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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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한윤수의 '오랑캐꽃']<543>
기계가 내려와 새끼손가락을 찧었다. 한국인 과장이 병원에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고 다시 데려왔다. 그걸로 끝이었다. 태국인은 매일 기숙사에 앉아 안티프라민을 발랐다. 열하루씩이나. 사장님이 단단히 화가 났다. 아프면 병원에 가든지, 안 아프면 일을 해야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착한눈
[한윤수의 '오랑캐꽃']<542>
불법체류자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안 주는 회사가 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흔적을 안 남기기 때문이다. 첫째, 기록이 없다. (예를 들어 부득이하게 돈을 줄 경우 급여명세 없이 현찰로 준다) 둘째, 전화가 없다. (핸드폰만 있는데 아는 번호 외에는 안 받는
작은섬
[한윤수의 '오랑캐꽃']<541>
이 몸이 새라면 이 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저 건너 보이는 저 건너 보이는 작은 섬까지.
맛
[한윤수의 '오랑캐꽃']<540>
발안에는 유명한 음식점이 없는 대신 고향집 엄마의 밥상을 연상케 하는 수수한 밥집이 적잖다. 그 중에서 가장 맛있는 집이 만호식당이다. 밥, 국, 찌개, 밑반찬 모두 맛있는데 특히 멸치볶음은 죽인다. 아침 일찍 농협 매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가 둘 있다. 하
창가
[한윤수의 '오랑캐꽃']<539>
성남에 있는 조그만 자동차 부품 공장. 태국인 퐁삭(가명)이 6년 동안 일했다. 6년 일하고 비자기한 내에 돌아가면 노동부에서 특별대우를 해준다. 3개월에 한 번씩 치르는 특별한국어시험만 치면 한국에 다시 올 수 있는데 문제는 그가 다시 올 수 없게 되었다는
나는새
[한윤수의 '오랑캐꽃']<538>
우람한 남자는 합법, 날렵한 여자는 불법, 둘이 붙어 서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사출 공장 사모님이 태국인 남녀를 데리고 왔다. "둘 다 데리고 있고 싶은데, 영 말을 안 듣네요." 남자는 공손한데 비해 여자는 사모님을 흘겨보면서 "칫!" 소리를 연발한다.
흰눈
[한윤수의 '오랑캐꽃']<537>
흰 눈처럼 하얀 태국 미인이 왔다. "이거 꼭 내야 되요?" 내미는 종이를 보니 자동차 벌과금 독촉장이다. 무려 170만 원! 사연을 들어보니 이렇다. 남편이 친구에게 차를 빌려주었다. 친구가 타고 가다가 사고를 냈다. 친구는 우그러진 데만 대충 펴서 차를 돌려
왜 불체자가 될까?
[한윤수의 '오랑캐꽃']<536>
불체자들을 다루는 출입국 외국인보호소 직원들 워크숍에서 내가 한 강의 요지다. 왜 불법체류자가 될까? 1. 일을 못하면 눈썰미와 손재주가 없는 외국인은 결국 불체자가 된다. 어디 가나 쫓겨나니까. 2. 공해 때문에 공해는 불체자를 만드는 주요 원인이
도마도
[한윤수의 '오랑캐꽃']<535>
세상에 민망한 일 중의 하나가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 거다. 호젓한 산길에서 사람을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하면 보통은 목례라도 해준다. 그러나 귀에 이어폰을 꽂은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내가 음악의 세계에 빠져있는데 니가 웬 훼방이냐 하는 얼굴로
새끼손가락
[한윤수의 '오랑캐꽃']<534>
새끼손가락이 잘린 캄보디아인이 와서 물었다. "내 통장에는 왜 백만원이 안 들어오죠?" 무슨 얘기냐 하면, 수원의 자기 친구는 똑같이 새끼손가락이 잘렸는데 통장에 백만원이 입금되었단다. 아마도 사장님이 산재로 처리하지 않고 공상으로 처리하고는 위로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