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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착한 사람의 외침 "널 용서할 수 없어!"

[촛불의 소리] 착한 사람의 분노와 연대

이 6월, 시민이 된 국민들의 폭풍노도(暴風怒濤)는 간단한 세 마디다.
  
  "이명박 용서할 수 없다. 너는 이제 아니다. 물러가라!"
  
  인적 쇄신? 재협상? 모두 물 건너갔다. 시민들의 인내는 바닥이 났고 '비폭력!'을 외치지만 사경(死境)에 빠진 국가를 시민들이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절함과 절박함은 이제 시민 스스로 '시민전쟁'을 선포하기 딱 반 보 직전이다.
  
  왜?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시민들이 촛불까지 켜들고 거리로 나왔을까?
  
  근본적인 위기는 우리들 삶의 공동체인 '국가'를 일대 위험으로 빠트리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失政)을 계속 지켜보면서 이명박 정권에게 정상적인 국가 운영의 기대는 고사하고, 정권을 이끌고 있는 핵심들에서 '정신적 파탄'의 징후(徵候)를 명백하게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명박 정권의 일련의 행위들이 이제 상식적인 사람들의 이해력을 훨씬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았다지만 정작 뽑힌 대통령은, 자신의 불분명한 정체성만큼이나 부패와 몰염치한 인물들을 내각과 비서들로 내세워, 나라의 정신 기강을 문란케 했고, 우리들 시민들이 지키고 가꾸어온 국가 근간(根幹)의 가치인 '민주주의'까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좌시할 수만은 없다는 시민의 행동이 표출된 것이다.
  
  지난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다치고 안타까운 생(生)들이 무차별로 희생당하면서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이행을 조금씩 진전시켰다.
  
  그러나 이명박 집권 이후 불과 100일, 지난 100일 동안 이 정부의 언사와 행태를 듣고 보면서, 과연 지금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가겠다는 것인지? 이 정권의 등장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들 삶에 희망을 말하기가 종내는 불가능하며 우리 국가 공동체까지 일대 의문을 낳게 하고, 심지어는 먹을거리와 터하여 살고 있는 국토까지 결단내고 말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불안감을 국민들은 온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적인 생존과 나날의 삶의 조건이, 삶 자체까지 자꾸 회의하게 만들었고,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상처받고 모욕을 느끼면서 무력감을 느낀 시민들이 공중의 장소에서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안타까운 시태도 발생했고, 드디어는 남녀노소 국민 일반, 거의 전체가 들고 일어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여기에 정치는 무기력에 빠졌고 정국을 책임지는 여당 정치는 대통령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움직이면서 정치는 사의화(私意化) 됐고, 사방이 무너지고 내려앉으면서 기왕의 것들이나 이전의 생각이 바뀐 현실인데도, 아직도 낡고 완고하며 어떤 원칙도 없는 막무가내 통치를 하면서 정치를 권력의 기술이나 홍보의 기술쯤으로 알고 있는 무지한 정국 운영은 돌이키기 어려운 파탄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명박 정권의 사람들은 정치란 국민들이 마음으로부터 동의하여 국민 스스로 움직이는 힘에서 비롯된다는 진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지경인가. 진실로 이명박 정부는 오늘 이 사태의 까닭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있는 것일까? 이 땅에서 벌어지는 반인간 반생명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있나? 아니? 볼 수 있음의 능력이라도 과연 있는가?
  
  지금 국민들의 고통은, 사람으로서 가장 근본적인 실존의 문제에 맞닥뜨려 있다.
  
  이 정권이 과거와 같은 군사 독재의 옷을 입고 있지는 않지만, 인간의 노동의 가치를 우습게 여기며, 자본의 힘만을, 오직 돈의 힘만을 세상의 힘으로 알고 있고 삶의 전체인 양, 재화의 축적과 경제 발전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그릇된 가치관으로만 일관, 나라를 근본에서부터 흔든 독점적인 자본으로 대표되는 재벌 삼성 등의 힘은 위장 개혁의 버티기 행태로 계속되고 있고, 문화와 삶의 다양한 갈래를 무시하면서 획일화시켜, 국민들 삶 자체의 방향 감각에 일대 혼란을 일으키고 어지럽히면서, 계속적인 불평등을 유발시키는 시장 경제의 확산 논리에만 정부의 주요 정책논리가 일방으로 진행되면서, 잘못된 이번 미국 쇠고기 졸속협상 사태도 이런 현실에 맞닿아 있는 자연스런 결과였다.
  
  이 사태의 연원은, 사람들의 욕망과 인식과 느낌까지도 협소한 경제가치, 상품가치로 규정지어진다는 터무니없는 경제 만능의 미신을 이명박 정부 이네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과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삶의 터전인 국토를 수십 년간 파괴해 오다가, 새로 등장한 정권에서는 대운하까지 파내어 국토를 완파시키겠다고 하질 않나, 환경오염과 생태 파괴 등 무서운 현실을 듣고 보면서도 반대하는 의견에는 일체 듣지도 보지도 않겠다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아집으로 지새는 이명박 정권의 실체를 보면서, 이 사람들은 혹시 국민들의 일상생활과는 전혀 무관하고 동떨어진 세계에서 그들만의 돈벌이를 위해 이상한'테마 파크'를 이 땅에 만들려고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여기에 더하여, 국가나 정부의 존재 당위인 국가 공공 기초 시스템까지 투전판으로 내몰고 나가겠다는 저열한 시장 논리에 놀란 국민 일반은 심대한 충격과 심각한 민생의 위기까지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여기에 시민들은 일제히 촛불을 켜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잘못된 정책을, 무조건 정부가 유도하기 때문에 따라서 하는, 그런 부실한 경제 단위의 조합원들이 절대 아닌, 충분히 각성된 시민들이다.
  
  아무리 재벌 현대의 CEO 출신을 대통령으로 잘못 뽑았지만, 국민은 재벌 회사의 직원일 수가 없으며 사람을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경제적 관점에서 이분법으로 나누고, 사람까지도 하나의 자원으로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노동의 가치나 사람의 가치도 개발되고 동원되며 투입되지 못하면 바로 용도 폐기되는 산업 물건처럼 취급되기 일쑤인 이 착란의 현실을 더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에서 촛불을 쳐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에서 사람과 국토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토건 국가적 부실 공사 프로젝트의 요소인 강제적이고 물질 물량 위주의 경제성 추구는, 국민 의식을 일렬종대로 내몰면서 개발 이익의 큰 몫을 뺀 나머지를 알량한 전자 제품으로 또는 논바닥을 갈아엎고 올라서는 부실한 아파트로 보상 가능하리라는 발상, 지금과 같은 정부의 경제 발전 성장 프로젝트의 연쇄적 개발과 자원 소비는 생산의 미덕이 아니라,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한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성장의 고삐를 더 잡아당겨야 하고, 국토는 더 망가져야 하며, 국민 의식은 더 장사치가 되어야만 하는가를 국민 스스로가 시민이 되어 질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방 이후 계속되어 60년 이상, 이제는 어떤 결론이나 해석을 내려야 할 시기가 아닌가를 시민들은 스스로 질문하기 시작했고, 교육과 문화도 끊임없는 경쟁과 소비주의의 욕망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바쳐지고 있으며, 당장에 능률이 없다고 여겨지거나 돈이 되지 않는 것들, 약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런 것으로 취급하면서, 지금 당장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함부로 취급되는 것은 사람도 예외가 아닌 이 잘못된 현실을, 이제부터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연한 시민양식이 촛불을 들고 나선 것이다.
  
  지금 시민들은 정당하고 조화로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가 참으로 어렵기 때문에, 매일매일 허겁지겁 숨이 차서 살아가지만 끊임없이 허탈할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난감한 정체가 진짜 무엇인지, 이 어둠을 깨치겠다고 스스로 촛불을 높이 쳐든 것이며, 권력의 재생산을 위해서라도 경제 발전의 수레는 계속 돌고 있어야 하며, 경제 발전을 나타내는 통계 수치 뒤에 가려져 있는 국토의 파괴나 국민이 인간으로서 겪는 여러 가지 고통의 내용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성장의 음모'에 반대하기 때문에 일어선 것이다.
  
  또한 이 촛불의 의도에는, 이제 시민인 우리는 일방의 힘으로 통제당하거나 이용만 당하는 잡민(雜民)이 아니며, 함부로 취급당할 수 없는 '생명'이고 '인간'이란 사실을 스스로 환기하면서, 각기 자기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게 아니고, 자신과 관계하는 사회, 자신과 관계하는 국가, 자신과 관계하는 세계, 자신의 다음 세대까지 관계하는 미래를 스스로 질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연유로 시민들은 이번 촛불 모임을 통해서, 더 이상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정권을 돌아가며 이용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고자 하는 일부 정상배(政商輩)들만의 나라는 결코 아니며, 정상배들이 함부로 착취하고 유린하는 국가와 국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분노가 국민을 시민으로 일으켜 세웠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몫을 챙기겠다고 국가를 이용할 대로 이용하는 그런 싸구려 정상배들이 활개 치는 망가진 부실 경제조합 터가 아니며, 미국의 부실한 후진 경제 조합 터는 더욱 아닌, 대한민국은 엄연히 국가라는 사실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외침이다.
  
  국민들은 자연을 공경하고 사람을 배려하는 우리 본래의 '착한' 모습을 그리워한다. 끊임없이 들떠서 사방을 더럽히고 파괴하고 어지럽히면서 미국 쇠고기 중에서도 쓰레기로 분류되는 쇠고기를 수입해 먹어야 할 만큼 굶주려있는 국민도 아닐뿐더러, 국토는 미친 경제 관념으로 파헤쳐지거나 콘크리트 덩어리로 채워지는 곳이 아니며, 이 국토는 잠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 당대의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앞으로도 인간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인간이 머물며 살아야 할 터전임을 알기에 콘크리트로 하천이 절단 나는 대운하 같은 되풀이 잠꼬대가 참으로 유치하고 역겹고 지겨운 것이다.
  
  지금 국민들의 분노는 시민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착한 사람들의 분노와 연대'이며 고통에 찬 신음(呻吟)이기도 하다.
  
  이 착한 사람들의 분노와 연대에는 빠듯한 생업과 일상을 뒤로하고 국가를 위기로 몰아가는 이명박 정권에 확고한 반기를 들고서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살리고자 모였다.
  
  그러나 이 분노는 비폭력적이고 정연하며 이성적이기까지 하여, 국가는 이제 가치관을, 판을, 새로 짜야만 한다는 시민으로의 국민으로 스스로를 채근하기까지 한다.
  
  이는 국민의 삶에서 생명의 가치와 세계화 경제 시스템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면서, 무엇이 국가의 시민으로 올바른 정체성을 갖게 하는가를 집중해서 되묻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민의 행동은 지금과 같은 경제 정책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한시바삐 전면 수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며, 동시에 국가의 사회 경제 구조에 파격적인 혁신이 있어야 하고, 국민이 삶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정치적 의사 표시의 정치 구조 또한 더욱 민주적으로 바뀌어야 함을 천명하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이 개인으로, 가족으로, 공동체의 국가 시민으로 사는 것은 남에게 삶을 일방적으로 맡기고 사는 게 아니라는 의미를 자각하는 촛불이다.
  
  이 촛불은 이제 국민 대중이 시민으로, 인간을 함부로 다루려는 잘못된 모든 정치 의도와 부패한 권력 체계에 대해서 마땅하고 단호하게 거부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민주주의가 일방적인 비극의 역사만은 아니며 인간의 숭고한 역사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우리 역사가 현실에서는 명백히 패배할 줄 알면서도 인간의 자존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청청한 민초들이 불의에 저항하여 자기를 불태우고 불사른 항거의 역사임을 인식하는 것이며 이명박이 일본의 천황폐하에 머리를 숙였던 일본이란 나라의 역사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역사가 바로 한국의 역사임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정치적 재난의 원인은 권력의 증진이나 확대에만 집중하는 탐욕적인 권력에 있다. 여기에 비추어, 2008년 6월 이명박 당신은 이미 끝났다. 설사 권력을 연명한다 해도 이제 소용이 없다. 믿지 않는데 동의하지 않는데, 무슨 령(令)이 서겠는가?
  
  국민의 마음은 떠났다.
  
  이제 참으로 당신과 당신들 정권의 퇴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조용히 당신이 처신할 선택만 남았다. 지난 대선 이전부터 지금까지 용의주도하게 당신의 정체를 숨기고 모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스스로의 물러남. 이게 유일한 대안이다.
  
  그 이외의 방법은 사태를 그르칠 뿐이고 옹색한 당신의 처지로는 시간이 갈수록 숨을 곳도 마땅치 않게 된다. 이 선택의 시간도 많지 않다.
  
  이는 역사에 비추어 준엄한 진실이다.
  
  이명박, 당신이 물러난다고 흔들릴 국가도 이미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국민들이고 비폭력 촛불 시위로 '시민의 정신'을 스스로 다짐했고 확인할 수도 있었다.
  
  이 땅에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지난 시대, 너무 오랫동안 피와 눈물을 흘렸다. 이제 더 이상, 국민에 반하는 역리(逆理)를 범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더 이상 국민의 피 눈물을 원하지 않는다.
  
  착한 사람들의 분노와 연대는 결연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며 한국의 역사를 뒤로 돌려 역사를 패퇴시키고자 획책하는 그 어떤 세력도 더 이상 묵과하고 용서할 수 없다는 결심에 차 있다.
  
  착한 사람들의 분노와 연대는 지금 한 치 어긋남이 없이 당당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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