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액 2년 새 2.3배 증가에도 평균 판매단가 42% 하락…국산 품종 상업화율 8.1% 그쳐
국내 잔디산업이 조경·체육시설 수요 확대와 기후변화에 따른 품종 전환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품질인증과 기술지원 체계가 미비해 생산농가가 가격 하락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광주 통합특별시 담양·함평·영광·장성)은 20일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국가 차원의 잔디 품질인증 제도 도입과 기술지원 전담기관 설립 등 산업 육성 대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이 산림청 임산물생산조사와 장성군·한국잔디학회의 국립 잔디연구소 설립 기본 구상 용역 최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잔디 생산액은 2022년 244억원에서 2024년 554억원으로 2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생산량도 같은 기간 1274만㎡에서 3095만㎡로 2.4배 늘었다. 시공·관리·자재 등 연관 산업을 포함한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장 성장세와 달리 농가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전국 평균 잔디 판매단가는 2018년 ㎡당 3092원에서 2024년 1791원으로 42% 하락했다. 고품질 잔디 주산지인 장성군의 현장 거래가격인 ㎡당 4000~5000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이 의원은 국가 차원의 품질·규격 인증체계가 없어 규격에 미달하는 저가 잔디가 유통되고, 이로 인해 시장 신뢰와 정상적인 가격 형성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규격을 표준화할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인증체계 부재는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는 잔디 품종을 평가하고 인증하는 전담기관이 없어 수출을 추진하는 종자·묘 업체들이 미국 국가잔디평가프로그램(NTEP)에 개별적으로 참여해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USGA·NTEP, 영국의 STRI, 북유럽의 STERF 등이 품종 평가와 품질관리 체계를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산 품종의 산업화 실적도 저조하다.
국내에서 품종보호·특허 출원 또는 등록이 이뤄진 한국잔디 62개 품종 가운데 상업화된 품종은 5개로, 비율은 8.1%에 그쳤다. 반면 미국에서는 한국잔디 50개 품종이 상업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수집한 유전자원에서 유래한 '마이어(Meyer)' 품종도 해외 잔디산업에서 활용되는 사례로 제시됐다. 미국 NTEP에 등록된 한국잔디 품종은 2012년 10개에서 2025년 39개로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수입 의존 구조를 보여준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잔디 종자 수입액은 2180만 달러인 데 비해 수출액은 7만4000달러에 그쳤다. 인조잔디 수입액도 755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동안 국립산림과학원이 신품종 개발을 담당해 왔지만, 현장에서는 재배기술 교육과 기술자문 등 실질적인 지원 요구가 컸다.
최근 5년간 접수된 협력 요청 264건 가운데 72%인 190건이 재배교육·기술자문 등 현장지원 관련 요청이었다. 연구개발 성과를 재배 현장에 보급하고 품질인증과 판로 개척까지 연결할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국립 잔디산업 전담기관의 설립 입지로 전남 장성군을 제시했다.
2024년 기준 전남은 전국 잔디 생산량의 91%, 생산액의 88%를 차지한다. 장성군은 전국 생산량의 66%인 2055만㎡, 생산액의 64%인 355억원을 담당하는 최대 주산지로, 전남 전체 생산량의 73%가 장성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잔디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품종 개발에 그치지 않고 품질 표준화와 인증, 재배기술 보급, 수출 지원을 하나로 연결하는 산업 육성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담기관 설립이 실제 농가 소득 개선과 국산 품종의 시장 확대,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이 의원은 "국가 인증체계가 없어 농가가 생산한 고품질 잔디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우리 유전자원으로 개발한 품종의 성과는 미국 등 해외에서 상업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산림청은 장성에 국립 잔디산업 전담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2027년도 예산 반영과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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