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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리야드 공항 이틀 연속 피격…후티, 민간시설 노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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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리야드 공항 이틀 연속 피격…후티, 민간시설 노리는 이유는

제한된 미사일 재고 속 주목도 높은 공항 등 '저비용 고효율' 공격…잃을 게 많은 사우디 '딜레마'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국제공항이 이틀 연속 이란 지원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미사일 재고가 부족한 후티 반군이 방어가 취약하지만 주목도는 높은 민간 시설 공격으로 전략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전날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한 공격으로 파키스탄인 1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11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공항은 10일에도 공격 대상이 돼 미국인을 포함해 13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11일까지 5일간 네 차례나 공격 당한 이 공항은 10일 대규모 사상자 발생 뒤 운항을 중단했다.

민간항공청은 11일 사우디 동부 담맘 킹파드 국제공항도 공격 받았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배후를 자처했다. 후티 반군은 11일 성명을 내 킹칼리드 공항 및 킹파드 공항을 공격했고 이는 지난 24시간 동안 사우디가 예멘 곳곳에 124차례 공습을 감행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잇단 민간시설 공격 및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막지 못하며 사우디 방공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후티 반군의 군사력이 과소평가 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은 2014년 9월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하며 탄도미사일, 대함미사일을 포함한 예멘군 무기고를 물려 받아 군사적 기반을 갖춘 채로 시작했고 지난 10년간 이란 도움으로 군사 역량을 키우고 무기 자체 제작까지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예멘 전문가 파레아 알무슬리미는 후티 반군이 지금껏 "슬리퍼 끌고 다니는 사람들" 정도로 치부돼 왔지만 이제 홍해 봉쇄로 "겨울철 난방비를 2~3배 올릴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미 안보전문 컨설팅사 바샤리포트 설립자 모하메드 알바샤는 후티 반군이 현지 생산 유리섬유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부품을 활용해 대표적 공격용 무인기(드론) '사마드'를 자체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다만 더 복잡한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은 여전히 이란 부품과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티 반군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되는 사거리 2000킬로미터(km) 탄도미사일 '팔레스타인 2', 이란 가드르 미사일을 이름만 바꿔 활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거리 1350~1950킬로미터 탄도미사일 '투판', 장거리 대함 탄도미사일 '아세프'. 순항미사일 '쿠드스' 등 다수의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후티 반군이 보유한 미사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아 국내에서 예멘 정부군과 싸우는 동시에 사우디를 계속 공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킹칼리드 공항 등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약하고 주목도는 높은 민간 목표물에 집중하는 게 관련 방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안보정책·국방 분석가 볼프강 푸슈타이는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에 후티 반군이 보유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가 얼마 남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했다. 따라서 사우디가 하는 것과 같이 표적들에 다수 미사일과 무인기를 발사하는 포화 공격을 할 수 없어, 민간 시설을 상대로 단일 미사일을 집중 발사해 "민간 항공 교통 마비 등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국토 규모를 고려할 때 방공망이 뚫렸다는 평가는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전쟁학 선임연구원 나와프 오바이드는 알자지라에 "아무리 다층적 방공 체계를 구축하더라도 항상 한 개 정도는 뚫고 들어온다"고 봤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4터미널이 정체불명 발사체에 피격됐지만 공항 근처에서 순항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동부 지역에서도 무인기가 요격돼 파괴됐다고 했다.

푸슈타이는 기존 사우디 방공망은 주로 이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제 이러한 방어 체계 일부가 예멘을 향해 재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P> 통신은 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 예멘 담당 선임분석가 아흐메드 나기가 "사우디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사우디를 물러나게 하기보단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결의를 굳힐 수 있다"며 후티 반군의 압박 전술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상황이 지속되면 '잃을 게 많은' 사우디가 '잃을 게 없는' 후티 반군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공항 공격은 당장 11일 리야드에서 개막한 세계석유협의회(WPC) 에너지 회의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사우디는 회의를 강행했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엑손모빌, 토탈에너지스, 쉘, BP 등 주요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불참을 결정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BP가 논평을 통해 "교통 차질"로 인해 참석이 불발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엑손모빌, 토탈에너지스는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고립된 석유 의존국에서 사업 및 관광의 세계적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싶어 하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야망에 정면으로 도전했다"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은 가난한 지역을 통치하는 자신들에게 사우디가 가할 수 있는 피해보다 자신들이 사우디에 입힐 수 있는 피해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 워싱턴 중동연구소 사우디 전문가 F. 그레고리 가우스는 "리야드 공항에 대한 공격은 사우디에 투자하려던 이들을 재고하게 할 수 있다"며 "사우디에게 있어 유일한 현실적 해결책은 이란-미국 간 전쟁이 끝나고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이 이란에 후티 반군이 공격을 끝내도록 하는 약속을 받는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 의견을 얼마나 경청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직접 지원을 피해 왔지만 10일 미국 개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주목됐다.

한편 11일 이란 관영 <IRNA> 통신을 보면 이란 안보수장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이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이란이 제시한 7가지 조건에 대한 답변을 보내왔지만 "불충분"했다며 "이들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미국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도, 협상도 없다"고 재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국이 공개한 전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 국제공항 피격 당시 영상에서 갈무리한 이미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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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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