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보수 야당과 진보 시민사회가 모두 비판을 쏟아냈다. 다만 방향은 정반대였다.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은 세금을 더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정부안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 일동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더 걷고, 덜 주며, 생색만 내는 양두구육 개편"이라며 "반도체 호경기로 역사상 최대 초과세수를 걷는 정부가 오히려 3조4000억 원의 혈세를 더 걷겠다고 한다. 한 마디로 '닥치고 세금', 가렴주구 조세개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재경위원들은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다 올려 (주택 보유자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만들어 공급만 줄이게 될 것"이라며 "올린 세금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돼 결국 전월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종부세·양도소득세 공제 요건을 '보유'에서 '거주'로 바꾼 데 대해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받기 위한 까다로운 요건도 국민이 직접 입증해야 한다"며 "1세대 1주택자의 거주이전의 자유조차 사실상 억압한다"고 했다.
이들은 또 "세금 낼 능력이 안 되면 집 팔고 나가라는 식의 강요처럼 들린다"면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도 임대차 공급을 줄이며, 무주택자와 청년, 신혼부부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또 "민생을 위해 법으로 보장된 세금 혜택을 대거 없애거나 재정으로 돌렸다"며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생색내는 쌈짓돈만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의 혈세가 대통령의 선물로 바뀌면 안 된다"며 "재정지원으로 돌리면 언제 얼마나 지원받을지 알 수 없어 가계도 기업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또 "가업상속공제는 무거운 상속세 때문에 회사가 해체되고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인데 피상속인의 기간 요건을 단번에 10년 이상에서 30년 이상으로 올렸다"는 등 기업에 대한 세금 공제 요건을 강화한 데 대해서도 이들은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소셜미디어 글에서 "이재명 대통령, 귀국 하자마자 던진 것이 세금폭탄"이라며 "말은 '공정 과세를 위한 조세개혁'이라고 번지르르하지만 실상은 뿌린 돈 걷어가는 조세강탈"이라고 비난했다. 장 대표는 "부동산 보유세를 늘리는 거야 뱉어놓은 말이 있어 그렇다지만 저출생 대응, 세액공제 폐지, 친환경차 지원 축소, 가업승계 문턱 강화는 이 정부의 정책과도 2중3중 충돌"이라며 "국정 지지율이 최저로 바닥을 치는데도 무얼 믿고 저러는지 여지없는 '무데뽀'"라고 했다.
반면 진보 시민단체는 "조세 정의에 현저하게 미달하는 종합부동산세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고액 부동산 보유에 상응하는 세 부담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었음에도 "변죽만 울린"데 그쳤다고 반대 취지의 비판을 제기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이날 논평에서 "정부는 공급·금융·세제 부동산 토론회와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까지 개최하며 대대적인 부동산세제 개혁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이번 개편안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막상 나온 개편안의 세 부담 강화는 수도권 조정대상지역의 일부 초고가 아파트 다주택자에게 집중됐고, 대다수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종부세를 주택 수가 아닌 자산가액 중심의 누진과세 체계로 개편한 것은 고액 부동산 보유에 따른 담세력을 과세에 반영하려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종부세 실효세율이 낮은 현실에 대한 진단과 개선책이 전혀 없이 일부 고가 다주택자에 부담을 집중시키는 제한적 조정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실제 세부담 증가는 수도권 조정대상지역의 고가 아파트를 두 채 이상 보유한 일부 다주택자에게 주로 집중된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 장기거주특별공제율을 최대 80%까지 인정하고, 10년 이상 거주자는 양도차익 기본공제를 연 25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확대한 것도 "지나치게 과도한 혜택"이라고 이들은 비판했다.
이들은 "이러한 세제지원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더욱이 정부는 '매물 유도'를 이유로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세 중과를 다시 2년간 유예했다. '양치기 소년 식 정책'은 조세제도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훼손하고, 시장에는 '버티면 감세된다'는 학습효과와 잘못된 신호만 남는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또 "국가전략산업 세제지원과 가업상속공제도는 정책 효과와 공익성에 대한 검증 없이 확대했으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공백 상태인 금융 과세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다"며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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