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안내]
백두산이 흘러내린 산이라 하여 두류산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지리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보면 고남산, 봉화산, 영취산, 덕유산을 지나고 대덕산에서 내려서면 부항령(690m)입니다. 6월 지리산 종주와 8월 설악산 종주를 잇는 7월 산행은 바로 이 고개에서 시작합니다. 1박2일 종주 산행 사이에 자리한, 다소 쉬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그리 가벼운 산길만은 아닙니다. 난이도 중하 구간입니다. 대간 길을 따라 흐르다 삼도봉과 석기봉 그리고 민주지산이 품어 흐르게 한 약 20km의 깊고 아름다운 계곡인 물한계곡으로 내려섭니다.
▲ 삼도봉에서 바라본 백두대간길 Ⓒ백두대간학교 |
부항령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북 김천시 부항면을 이어주던 고개이며 백두대간의 당당한 한 줄기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부항령의 모습은 옛 영화를 찾을 길 없이 사뭇 쓸쓸하기만 합니다. 백두대간을 걷는 이들만 간간이 지나며 옛 정취를 그리워할 뿐 잊힌 오솔길이 되어 있습니다. 삼도봉터널이 개통되었기 때문입니다. 1999년 이 터널이 개통됨으로 영호남이 더욱 가까워졌다고 하지만 현재 이 터널을 이용하는 이들 또한 별로 없어 여름이면 터널 양쪽으로 돗자리를 펴고 피서를 즐기는 사람으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잊히는 것을 아쉬워 스스로 위로라도 하려는 듯 부항령에는 개망초꽃이 가득합니다. '넓은잎잔꽃풀'이라는 고운 우리말 이름을 지니고 있는 풀꽃입니다. 이 풀꽃의 처음 이름은 '망초'였는데 나중에 '개'자가 붙어 '개망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풀이 피워 낸 꽃 치고는 너무 앙증맞고 아름다워 '망초'라는 예쁜 이름이 붙었던 풀꽃의 이름이 '개망초'가 된 데는 참으로 기막히고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 삼도봉 가는 길 Ⓒ백두대간학교 |
한일합방 되던 그 해에 망초꽃들이 유달리 흐드러지게 피었다고 합니다. 나라가 망했는데 저 홀로 흐드러지게 핀 망초꽃이 사람들은 꽤나 야속하고 미웠나 봅니다. 호소할 데 없고 풀 데 없는 절망감을 애꿎은 망초꽃에게 푼 것이지요. 그리하여 '개'자를 붙여 '개망초'로 부르기 시작하였다고 전해집니다. 그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참으로 어이없는 일입니다. 망초꽃으로서는 너무나 억울한 일입니다. 나라는 사람들이 빼앗겨 놓고 그 책임은 망초꽃에게 돌린 셈이니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문제는 자연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사람이 문제입니다.
그 개망초꽃과 잠시 마음을 나누다 숲 사이로 난 길로 들어서 다소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면 겨울에 눈이 많아 특히 설경이 아름답다는 백수리산(1,034m)입니다. 백수리산을 지나 깊어진 여름의 울울창창한 숲을 느끼며 걷다보면 박석산(1,175m)이고, 삼도봉(1,176m)입니다. 삼도봉(三道峰)이란 이름 그대로 3개의 도에 걸쳐있는 봉우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세 군데 있습니다. 첫째는 초점산 정상의 삼도봉이고 둘째는 지리산 서부능선에 위치한 삼도봉입니다. 셋째가 가장 잘 알려진 곳인 민주지산의 삼도봉입니다. 7월의 산행지입니다. 원래 이름은 화전봉이었으나 삼도가 만나는 지점이라는 뜻으로 삼도봉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전북 무주의 경계입니다. 경계를 가르는 도가 완전히 달라 삼도봉 중 가장 알려지고 귀히 여기는 곳입니다.
▲ 백수리산 표지석 Ⓒ백두대간학교 |
이 삼도봉의 정상에 '삼도화합기념탑'이라는 거대한 석조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석조물의 하단에는 거북이 세 마리가 새겨져 있고 그 위에 세 마리의 용이 검은 여의주를 이고 있는 형상입니다. 석조물의 삼면에는 충북 영동군, 경북 금릉군, 전북 무주군이라고 맞닿아 있는 행정구역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백두대간을 지나는 이들은 때로 이 석조물을 한 바퀴 돌며 "삼도를 다 지났다"고 농 아닌 농을 주고 받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석조물이 삼도봉의 정상에 설치된 이유나 의미는 이해할 수 있지만 보기에 형상이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삼도 화합이라는 화합의 정신에 맞는지도 다소 의문입니다. 화합, 상생이라는 의미를 살리려면 먼저 그 세 땅의 바탕이 되는 자연과의 조화를 먼저 생각해야 할 텐데 그런 생각이 담겨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잘 어울려 보이지 않습니다. 화합과 조화, 상생의 정신을 살려 먼저 자연과의 조화와 상생을 이루도록 작고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으면 참 좋았을 것인데 말입니다. 너무 거대하고 산, 숲과는 어울리지 않는 좀 이물스러운 느낌입니다. 게다가 관리도 잘 안 되어 곳곳에 균열이 나 있어 보기도 좋지 않습니다. 백두대간의 정신을 살리고 자연과도 어울리는 조화로운 조형물로 바뀔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어봅니다.
부항령에서 시작된 산행은 삼도봉에 이르러 백두대간을 벗어납니다. 백두대간은 밀목령, 우두령으로 아득히 흐르고, 산행은 민주지산(1,241m)의 주능선에 자리한 석기봉(1,200m)으로 향합니다.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 등 3도에 걸쳐 있는 산으로 북으로 각호산, 석기봉,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장중한 8km의 주능선을 품고 있습니다.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민주지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白雲山)입니다. 백운산이라는 이름에는 '산을 인간 세상에 광명을 주는 신성한 영역'으로 여기던 우리 민족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백운산이라는 이름을 지닌 산이 우리나라에는 아주 많은데 모두 그 지역의 영적인 산으로 추앙되던 산입니다.
오래 전 백운산으로 불렸던 민주지산이 석기봉, 삼도봉과 함께 품어 흐르게 한 계곡이 바로 물이 차다는 한천마을 상류에서부터 약 20km를 흐르는 물한계곡입니다. 민주지산과 석기봉 그리고 삼도봉이 자신들이 품고 있는 모든 아름다움과 생명의 기운을 세상을 향해, 어리석은 중생들을 향해 자비의 마음으로 아낌없이 풀어놓은 곳이 바로 물한계곡입니다. 물한계곡으로 내려서다보면 음주암폭포, 의용골폭포, 옥소폭포 등 폭포와 못 등이 원시림에 가까운 숲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정한 아름다움에 탁해진 마음을 절로 씻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물한계곡은 무심한 듯 보이는 산이 베푸는 지혜의 손길이기도 하고 자비심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 계곡에 발 담그고 앉아 지나온 길 돌아보며 한담을 나누는 것이 7월의 산행입니다. 마음이 마냥 청량해지겠지요? 이 청량한 마음길에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구간소개
- 산행코스 : 부항령-백수리산-싸리재갈림길-삼도봉-석기봉갈림길-용소-물한계곡
- 산행거리 : 약 14km(도상거리)
- 소요시간 : 약 8시간
- 난 이 도 : 중하(★★)
[산행계획]
여유 있는 산행을 위해 일찍 출발합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산악가이드 두 분이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산악가이드 이철승 선생님은 백두대간 종주 등 산행경력 30년의 공인 등산안내인이고, 엄재용 선생님은 백두대간을 3회 종주한 공인 등산안내인입니다.
<버스운행>
출발 10분전에 도착하여 버스에 탑승하세요. 버스 앞에 <백두대간학교> 표지가 붙어 있습니다. 김종선 기사님 전화번호는 010-4152-1055 입니다.
01:00 덕수궁 대한문 앞 출발(지하철 1,2호선 시청 2번 출구)
01:30 사당역 출발(지하철 2,4호선 1번 출구)
01:40 양재역 출발(지하철 3호선 12번 출구)
02:00 경부고속도로(하행) 죽전 버스승차장
<산행일정>
05:00 태일농장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1740/063-324-4935) 도착
아침식사 및 도시락 싸기
아침 메뉴 : 토속된장국과 산나물 등
06:10 산행 안내 및 등반 교육
06:40 부항령 도착, 스트레칭 및 산행 준비
07:00 부항령 산행 시작
08:10 백수리산
09:30 싸리재 갈림길
10:40 1117봉
10:50 해인리 갈림길, 식수 보충(왕복 25분)
11:10 삼도봉, 삼도화합비 뒤 숲속에서 점심식사
12:30 석기봉, 삼두마애불 관람 후 은주암골 갈림길로 돌아옴
13:40 용소
14:20 황룡사
15:00 물한계곡 다래나무식당(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043-745-0967) 도착
물한계곡 시원하고 차가운 계곡물에 탁족
청국장정식과 손두부, 막걸리 등으로 뒤풀이
16:30 서울로 출발
19:30 서울 도착 예정
*상기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산행준비물]
등산복, 장갑, 등산모, 방풍의, 우의, 스틱, 물통, 여벌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 그리고 반드시 빈 도시락과 수저세트를 가져오세요.
▲ 삼두마애상 Ⓒ백두대간학교 |
[산행자료]
[부항령] 690m. 무주 무풍 금평리 숙뱅이와 김천 부항 어전리 가목을 넘나드는 재. 백두대간의 오래된 고갯마루인 이곳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부항현'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이제는 고개의 구실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아래로 삼도봉터널이 뚫렸기 때문이다. 고갯마루 일대에는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고개 이름의 유래는 부항면 어전리에서 찾을 수 있다.
-김천시 부항면 어전리 지명 유래
1. 어전(漁田)·어전리·어전골
임진왜란 때 허인이라는 선비가 이곳에 피난 와서 보니 들판의 형상이 마치 물고기처럼 생겼다 하여 어전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또 다른 유래는 이 마을 이름이 없을 때 어떤 도인이 이 마을에 와서 보니 동네 서쪽의 작은 폭포수 아래에서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어 어전이란 마을 이름을 지어 주었다 한다. 어전재·어전령은 어전리 서쪽에 있는 고개로 경상북도와 전라북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삼국시대에 신라군과 백제군이 싸웠던 재라 한다.
2. 가목·가매실·부항(釜項)
마을이 위치한 곳의 형상이 가마솥과 같이 생겼다 하여 가매실이라 하다가 지금은 한자로 부항이라 한다. 우리말로는 가목이라 하는데, 이는 가매목에서 중간의 매자를 버리고 가목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가목재에서 감내의 큰 줄기샘이 발원한다. 마을이름의 기원으로는 가마-가미-거무(거미)-거북의 의미 상통함으로써 농경사회에서의 숭배대상인 거북 신앙 곧 물신앙을 드러내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삼도봉터널]
부항면은 국토의 대동맥인 소백산맥의 줄기인 삼도봉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산이 높아 사방으로 나가는 길이 없어 부항면 관내에 들어오면 다시 들어왔던 길로 나가야만 다른 지역에 갈 수 있던 곳이었다. 그러나 1999년 12월 6일 삼도봉터널(391m : 경북 151m, 전북 240m) 개통으로 무주로 가는 길이 개통되어 영‧호남인이 더욱더 가까워졌으며, 삼도봉터널 앞 소공원은 영호남인의 화합과 만남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교통량이 거의 없어 여름이면 500m 터널 양쪽으로 사람이 지나다닐 길이 없을 만큼 돗자리를 펴고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댄다고 한다.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이곳을 지날 때 속도를 줄이거나 함께 피서를 즐긴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백수리산] 1034m. 최초 수리산으로 불리우다, 눈이 내려 쌓인 모습을 보고 백수리산으로 명명된 것으로 추측된다. 백수리산이 위치한 무주군 설천면 지역은 겨울에 특히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다. 그런 까닭에 눈 내린 겨울에는 수리산 봉우리의 머리가 하얀 백수리로 보이는 것이다. 정상에 헬기장이 있으며 넓은 공터로 사방이 나무들로 우거져 있어 휴식장소로는 좋지만 조망하기엔 부적합하다.
[삼도봉] 삼도봉(三道峰)이란, 이름 그대로 3개의 도(道)에 걸쳐있는 봉우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남한에 삼도봉이란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몇 개나 될까? 모두 3개인데, 다 백두대간 줄기에 있다.
1. 흔히 초점산 정상으로 알려진 삼도봉(1,248.7m)으로 경북, 전남, 전북을 구분 짓는다. 대화합기념탑이 위치한 민주지산 삼도봉의 남쪽 바로 이웃한 봉우리로 대덕산과 이어지는 산이다.
2. 지리산의 서부능선에 위치한 삼도봉(1,550m)은 경남 하동군과 전남 구례, 전북 남원의 경계 지점에 솟아 있다. 반야봉 바로 아래 위치한 삼도봉의 원래 이름은 낫의 날을 닮아 낫날봉. 발음이 쉽지 않아 '날라리봉' '늴리리봉'으로 불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해 삼도봉으로 새 이름을 부여받았다.
3.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민주지산의 삼도봉으로,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전북 무주를 경계로 한 삼도봉(1,177m)이다. 경계를 가르는 도가 완전히 달라 '오리지널'이라는 수식어가 흔히 붙는다. 이 삼도봉 정상에는 3개의 도시 주민들이 세운 대화합기념탑이 있다. 국립공원 소백산과 속리산을 거쳐 추풍령에서 잠시 숨을 고른 백두대간이 덕유산을 향해 고도를 높이다가 3개도의 경계 지점에 이루러 우뚝 솟구쳐 오른 봉우리이다.
민주지산의 봉우리로 백두대간의 줄기를 이루는 삼도봉은 경북(김천), 전북(무주), 충북(영동)에 걸쳐 있다. 원래는 화전봉이었으나 3도가 만나는 지점이라는 뜻으로 불리게 됐다. 지리산의 삼도봉(날나리봉)이 전남북과 경남, 대덕산 전의 삼도봉(초점산)이 경남·북과 전북으로 불완전한 삼도인 것에 비해 온전히 도를 나누는 삼도봉이다. 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매년 10월 10일 삼도의 주민들이 모여 삼도화합제가 열리며, 삼도의 지방자치단체가 돌아가면서 주관한다.
이곳은 조선 태종 14년(1414)에 조선을 8도로 분할하면서 삼남의 분기점이 되었다 한다. 삼국시대엔 신라 백제가 격전을 치르며 세력균형을 유지했으나, 이후 역사가 흐르면서 삼도의 지리적·행정적 경계인 동시에 방언의 갈래 길로 굳어졌다 한다.
[민주지산] 1,241m.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 등 3도에 걸쳐 있는 산으로 북으로 각호산, 석기봉,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8km의 주능선을 그리고 있다. 또한 20년 전 특전사 극기훈련 때 체온저하로 애석하게 수명의 병사가 사망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민주지산이라는 이름의 뜻은 정확하지 않다. 두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민주지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白雲山)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의 이름은 충청도 쪽에서 바라 봤을 때 산세가 민두름(밋밋)하다고 해서 민두름산이라 불리던 것이, 일제시대 지도를 제작할 때 민두름산을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유사 한자인 민주지산(岷周之山)으로 굳어졌을 것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다른 설로는, 볼민(眠), 두루주(周). '두루두루 산을 볼 수 있는 산'이란 설이 있다. 민주지산 정상은 너무나 평이한 육산이다. 1,241m 높이의 산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덕유의 줄기를 시작으로 사방 어느 곳을 둘러봐도 막히는 곳이 없다. 이 산은 주변의 산들이 높아서인지 석기봉, 삼도봉 너머의 산들도 전혀 가림이 없다. 덕유산, 마이산, 대둔산, 서대산, 속리산, 주흘산, 백화산, 황학산, 금오산, 가야산, 거망산, 그리고 그 사이의 크고 작은 이름 모를 산들의 물결. 어느 한 곳에 서서 이렇게 많은 산들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산 이름은 왜 백운산(白雲山)이 많을까
백두대간에 있는 함양의 백운산을 비롯해 전국에는 100여개의 백운산이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한글학회가 발행한 '땅이름 사전'에만도 38개에 달한다.
백운산(白雲山)은 보통 산이 높아 흰 구름이 늘 머물러 백운산으로 불리는데, 이는 단순히 한자를 풀이한 이름이다. '白雲'이란 이름은 한자의 음차에서 온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백(白)은 '밝'의 음차이고 '희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밝다'는 뜻과 직접 연관된다. 우리나라의 큰 산이나 명산에는 대개 白이나 朴이 붙는데, 이는 대부분 '밝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산 이름에 '밝다'는 뜻이 많은 것은, 옛사람들이 산을 인간 세상에 광명을 주는 신성한 곳으로 여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백운산이라는 이름은 그 지역에서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지던 산들에 붙여진 것이다.
[석기봉] 1,200m. 민주지산에서 유일한 암봉. 쌀겨처럼 생겼다고 하여 쌀개봉이라 부른 데서 석기봉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 삼도봉(1,176m)을 시작으로 민주지산, 각호산과 함께 웅장한 서북 능선을 이루는 산군(山群)에 속한다. 또한 석기봉은 구릉을 이루는 웅장한 산봉우리가 세 개로 되어 있어 선사시대 이곳이 바다일 때는 산봉우리 꼭대기가 세 개의 잎처럼 보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원래는 식기봉이라고 불리다가 발음이 변해 석기봉이 되었다고 전한다.
[석기봉 삼두마애상]
충청북도 영동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경계에 민주지산이 솟아있고 이로부터 3㎞ 지점에 암석이 옹기종기 쌓여 마치 송곳니처럼 솟은 봉우리가 '기이(기이)한 돌로 된 봉우리'라는 뜻의 석기봉(1,230m)이다. 마치 쌀겨처럼 생겼다 하여 쌀겨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석기봉에서 서남쪽으로 50m 쯤 아래 60도 경사진 암벽에 높이 6m, 폭 2m의 크기로 양각된 삼신상(三神像, 一身三頭像)이 있다.
이 삼신상은 고려 때 만들어졌다는 설과 백제 때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으며, 근화대좌(槿花臺座) 위에 오른쪽 어깨에 납의(衲衣)를 두르고 결가부좌를 한 형상이다. 왼쪽 발가락이 오른쪽 정강이 밑으로 튀어나와 있는 특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몸에 비해 얼굴은 비대하고 방형(方形)에 가깝다. 귀는 목까지 내려와 있으며 양손은 약간 벌어진 형태로 가슴에다 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은 풍화되어 윤곽이 뚜렷하지 않으나 가늘게 뜬 눈, 다문 입술, 얇게 조형된 콧등이 희미하게 보인다.
삼신상 밑으로 천정바위에서 물이 떨어져 고이는 약수물탕이 있는데 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삼신상 앞에 20여 평 되는 공터가 있어 예로부터 하늘과 산신에게 비는 기도처로 이름이 나 있다.
삼신(三神)이란 천(天)·지(地)·인(人)을 말하는데 천(天)은 칠성(七星), 지(地)는 용왕(龍王), 인(人)은 산신(山神)을 뜻하기도 한다. 삼신은 우리 민간신앙(民間信仰)의 터전이 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출처 : 민주지산 석기봉 삼신상(民主之山 石奇峰 三神像))
▲ 물한계곡 Ⓒ백두대간학교 |
[물한계곡]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에 있는 계곡. 물이 차다는 한천마을 상류에서부터 약 20㎞를 흐르는 깊은 계곡으로, 삼도봉(1,176m) 석기봉 각호산(1,176m) 민주지산(1,242m)에 둘러싸여 있다. 원시림을 보존하고 있어 곳곳에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는 손꼽히는 생태관광지이다. 황룡사에서부터 용소(일명 무지개소)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물한리에서 삼도봉으로 오르는 길은 옥소폭포·의용골폭포·음주암폭포·장군바위 등 폭포와 소(沼)·숲이 어우러져 있어 등산객과 피서객으로 사계절 붐빈다. 주변에 조동산촌마을·한천팔경·반야사 등 관광지가 많다.
[황룡사]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계곡에 있는 절. 황룡사는 계곡의 입구 삼도봉 아래 갈마골에 위치한 절이다. 이 절은 지난 1972년에 창건된 사찰로 경내에는 대웅전 산신각 요사 2동 등이 들어서 있는 깔끔하고 아담한 절이다. 대웅전 앞에는 석등과 7층석탑,연화대 석조입불상 등이 있다.
요사체 옆과 대웅전 등 절 안에는 모두 5개의 커다란 바위가 있다. 이를 모두 합쳐 장군바위 또는 뛰엄바위라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어느 장군이 이 바위들을 건너뛰면서 무술을 연마했다고 한다. 이 바위 때문에 황룡사 앞 계곡을 뛰엄박골이라고도 부른다.
계곡에서 잣나무숲을 지나 오른쪽 길을 들어서면 옥소가 나타난다. 넓이 3m, 깊이 2m의 옥소는 신라 때 기우제를 지냈던 곳으로 기우제소라고도 부른다. 높이 4m의 벼랑에서는 2단으로 된 옥소폭포가 떨어진다. 벼랑의 암벽에는 옥소정을 비롯,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옥소 위쪽에는 높이 5m의 의용곡폭포가 있다.
백일산제골은 100여 년 전 어떤 이가 백일기도를 드려 금광맥을 찾았으나 채굴도 못하고 죽자 "백일산제골 내 금줄이야"라는 탄식을 남겨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다 한다. 구시용소는 황룡사 근처에 위치한 명소로 어떤 말이 물을 마셨다는 전설이 전하는 곳이다.
황룡사 근처에는 동석골이 있고 이곳에 넓이 4m 크기의 흔들바위가 있다. 물한계곡은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으로 붐비는데 한겨울에는 적막할 만큼 한적한 곳이다. 눈과 얼음이 덮인 심산유곡의 정취는 찾는 이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백두대간12걸작선(傑作選)2>⑨ <삼도봉-물한계곡 구간> 참가비는 10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3회 식사와 뒤풀이, 강의비,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백두대간학교 홈피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십시오 (산행에 관한 문의는 이철승 선생님에게 해주세요. 010-8727-0202).
아울러 백두대간학교 카페에도 많이 놀러오시고 회원 가입도 해주세요
(http://cafe.naver.com/baekdudaeganschool)^^.
최창남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 전문가이며 작가,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2008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인문학적 산행기를 <프레시안>에 연재했습니다.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으며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등 민중가요들을 작곡하였습니다.
최창남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12걸작선2>를 시작하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으로 산행을 시작한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웠던 눈 덮인 지리산, 모진 눈보라에 몸 떨며 황홀했던 소백산, 장엄한 산줄기에 절로 마음 내려놓았던 덕유산, 깊은 산에 자리한 거대한 풍력 발전기 곁을 지나던 선자령, 제비꽃 무성하던 봄의 대덕산, 철쭉 붉게 타오르던 봉화산, 빗줄기와 운무 따라 오르던 함백산, 구름 위로 걸었던 오대산, 무릉도원 풀어냈던 청옥·두타산, 기기묘묘한 바위들과 함께 바람과 구름까지도 풍경의 일부가 되어 황홀지경을 보여주었던 조령산, 고요히 산길 걸으며 자신을 만날 수 있었던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에 이르기까지 12번 산길을 걸었습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백두대간은 더욱 살가워졌습니다. 몸은 대간 길에 머물기 원하고 마음은 대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기 원하게 되었습니다. 친밀함은 더욱 가까워지고 그리움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런 마음의 길을 이어 나가기 위해 <백두대간12걸작선2>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2>를 시작하며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왜 백두대간인가?'
'왜 우리는 백두대간을 걷는가?'
백두대간은 이 땅의 시작입니다. 백두대간이 열리며 이 땅의 모든 산줄기가 이어 일어나고 열 개의 큰 강을 비롯한 수많은 물줄기가 흘렀습니다. 생명의 터전입니다. 삶의 출발이고 정신의 뿌리입니다. 또한 백두대간은 하늘의 뜻이 발현된 하늘의 땅입니다. 하늘의 지혜가 머무는 신성한 땅, 거룩한 공간입니다.
백두대간은 '지혜의 머리가 된 산'인 백두산(白頭山)의 '하늘의 연못' 천지(天池)에서부터 '머물면 사람 사는 세상과는 다른 지혜를 얻게 되는 산'인 지리산(智異山)의 '하늘의 봉우리' 천왕봉(天王峰)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진 산줄기입니다. 하나의 산줄기요 굽이굽이 흐르고 있는 하나의 산입니다. 수많은 생명들이 오고가는 생명의 통로일 뿐 아니라 기후와 언어, 삶과 문화를 구분 짓는 큰 산줄기입니다.
따라서 백두대간을 걷는다는 것은 이 땅의 처음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잃어버렸던 첫 마음을 회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늘의 지혜를 얻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의 바람에 기대어 그 산길을 다시 엽니다.
새로운 산행 코스를 선정하는데 몇 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첫째, 구간별로 이야기가 있는 산행을 만들어갑니다.
둘째, 근교 산행을 즐기는 분들이면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산행 코스를 잡았습니다.
셋째, 숲의 소리를 듣고 나무와 꽃을 느끼며 천천히 산행을 합니다.
넷째, 계절별로 아름다운 구간을 선정하였습니다.
다섯째, 산행 구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간별 난이도 표시하였습니다.
여섯째, 종주 산행을 하기 원하는 분들을 위해 지리산과 설악산 종주를 넣었습니다(1박2일로 진행되는 산행으로 난이도 '중상(中上)'의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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