자를 진료한 삼성서울병원은 환자를 음압격리병상이 아닌 일반 병실에서 치료했으며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한 119 구급대는 해당 환자의 상황을 알지 못해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방역체계는 시민들이 안심할 정도로 촘촘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 삼성서울병원, 일반 응급실서 치료

1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80번 환자를 다른 환자와 보호자가 있는 응급실로 보냈다.

80번 환자는 11일 오전 5시30분께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지기 전인 오전 11시까지 이 병원에 있었다.

병원에서 자신이 80번 환자라는 사실을 밝힌 만큼 이 환자는 일단 응급실과 별도로 설치된 선별진료소(발열호흡기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이 환자는 메르스 증상 중 호흡기 증상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고열과 구토 같은 증상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선별진료소에서 이 환자를 진료한 뒤 일반응급실에 보냄으로써 다른 환자나 보호자와 접촉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선별진료소에서 감염병 의심증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환자는 음압격리병상으로 옮겨지지만 이 환자는 음압격리병상이 아닌 일반 응급실 진료 구역에 머물렀으며 이후 응급실 내 또 다른 공간인 소생실로 옮겨졌다.

이는 병원 측이 해당 환자의 증상이 메르스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80번 환자는 발열 증상만 있고 호흡기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메르스 때문이 아니라 기저질환(림프종)으로 인한 증상으로 판단했고 이에 따라 일반 응급실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80번 환자는 다시 진행된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응급실을 찾았다가 이 환자와 접촉한 다른 환자와 보호자 16명은 자가격리자가, 38명은 능동감시자(전화로 증상 발현 여부 체크)가 됐다. 음압격리 조치를 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접촉자들을 양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의 1인실 진료구역에서 메르스 의심환자에 준해 조치를 취했으며 이후 응급실 내 격리공간인 소생실에서 진료를 계속했다"며 "응급실에 대한 소독 방역과 환경검사를 2회에 걸쳐 시행한 결과 검사지역 14곳 모두 메르스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 119구급대 안전장비 없이 이송

80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이동할 때 119구급차량을 이용했다. 이 차량의 구급대원들은 환자의 메르스 감염을 의심할 만한 정보나 정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구급대원들은 80번 환자를 일반 환자로 판단해 수술용(보건용)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을 낀 채 이송했다.

안전처의 관련 메뉴얼에 따르면 구급대는 메르스 감염의심 환자를 이송할 때에는 보호복, N95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해야 한다.

구급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이 돼서야 80번 환자의 상황을 방역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았다. 환자를 병원에 인계한 오전 5시30분부터 14시간 동안 별다른 조치없이 정상적으로 활동한 것이다.

80번 환자를 이송한 구급차는 그 사이 소독 등 별다른 조치 없이 환자 3명과 보호자 3명 등 6명을 이송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80번 환자를 이송한 구급대원을 포함한 6명의 구급대원과 이 차량을 이용한 환자·보호자 6명 등 12명이 격리조치됐다.

이 중 3명의 구급대원을 제외한 9명은 방역당국이 일찍 통보만 했어도 격리조치를 받지 않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다.

격리된 119구급대원들은 아직 발열이나 호흡기증상 등 메르스 의심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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