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전 광주교육감의 최측근 A씨가 선거자금 명목으로 현금 4000만 원을 받으면서 돈을 건넨 인사에게 인출 방식을 정해주고, 차량에서는 블랙박스를 끄라고 요구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나왔다. 돈을 건넨 B씨는 금품 제공 사실을 제보한 뒤 인사를 빌미로 회유를 받았다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23일 광주지법 형사10단독 심리로 열린 이 전 교육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와 A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는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지난 7회·8회 지방선거에서 이 전 교육감의 최측근으로써 선거캠프의 아지트 제공과 홍보·정책 등을 도왔으며, A씨와 형제자매처럼 지내던 B씨도 이에 대해 상당한 도움을 줬다.
검찰은 B씨가 2020년 9월 28일과 2021년 1월 5일·9월 7일, 2022년 1월 17일 각각 1000만 원씩 A씨에게 건넸다는 범죄일람표를 제시하며 전달 경위를 확인했다.
B씨는 돈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고, A씨가 돈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선거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B씨는 자신이 금액을 정한 것이 아니라 A씨 요구에 따라 돈을 마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한 검찰 조사에서 B씨는 "A씨가 몇 백만 원은 취급 안하고 1000만 원 이상으로만 취급한다고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에게 현금을 마련할 때는 은행 창구에서 1000만 원을 찾으면 직원이 용도를 묻는다며 ATM을 이용하라고 했다는 진술도 확인했다.
B씨는 돈을 건내는 과정에서 A씨가 차에 타자마자 "블랙박스 녹음되지 않느냐", "블랙박스 꺼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증언도 확인했다.
당시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A씨와 B씨는 이 전 교육감 당선 이후에 각각 교육청 국장과 과장에 임명됐다. B씨는 A씨에게 돈을 줬고, 이후 A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해줘 본청 과장으로 발령받았다는 취지의 검찰 진술도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렸고, B씨는 본청 과장으로 근무하다 더 낮은 직급인 대학교 파견직으로 발령됐다.
B씨는 자신의 파견 인사에 A씨가 관여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라며 자신도 일정 부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A씨가 '비선실세'로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B씨에게 금품 제공 사실을 제보받고 A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난해 5월 22일, A씨의 측근인 한 장학관이 자신에게 찾아와 좋은 보직을 대가로 회유했다는 진술도 확인했다.
검찰이 제시한 당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최씨는 B씨에게 "우리는 원팀이다", "잘못하면 많은 사람들이 엮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씨와 이 전 교육감이 미안해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다음 인사에 좋은 곳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고 회유했다.
B씨는 이 같은 말을 들은 것이 맞다고 인정했으며 "(인사를 빌미로 회유하는 느낌을) 충분히 느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A씨 변호인단은 현금 전달 시간과 장소에 대한 B씨 기억이 불명확하고, B씨가 작성한 금품 전달 명부에도 '선거자금'이라는 기재가 없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다퉜다.
한편 이 전 교육감과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월 15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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