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선을 앞두고, 야권 내 진보 정치 세력들이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정도(正道)를 가야 한다"며 자강론을 재천명했다.
문재인 대표는 22일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에 대한 호남 민심이 멀어진 것은 선거에서 패배하고, 원칙 없는 공천을 한 탓"이라며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치러야 그 속에 승리의 길이 있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이 펼칠 '자강론'의 중심 전략은 '경제'로 제시됐다. 문 대표는 "'지갑 지키기'라는 전략으로 혁신된 당의 모습,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일신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최근 혁신과 경제 정당의 면모를 보여 당 지지도가 상승한 흐름을 이어갈지 갈림길에 섰다"고 했다.
선거 판세에 대해 문 대표는 "광주 서을 보궐선거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광주의 판세가 다른 지역의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20% 안팎인 재보궐 선거는 야당에 불리할 뿐만 아니라 최근 야권이 분열돼 더욱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특히 야권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 연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총선에서도 야권 연대보다는 투명한 공천이 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시민 후보'를 표방하며 무소속 출마한 천정배 전 법무장관에 대해 문 대표는 "우리 당과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 설득했지만 결국 당을 나갔다. 우리 당은 우리 당대로 이겨야 한다"고 했다. 이날 문 대표의 광주행 자체가 인지도에서 앞서는 천 전 장관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견제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反새정치연합 연대' 현실화?…정의당·노동당·국민모임 22일 한자리에
현재 천 전 장관은 지역 시민단체들의 추대를 받았음을 내세울 뿐, 국민모임 등 야권 내 다른 정치집단에 소속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모임 김세균 창당주비위원장과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전 통일장관) 등은 천 전 장관에 대해 공공연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태이며, 이들은 천 전 장관이 출마한 광주 서을에 후보를 내지 않고 천 전 장관을 지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대표의 광주행이 있었던 날, 정의당·노동당·국민모임·노동정치연대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장면도 상징적이다. 정의당은 이날 3차 당대회를 열고 '진보 재편'을 '비정규직 정당', '선거제도 전면 개혁'과 함께 2015년의 "3대 전략 과제"로 제시했다. 이들은 당대회에서 채택한 특별결의문에서 "올해 안에 더 크고 강력한 진보 정당을 가시화해낼 것"이라며 "동의하는 제 정당·세력과 함께 진보의 재편과 강화를 추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동 실천에서부터 시작해 성과와 신뢰를 축적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의당 당대회에 하객으로 참석한 나경채 노동당 대표와 김세균 국민모임 창당주비위원장 등도 진보 정치 재편 의지를 드러냈다. 나 대표는 "노동당과 정의당, 그리고 진보 정치가 성장하기 바라는 여러 진보 정치 세력들이 진보 정치 결집과 재편의 길에서 굳세게 손을 잡고 만날 수 있도록, 우리 노동당도 당원들의 뜻과 의지를 모아나가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의당원들을 향해 "여러분들과 함께 미래를 개척하고 싶다"며 "진보의 힘들을 합쳐서 새로 대안적 진보 정당을 건설해 세상을 확 바꿔보자"고 했다.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공동대표도 "새로운 길을 위해서 우리는 진보를 확장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은 진보 정치가 분열된 구조를 빨리 끝장내주기 바라고 있다. 천호선 대표 말처럼 정의당이 진보 정치 통일과 재편의 중심으로 나서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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