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3차 공모에 행정력을 집중하면서 사업 선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군에 따르면 단순한 지원금 지급을 넘어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라는 농촌지역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대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농어촌 주민에게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해 기본적인 소득을 보완하고, 지역화폐 등을 활용해 지역 안에서 소비가 이뤄지도록 하는 정책이다.
현재 정부 시범사업은 대상 주민에게 1인당 월 15만원 상당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함평군이 대상지역으로 선정될 경우 주민들의 일상적인 소비 여력 확대와 지역 상권 활성화가 가장 직접적인 변화로 예상된다.
4인 가구를 예로 들면 월 60만원, 1년 기준으로는 720만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 일회성 민생지원금과 달리 매월 지급된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효과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특히 식료품과 외식비, 생활용품 등 필수 소비에 사용할 수 있어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농업인이나 고령층에게도 매월 반복되는 소득 보완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소득의 효과가 단순히 주민들의 가계 부담 완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은 지급된 돈이 얼마나 함평 지역 안에서 소비되느냐다.
지역화폐 사용처가 충분하고 주민들이 지역 내에서 소비할 경우 지원금이 음식점과 전통시장, 소매점, 생활서비스업 등으로 다시 흘러가면서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읍내에 가맹점이 집중되거나 면 단위의 사용처가 부족하면 지역 간 소비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한 업종이 제한되면서 주민들의 선택권이 좁아지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함평군이 사업을 유치한다면 단순한 지급액보다 '지역 내 소비율'과 '소상공인 매출 변화'를 핵심 성과지표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민생지원금과의 정책적 차별화도 과제다.
함평군이 추진해온 민생지원금이 단기간 소비를 촉진하고 주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농어촌 기본소득은 일정 기간 지속적인 지급을 통해 소득을 보완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정책 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두 정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지원 대상과 목적이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한정된 지방재원이 특정 지원사업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재정 부담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사업 초기 주민들의 호응을 얻더라도 장기간 지속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국비 지원이 축소되거나 사업 구조가 변경될 경우 지방정부가 추가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함평군 입장에서는 사업 선정 자체보다 선정 이후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인구정책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함평군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구조적 문제 가운데 하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다. 월 15만원의 기본소득이 기존 주민의 생활 안정에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본소득만으로 청년층의 유출을 막거나 외부 인구를 유입시키기는 한계가 있다.
주거와 일자리, 교육, 의료, 교통 등 정주 여건 개선과 함께 추진돼야 기본소득이 인구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함평군이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역소멸 대응정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업 시행 전부터 구체적인 성과 측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급된 지역화폐 가운데 실제 함평에서 소비된 비율은 얼마인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출은 얼마나 증가했는지, 청년과 귀농·귀촌 인구에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매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또 투입된 군비에 비해 주민소득과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의 효과가 발생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결국 농어촌 기본소득의 성패는 ‘얼마를 지급하느냐’보다 ‘지급된 돈이 지역에서 어떻게 순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함평군이 농어촌 기본소득을 단순한 현금성 지원사업으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화폐를 매개로 소상공인·농업·청년·귀농귀촌 정책을 연결하는 지역경제 선순환 모델로 발전시킬 것인지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함평군민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정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급 이후의 관리와 성과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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