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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여성에게 '남다른 초능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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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여성에게 '남다른 초능력'이 보인다

[프레시안 books] 트레이시 오츠카 <잘난 여자들을 위한 ADHD>

복수의 콘텐츠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개인의 부족함과 결함으로 규정한다. 유튜브에 ADHD를 검색하면 통제가 어렵다는 식으로 특징을 일률적으로 단정하거나, 부정적 인식을 심는 영상이 가득하다. 공감하는 댓글도 적지 않다. 그런데 ADHD를 바라보는 시선을 전환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여성 ADHD는 뚜렷한 강점과 가능성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저자 트레이시 오츠카의 책 <잘난 여자들을 위한 ADHD>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뇌를 가진 모든 ADHD 여성을 위한 다정하고 특별한 안내서다. 저자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여성 ADHD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동시에 그 안의 가능성을 주목한다.

ADHD 진단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여성의 진단이 남성보다 뒤늦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주로 남자아이의 전형적인 모습에 ADHD 진단 체계가 맞춰져 있다 보니, 진단받지 못한 여성이 많았다. 저자는 ADHD 진단 기준과 평가 척도를 확립한 기존 연구는 대부분 과잉행동을 보이는 남자아이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고 짚는다. "결과적으로 ADHD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고 강화했다."

여성에게는 부주의와 건망증, 시간 관리와 정리의 어려움 등 겉보기에 잘 드러나지 않는 증상으로 ADHD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불안이나 우울증 같은 기분장애로 오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성별 규범도 여성의 저조한 진단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여성들은 너무 똑똑해서, 교육을 너무 많이 받아서, 너무 성공해서, 너무 우울해서, 너무 불안해서, 양극성 장애가 있어서, 경계성 장애가 있어서, 너무 차분해서, 너무 여성적이라서, 너무 멀쩡해 보여서 ADHD일 리 없다는 말을 듣는다."

저자는 '여성스럽지 못한' 행동으로 간주돼 성인 여성과 여아는 ADHD 증상을 수치스러워하지만, 성인 남성과 남아는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도 그만큼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충동적이고 무질서한 모습,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으로 남성은 관대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남성은 증상을 외면화할 가능성이, 여성은 내면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인 'ADHD 코치'인 저자 역시 아들이 ADHD 진단을 받은 뒤 관련 공부를 시작했고, 이후 자신에게서 똑같은 증상을 발견했다. 그래서 저자는 ADHD를 둘러싼 인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ADHD를 가진 여자아이와 성인 여성의 75퍼센트가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엄마 요인'이라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되고 자녀가 진단받기 전까지 자신이 ADHD임을 알지 못하는 여성의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다. 남자아이를 두어야 진단의 확률도 올라가는 셈이다.

저자는 ADHD를 가능성의 영역으로 재정의하고, 편견을 깨 이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전략을 제시한다.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의 틀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강점이 잘 드러나는 환경과 일하는 방식을 찾을 것을 강조한다.

"ADHD와 살아간다는 것은 성별에 상관없이 힘든 일이다. 하지만 여성은 복합적인 여러 요인으로 인해 더 큰 고충을 겪는다. 여성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한 기대치, 여성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차별적 규범, 점차 가중되는 낮은 자존감, 심지어 ADHD로 인한 높은 자해 경향성까지 요인은 다양하다. 또, 우리는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훨씬 낮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저마다 고유한 ADHD 증상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ADHD 여성 수백 명이 의미와 목적 있는 삶을 구축하는 데 사용한 방법도 세심히 알려준다. 창의성과 강한 몰입, 추동력과 공감 능력, 정의감과 직관 등 저자가 주목한 ADHD 뇌의 특성을 읽어가면, 기존의 정해진 방식과 틀에서 벗어나 다른 가능성을 발현하는 "초능력"을 마주한다. ADHD는 한계를 설정하는 제한선이 아니라 뭐든 할 수 있는 "강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ADHD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ADHD 덕분에 성공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같이 다르게 설계된 뇌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의미와 목적을 향한 열망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저자는 ADHD 뇌에 대한 이해와 해결책, 실용적인 특화 전략을 함께 제시한다.

저자는 ADHD 여성들이 자신을 짓누른 거대한 압도감을 이겨내고, 일을 잘 끝낸 뒤 긍정적인 감정을 형성하기로 결심했을 때, "자신의 정체성과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음을 깨닫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저자는 약점에 매몰된 이들이 숨겨진 자신의 초능력을 알아채고, 이를 마음껏 유리하게 사용할 것을 권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나를 잘 알아가는 과정을 만나도록 안내한다.

▲트레이시 오츠카 <잘난 여자들을 위한 ADHD> (박초월 옮김)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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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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