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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공화국 운동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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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공화국 운동을 시작하자'

[촛불의 소리] 광장이 희망이다

여중생들의 분노와 행동으로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이렇게 길게 진행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은 것 같고 뭐랄까 비유를 하자면 파이프가 막혀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상상력이 자유롭게 펼쳐지고 소통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시민으로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 싶다. 왠지 모르게 화가 나고, 답답하고…사실 나라 걱정을 이렇게 해본 것은 생전 처음인 것 같다.
  
  지금 우리는…
  
  지난 6월 10일 한국을 방문해 집회에도 다녀왔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놀라운 점은 밤 12시가 넘어도 시민들이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 철야집회를 거의 매일 해왔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5월초에 중학생들(특히 여중생들)의 집회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횃불이 되었다. 물론 책임은 전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있다. 5월 말경 정부는 거짓말만하고 촛불을 끄려고 경찰을 이용해 마치 군사정권 시절처럼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분노한 시민들은 다시 모여 6월 10일 거대한 촛불집회를 성사시킨다.
  
  그 후 정부는 재협상을 한다고 미국에 갔다 와서 협상도 아닌 것을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시키려 했지만 국민들의 대답은 'No!'였다. 정부의 과잉진압이 다시 시작되었고 보다 못한 신부님들이 나서서 촛불을 지켰다. 결국 7월 5일 대규모 시위가 있었고, 그 이후 돌아온 것은 재협상이 아니라 광우병 대책위에 대한 구속영장과 우리의 광장, 시청광장의 잔디 보수공사였다.
  
  그리고 조중동을 반대한다고 글을 올렸더니 출국금지란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2달이 넘는 동안 10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연행되고, 2명의 시민이 분신을 해 한명이 사망했다. 그 와중에 민주노총과 종교계 등이 합류했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얻은 것은 아직 없다. 재협상은 안 됐고, 고시는 발효됐다.
  
  그러나 얻은 것이 있다면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현 정권의 정책에 대한 반대의 확인, 그리고 촛불의 가능성이다. 이번 촛불집회는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만을 담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중고등학생들의 불만, 의료보험 민영화 반대, 상수도 민영화 반대, 대운하 반대 등등 현실정치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를 시민들은 광장을 통해 소통하고 주장해왔다. 이것들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끌어안기에는 너무나 벅차고, 광우병만으로 묶는다는 것이 오히려 시민들의 자유로운 주장과 소통을 억제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현실일지도 모른다.
  
  제7공화국 운동으로 전환한다면
  
  지금은 제6공화국이다. 헌법 개정을 기점으로 공화국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87년 6월항쟁 때 대통령 직선제를 따내 헌법이 개정된 후 바뀐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 6공화국이다. 한국은 헌법이 바뀌지 않으면 일이 안 되는 모양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민들의 여러 가지 요구를 담을 수 있는 조직으로서 광우병 대책회의가 제 7공화국 운동분부로 발전하는 것은 어떤가 한다.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한나라당이 국회의 과반을 차지하고, 야당도 그리 변변하지 않으니 이번 기회에 시민들의 손으로 대통령을 만들고 헌법도 개정하는 운동으로 발전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6공화국이니 제 7공화국은 선거를 통해 시민들의 실천과 의견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어떤가한다. 과거 정치권에서 개헌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밀실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촛불시위와 같이 광장에서 얘개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작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올해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고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이다. 그렇다면 2012년에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같이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먼저 있으니 선거에서 제7공화국 운동의 사람들이 3분의 2의 의석을 차지한다면 개헌까지도 할 수 있다. 그리고 6개월 후에 대통령 선거도 있으니 국회의원 선거의 분위기로 대통령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광장의 시민들이 원했던 것이고 촛불을 지속시킬 수 있는 희망이 아닐까? 우리의 말을 잘 들어주고 국민을 지켜줄 수 있는 대통령과 의회를 시민의 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촛불은 무엇이라도 해낼 수 있을것 같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제7공화국 운동의 원칙은 촛불집회에서
  
  그렇다면 제7공화국 운동의 원칙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원칙과 이념이 없는 운동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수사적인 말들은 필요없다. 촛불에서 배웠고 함께 동의했던 것을 처음의 원칙으로 삼을 수 있다. 그 다음에 추가할 것이나 조정할 것은 토론을 통해 민주적으로 시민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그렇다면 촛불집회에서 우리가 배웠던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이다. 그리고 경찰폭력에 의해 짓밟혔던 우리의 인권, 마지막으로 중고생, 대학생, 여성, 노동자, 할아버지를 망라하는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즉, 민주주의와 인권, 연대의 정신이다.
  
  일단 제7공화국 운동본부를 만들면 여기서 쇠고기 수입 반대를 내걸 수 있고 의료보험 민영화 반대라든지 여러 의제를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본부 안에는 그동안 싸워왔던 시민들이 영역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고 역량도 보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특히 자신의 주장을 민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예를 들면 이번에 가장 앞장서서 싸웠던 중고생들은 청소년 위원회를 만들고 아고라 등등 네티즌들과 인터넷 언론들은 언론위원회(<PD수첩> 꼭 참가시킵시다!), 농민들은 농민위원회, 여성위원회, 정당위원회, 종교위원회 등 이번 촛불집회의 시민들이 자신이 속한 생활에 기반해 위원회를 만들고 이 위원회들이 소통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시민의 대통령 후보를 추대하고 국회의원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진정한 권위를 시민들의 손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추대한 대통령이 잘못하면 시민들이 과감하게 비판할 수 있고 하야시킬 수 있는 헌법을 제정 등… 철저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 운영하는 것!
  
  외국에 있는 사람으로서 촛불집회에 비행기타고 한 번밖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2달이 넘는 싸움에 비해 성과가 적어질까 걱정되어 한 사람의 시민으로 생각해 보았다. 이것이 대안이라고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지만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기획이나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이것이 토론되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아닌가?
  
  <PS>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국민들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를 몇 편 봤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촛불 때문에 문화생활 좀 했습니다. <화려한 휴가>, <패스트푸드 네이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브이 포 벤데타>, <보더 타운>. 시간이 나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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