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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20년 전쟁의 종착점은 '엑소더스'였다"
[창비 주간 논평] 아프간 사태, 한국의 책임과 역할은…
9.11, 10.7, 8.31. 암호 같은 이 숫자들은 이번 세기에 들어와 유라시아 내륙의 척박한 나라 아프가니스탄을 불길 속으로 몰아넣은 날짜들이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의 심장부에서 테러범들이 초유의 테러 공격을 저질렀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미국은 아프간 폭격을 시작했고,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수도 카불을 버리고 도망쳤다. 3년간의
구정은 국제문제 전문 저널리스트
2021.09.02 08:42:05
부동산 대혼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창비 주간 논평] "정부여당, 대선 과정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 다시 세워야…"
부동산 문제로 평범한 국민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현실을 보면 정책 실패를 부인하기 어렵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시장이 할 일, 국가가 할 일을 잘 구분하지 못한 것이 정책 실패의 출발점이다. 국가가 규제를 남발하면서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주거 공공성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2021.08.26 07:39:00
우리 사회 또 다른 '투명인간', 미등록 이주아동들
[창비 주간 논평] <있지만 없는 아이들>
은유 작가의 <있지만 없는 아이들>(창비 펴냄)은 눈 앞에 '있지만' 서류에 '없는' '투명인간'의 삶을 사는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를 우리에게 소상히 들려준다. 국내에 있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20~30만 명, 미등록 이주아동은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체류자격을 갖지 못한 부모와 사는 아이들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의거해 고등학교까지 다
백지연 문학평론가
2021.08.19 07:12:27
"무, 배추 싱싱하기가 이리 어렵습니다"
[창비 주간 논평] 천장과 바닥을 동시에 찍는 농산물, 유통만 문제일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매국노 이완익은 자신이 원했던 외무대신이 아니라 농상공부대신을 맡게 된다. 그는 대신들 앞에서 '무, 배추만 싱싱하면 됐지 자기가 보탤 일이 뭐가 있느냐'며 시큰둥하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의 주요 업무는 무, 배추가 잘 자라는지 살피는 일이다. 국가는 무·배추 등의 엽근채소뿐 아니라 쌀
정은정 농촌사회학자
2021.08.12 07:14:15
복날이면 '개'의 생명이 가벼이 여겨지는 이유를 생각하다
[창비 주간 논평] 법무부의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입법 예고에 부쳐…
'생명체는 물건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편을 느끼면서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불편을 느끼면서도 대답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법조인일 확률이 높다. 법조인이 사이코패스이거나 소시오패스라서는 아니다. 우리 민법은 인(人)에게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 살아갈 자격을 주었는데 인은 사람과 법인격을 갖는 단체로 한정하고, 인을 제외한
김지혜 변호사(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PNR 전문가회원)
2021.08.05 07:42:43
방역이 돌보지 않은 빈곤의 그늘
[창비 주간 논평] "사회보장은 방역의 기초체력이다"
한국의 코로나19 최초 사망자는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 장기 입원환자였다. 새로운 바이러스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에 머물라'는 새로운 규범을 만들었지만, 타인과는 거리를 둘 수 없으면서 사회로부터는 완전히 격리된 사람들의 상황은 여덟명의 사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병원 안에서 100퍼센트의 감염률을 보인 바이러스는 대남병원 밖으로는 한걸음도 나오지 않았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2021.07.29 08:10:16
제헌절에 톺아보는 권력구조 개헌론
[창비 주간 논평]
반복되는 제헌절의 아이러니 제73주년 제헌절도 예외가 되지 못할 듯싶다. 헌법제정을 기념하는 생일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헌법개정론 말이다. 소위 '대권'주자들이 개헌을 정책공약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최종적 헌법개정권을 가지는 국민들의 반응은 그리 흔쾌하지 않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로는 개헌에 공감하는 비율이 낮지 않다. 하지만 수박 겉핥기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1.07.16 07:16:20
"오래된 숲 파괴해 기후위기 극복? 초콜릿처럼 달콤한 거짓"
지구 표면 50% 이상을 뒤덮고 있던 숲이 지금은 31%까지 줄어들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2020년에도 전 세계 열대우림 훼손은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단연 벌채가 문제다. 콩고 등 서아프리카에선 초콜릿, 인도네시아에선 팜유 때문에 원시림이 파괴된다. 동남아시아에선 새우 양식장 때문에 100년 안에
이송희일 영화감독
2021.07.08 07:25:07
'이준석' 같은 '공정론자'들이 겨냥한 '공정 사회'란 무엇일까?
[창비 주간 논평] '이준석 현상'은 지속될 수 있을까
지난 6월 11일 제1야당 국민의힘은 30대 청년 이준석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한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사건인 만큼 '이준석 돌풍'을 이끈 원인과 향후 미칠 파장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야당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는 불가능하기에 이준석의 당선은 일회성 '쇼'에 지나지 않는다며 애써 그 의미를 격하하는
한영인 문학평론가
2021.06.30 21:07:46
"시장주의와 기술중심주의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창비 주간 논평] 탄소중립, 목표 아닌 넘어서야 할 벽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진보적 개혁 추진과 거리가 멀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안은 기후위기가 아닐까 싶다. 아니, 사실 그간 정부여당이 보여온 턱없이 부족한 인식과 대처는 최소한의 기본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개탄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도록 강제함으로써, 기후위기에
김상현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HK교수
2021.06.24 08:3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