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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vs 中? 미국도 한국도 중국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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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vs 中? 미국도 한국도 중국을 모른다!

[프레시안 books]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

지난 200년간 미국을 비롯한 서구는 상승하고 중국과 동양은 몰락했다. 그러던 세계가 갑자기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과 동양)의 발전 앞에 충격에 휩싸였다. 중국이 기회냐 위협이냐를 놓고 담론만 무성하다.

중국의 변화는 미국이 주도한다

특히 미국의 입장이 다급하다. 세계 제국의 위상을 지속하려면, 미국은 중국의 대국화를 최대 과제로 삼고 경계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대국화가 미국에는 도전이다. 힘을 강조하는 자들은 중국의 국력과 군사력을 우려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들은 중국의 발전이 세계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중국은 과거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미국의 군사적 대항마로 자리 잡았던 소련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기회와 위험, 장점과 단점이 뒤얽힌 복잡한 상대다.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나라든 전략적 이익을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자칫 잘못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지금 중국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중국이다. 뿌리째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접근 방식은 구태의연한 측면이 적지 않다.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구계원 옮김, 에쎄 펴냄)의 저자 에드워드 스타인펠드를 포함한 중국을 연구하는 미국 학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에드워드 스타인펠드 지음, 구계원 옮김, 에쎄 펴냄). ⓒ에쎄
그들은 대개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이 반응한다'라는 틀을 즐겨 사용한다. 그들은 '중국이 잘 관리되고 있나?'부터 '앞으로도 관리가 가능할까?'까지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이 반응하는 식으로 접근한다. 본래 이런 '미국 주도설'은 지난 20세기 중반 하버드 대학의 중국사학자 존 킹 패어뱅크가 주장하였다.

패어뱅크는 20대 초반부터 중국과 영국을 꾸준히 오간 보기 드문 중국통이다. 그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중국에 대한 '미국 주도'가 작동해왔다고 보았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권역 전체가 포함됨은 물론이다). 그의 주장에는 반론도 적지 않았으나, 제2차 세계 대전 이래 오바마 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 정부, 학계는 이 가설에 의존한다.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 역시 중국이 서구를 위협할 수 없는 이유를 나름대로 소상하게 밝혀, 계속해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 동맹이 중국 관리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밝은 희망'을 피력하기 위해 쓴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소망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중국은 예전의 그 나라가 아닌데.

톈안먼 시위대의 '여신'

이 책의 저자 스타인펠드는 MIT 정치학과 교수이자 MIT의 중국 프로그램 총책임자다. 스타인펠드는 톈안먼 사건이 터진 1989년 중국 대학에 1년간 교환 교수로 간 인연이 있다.

이 책의 첫머리는 톈안먼 사건의 비극으로 시작한다. 저자도 말하듯이, 톈안먼 사건은 중국이 손발을 걷어붙이고 체제와 경제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치학 전공인 저자가 중국 체제를 거칠게 몰아붙이기만 할 뿐, 톈안먼 사건에 대한 정치적 접근은 훌쩍 건너뛰었다.

이 책의 성격으로 보나 문맥으로 보나, 저자의 전공으로 보나 거대한 전환점에 대한 시각을 밝혀야 했다. 건너뛸 일이 아니다.

여기서 이 부족한 첫머리를 대신하여 잠시 톈안먼 사건 당시 사정을 돌아보자.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은 톈안먼 광장의 학생들 시위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시위 학생들이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을 빼닮은 '평화의 여신'을 앞세우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여신'이 미국에만 있으란 법은 없다!

성난 파도처럼 터져 나오는 비판 세력이 가진 당에 대한 분노와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열망을 이 '여신'이 대변했다. 톈안먼 광장에 진입한 탱크 앞에서 조그마한 손 보따리를 든 한 젊은이는 나를 밟고 가라는 듯 마주 섰고, 이 화면은 전 세계의 심금을 울렸다. 죽음을 넘어선 젊은이들은 개혁 개방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외쳤다.

덩샤오핑 자신이 성공시킨 미중수교 10년 만의 일이었다. '인민이 등을 돌리면 공산당도 하루아침 이슬'이라던 마오쩌둥의 말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그러나 시위는 참혹하게 끝났다. 85세의 덩샤오핑에게도, 중국 공산당에게도 위기였다. 100여 년 동안 앓아온 망국의 고질적 혼란을 되풀이할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섰다.

그 와중에 당내에 새로운 기류가 잡혀나갔다. 시시비비를 떠나 이 사건으로 당이 분열하는 사태가 촉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후에 나는 지인을 통하여 당 내부 수습이 신속하게 이루어진 배경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당 지도부가 '책임론을 둘러싸고 분열한다면 그것은 '제2의 문화혁명' 사태를 초래할 뿐이라는데 공감'한 것이었다.

문화혁명! 그들에게 그것보다 무서운 악몽은 없었다. 이 엄숙한 진실 앞에서 당 내부는 신속하게 정리되었다. 그들은 파멸을 피하는 길을 당의 단합에서 찾았다.

당의 단합과 함께 톈안먼에서 터져 나온 인민들의 경제적 열망도 과제였다. 결국 덩은 두 가지 전략을 정했다. 하나는 사회주의를 통하여 중국 공산당을 철통같이 지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장 경제를 토대로 개혁 개방에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이었다.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 경제'가 싹 트는 순간이었다.

내부 문제에 가닥이 잡히자 외부 문제는 좀 더 쉽게 풀렸다. 덩샤오핑은 톈안먼 사건을 빌미로 내려진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를 뚫는 길을 모색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미국의 협력을 다시 끌어내야 했다. 덩샤오핑은 곧바로 미국을 향하여 유화적인 외교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일본을 통해 미국을 설득하고, 미국의 '괴뢰'라던 이스라엘과 한국의 문을 두드렸다. 그동안 '주은래 4원칙'을 내세워 이들 국가와는 절대 접촉 불가를 견지해오던 중국 공산당의 대외 정책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중국은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한국과 수교를 전제로 무역대표부 교환에 합의하였다(1990년 10월).

톈안먼 사건이 터진 지 2년 반이 지나 소련 체제가 마침내 붕괴되자(1991년 12월), 세계의 눈은 다시 중국으로 쏠렸다. 서방에서는 곧 바로 중국 공산당의 운명을 카운트다운하기 시작하였다. 베이징의 한국대표부도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 긴장하였다. 서방 언론은 다투어 중국 공산당의 곤경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떠들어댔다.

서방을 추종하는 한 국내 언론은 일면 톱 제목으로 "덩샤오핑, 이제 우린 어떻게 하나?"를 올렸다. 한중 수교 8개월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 대하여 서방 매스컴은 무지했다. 실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서방의 소설 같은 보도처럼 애도하고 참담해 하지 않았다. 소련 국기가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에서 내려진 1991년 12월 25일, 베이징 자금성 옆 중난하이에 있는 중국 지도부와 고위 관료들은 사무실마다 손에 손을 잡고 환호하며 감격하였다.

중국에게 소련은 형식상 사회주의 동지 국가였으나, 실상은 처음부터 눈엣가시였다(이 점은 우리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너무나 중요하다). 소련 체제가 무너지자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소련으로 인해 냉전 체제에서 겪은 온갖 부담과 설움을 털어내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직접 교류의 길이 확 터지게 된 것을 자축하였다.

덩샤오핑은 소련 붕괴 다음 달(1992년 1월), '사회주의 시장 경제'를 내걸고 미국에 손을 흔들었다. 그 다음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중국이 '글로벌 생산 사슬 구조'라 해도 좋고, 국제 분업 구조라 해도 좋은 미지의 세계 시장을 향한 항해에 나서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톈안먼 사건의 비극에서 시장 경제에 이르는 길은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중국 변화의 실상이다. 이 책의 저자에게는 중국 지도부가 '살아남기에 급급한' 하청 업자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싱가포르의 리콴유가 말하듯이 서구에 대한 '역사의 재역전'이라는 미래에 대한 원대한 비전이 있다.

저자는 톈안먼 사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국 지도부의 그런 의지를 읽어 내지 못하고 있다. 아니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뿌리는 '중국 기업 현지 조사'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배경에는 중국에서 실시한 기업 조사가 있다. 저자는 2001년 세계은행의 후원을 받아 베이징, 상하이, 청두, 광저우, 톈진 등 5개 대도시의 1500개(그 중 995개가 제조업체) 중국 기업에 대한 현지 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한 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170쪽). 여기서 조사 시점이 2001년이라는 점을 유념하자.

이 2001년이라는 시기는 미중 관계가 매우 좋을 때였다. 그 2년 전인 1999년 미국 상원에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안(양허안)이 통과되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중국의 WTO 가입 신청을 15년간 외면해왔다. 그러다 그들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수혜를 누리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 서자 합의를 주저할 이유가 갑자기 사라졌다.

협상의 도사들이 축제 판을 벌였다. 중국은 세계 서방 시장에 합류하는 것이 기뻤고, 미국은 거대한 중국 시장 진출 기대에 흐뭇해했다. 양국 지도부와 재계 거물들은 베이징과 워싱턴을 오가며 마오타이와 위스키를 건배하느라 바빴다. 중국의 WTO 가입은 2001년 11월 11일에 이루어졌다.

이처럼 좋은 미중 관계를 배경으로 저자는 미국의 손바닥에 있는 세계은행에서 지원을 받아서 중국 기업 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이 시기, 남북한은 미중 관계가 화기애애한 국제 환경을 민첩하게 최대한 활용하였다. 김대중 정부는 2000년 최초의 남북 정상 회담을 성사시켰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의 뼈대가 만들어진 2001년은, 지난 10년간 초고속으로 질주해온 미중 경제 협력의 큰 판, 태평양을 넘는 양국 간 무역이 하루 10억 달러를 넘나드는 수준의 큰 판이 벌어지는 출발점이었다. 이 책의 전후 맥락을 보면, 저자는 이 2001년 조사에서 얻은 몇 가지 결론을 갖고 이 선전적이고 전문적인 저술을 기획하였다.

우선 조사 과정과 결과를 보면, 저자의 관점과 구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전자, IT, 자동차 등 첨단 기술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었다. 조사의 결론으로 추출한 내용은 곧 바로 이 책의 핵심 줄거리이며 논리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모두 이 책에서 말하는 글로벌 생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들이었다.

이들 기업들은 거의 모두 외국 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부품을 생산, 조립하고, 외국 기업들이 요구하는 곳에, 요구하는 물량을 수출한다. 이들 기업들의 규모는 해외 기업들보다 규모가 영세하고, 이윤도 보잘 것 없다. 이들은 글로벌 생산 사슬에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서구 기업들과는 달리 차별화된 고부가 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들 기업들은 글로벌 생산 게임에서 서구 기업들이 만든 규칙에 따라 모듈화, 디지털화된 제품을 지시와 요구대로 찍어내고 있을 뿐이다. 값비싼 서구 장비는 사 들여온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칠 뿐, 연구 개발이나 수익금 비축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저급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2001년의 조사임을 잊지 말자!)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해서는, 중국의 민간 기업들이 자사의 지분을 외국인에게 팔아 투자를 받아들이는 이유를 설명한다. 많은 기업들이 외국 자본 유치를 못한 국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외국 자본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사실이다. 이 주장은 중국 국내 기업들이 1980년대부터 줄곧 제기해온 것이다.

문제점을 인식한 중국 정부도 이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우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경제특구에서 외자 우대 조치를 전면 폐지한 것이 그 예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우리 한국은 경제특구 우대 조치를 착수하는 단계다. 이것은 과연 잘 하는 일인지 따져볼 일이다.)

문제는 저자의 중국 기업에 대한 인식이 2001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중국 기업들이 서구의 하청을 받아 저부가 가치 생산으로 간신히 생존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중국 기업은 다르다. 그들은 과거 우리처럼 단순 조립 가공 수출로 일단 종자돈을 모으고, 이를 토대로 비상 채비를 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생존을 넘어서 비상하는 것이다. 이점을 외면한 중국 분석은 공허하게 된다. 중국이 두렵지도 않은데 이렇게 지나가는 흔적을 찾아 두꺼운 책으로 중국을 깎아 내리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중국의 변화에 대비하기보다는 과거 '중국 관리'의 향수에 젖어 낙관하는 경향이 강하다.

'살아남기 위해 글로벌 생산 사슬에 뛰어들어'

다음은, 이 조사를 토대로 하여 만든 목차에 따라 내용을 살펴보자. 1, 2, 3장은 서론 격이다. 미국의 자존심과 강대한 역량을 강조하면서 중국 체제를 마음껏 비하하는 대목이 되풀이하여 이어진다. 무너진 전체주의에 대한 신랄한 조롱도 반복된다. 저자는 아마도 워싱턴 컨센서스를 신봉하는 솔직한 신자유주의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의 핵심은 4, 5장에 있다. 요점은, 수출 가공업 위주로 움직이는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기보다는 '서구의 하청 공장'이라는 얘기다. 문장이 쉬우면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이고, 상세하다. 중국 경제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참고가 되는 내용이 많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중국 내에서 1990년대 이래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내용으로 구닥다리다.

또 이 책은 낙후한 중국 경제가 선진 서구 경제에 종속되어 나가는 과정과 그 결과로서 나타난 긴박한 현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쫓기듯 서두르며 정책을 급조해온' 중국 정부의 정책 의지를 비판한다. 세계 경제의 대변혁 속에 진행된 모듈화와 디지털화가 중국 기업들을 얼마나 손쉽게 국제 분업 구조, 또는 글로벌 생산 사슬에 얽매어 놓았는지, 그 안에서 중국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처참한 한계상황에서 버텨 나가고 있는지를 설파한다.

유감스러운 것은 이 중요한 자료와 거기서 얻은 결과가 낡은 것이라는 데 있다. 현지 조사 시점이 2001년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중국을 지금부터 꼭 10년 전인 2001년에 실시한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한 결론에 저자의 중국 이미지가 못 박혀 있지 않나 우려되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점을 의식한 듯 군데군데 최근의 기업 움직임이나 정책 변화를 땜질하듯 자주 삽입하고 있으나, 초스피드로 변해나가는 중국의 큰 흐름을 따라 잡는 데는 역부족이다. 독자들이 10년의 간극을 유념하며 중국의 변화를 읽어 내기란 혼란스러운 일이다.

6, 7장은 4, 5장의 논리 구조를 연장하면서 중국의 첨단 기술(6장) 및 에너지(7장) 문제와 정책에 날카로운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중국이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서구 선진국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거나, 중국 지도부는 "혁신 역량이 과연 무엇인지는 서구인만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301쪽).

7장에서는, 말 많았던 중국의 미국 에너지 기업 인수 문제를 다루었다. 중국 국유 석유·가스 기업 중의 하나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크눅)가 2005년 1월 130억 달러를 제시하며 미국 석유 기업인 유노칼(Unocal) 인수를 추진하자 미국의 정부, 의회, 언론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중국이 미국의 에너지 자산을 노린다'고 반대하였다.

미국 내에서도 지나치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 편이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유노칼에 접근한 이유가 유노칼의 인도네시아 지역의 가스전 때문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 글은 이처럼 거칠게 표현된 정확한 사실도 적지 않다. 이제 결론이다.

8장에서 저자는 중국의 독재주의가 스스로 퇴화해가면서 중국 정치가 대만을 닮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폄하를 위한 독백이다. 다시 묻자. 과연 그런가?

두 가지 감상을 덧붙이자. 첫째, 글로벌 생산 사슬을 전제로 한 이 책의 큰 흐름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지나가고 있는 흐름이지 새로운 흐름은 아니다. 둘째, 미국의 입장에서 아직 중국은 위협적인 상대가 아니라 관리 대상이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지속되어온 미국의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다양한 움직임을 요즈음 매일 보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미국은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중국 전문가의 중국 인식이 이 책의 수준인 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한국은? 긴 말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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