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 맞은 추석 연휴. 모처럼 가족, 친지가 모인 차례상의 화두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지역 정치인들은 저마다 SNS를 통해 이번 명절의 민심을 전달했다.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기대감,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국립의대 신설 갈등, 그리고 치솟은 물가에 대한 시름 등 각종 현안들에 대한 나름의 의견들을 피력했다.
◇'통합 원년'과 '800조 반도체'…미래를 향한 기대감
통합 이후 첫 명절 메시지를 낸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7월 1일 출범 이후 석 달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왔고 하루하루가 치열했다"며 "통합은 행정의 경계, 겹쳐 있던 조직과 기능, 오래 익숙해진 방식들을 풀어내고 새롭게 짜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서두르다 방향을 잃지 않고 머뭇거리다 때를 놓치지 않겠다"며 "지금 뿌린 씨앗들이 시민의 삶에서 제대로 열매 맺도록 더 힘껏 뛰겠다. 다음 설에는 지금보다 더 분명한 변화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은 단연 '반도체'에 집중됐다. 정진욱 국회의원(동남갑)은 "당 지도부의 뜻을 받아 호남 반도체 투자 '현장 실행점검 추진 TF 단장'을 맡았다"면서 "호남의 역사를 바꿀 '천재일우'의 대전환 기회, 800조 원 투자 유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군공항이 있는 광산구를 지역구로 둔 임문영 의원 역시 "반도체 팹이라는 큰 기회를 차질없이 준비해 광산의 확실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힘을 보탰다. 양부남 의원(서구을)도 "지역 핵심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을 집권 여당의 힘으로 추진하겠다"며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국립의대·섬박람회·국회도서관 광주관…해결되지 않은 '뜨거운 감자'
기대감 이면에는 해묵은 갈등도 여전했다. 국립의대 신설 문제는 연휴 기간에도 지역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현안이었다.
목포를 지역구로 둔 김원이 의원은 "서남권 주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뛰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반면 순천의 김문수 의원은 "국립의대 설립의 길이 열리면서 의료 공백 걱정을 덜 수 있는 순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며 순천대 유치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가처분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연휴 민심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각종 논란 속에 개막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도 화두였다. 여수가 지역구인 조계원 의원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며 고향을 찾은 이들에게 박람회장 방문을 적극 권했다.
현직 국회의원과 지역 구청간 갈등양상도 불거졌다. 국회도서관 광주관 후보지로 옛 보훈병원 부지를 추진하고 있는 정진욱 의원과 남구청이 대안으로 제시한 송암공원에 대해 지형과 접근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옛 보훈병원 부지 7800평 가운데 국회가 요구하는 도서관 부지 4200평을 제외한 3600평을 매각하면 남구 부채 379억원을 갚고도 남는다"며 "도서관 유치와 부채 상환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암공원은 도서관이 들어서기 어려운 험준한 산"이라며 "실현불가능한 후보지를 내세워 눈앞의 기회를 날려버릴 것인가.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장사 좀 잘됐으면"…전통시장에서 확인한 '무거운 민심'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단연 전통시장이었다. 안도걸, 정진욱, 조인철, 신정훈, 정준호 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은 저마다 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손을 맞잡았지만, 한결같이 무거운 민생 경제의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정준호 의원(북구갑) "예년보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무거운 마음을 토로했다.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은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 하락을 걱정하는 말씀부터,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답답함, 당 내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쓴소리까지 들었다"며 연휴 밥상머리의 냉정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한편 박지원 의원은 해남과 완도 곳곳의 마을 잔치 노래자랑에 직접 참여하고 주민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는 등 '민생 밀착형' 행보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SNS를 통해서는 난대수목원, 고속도로 등 지역 숙원사업 진행 상황을 챙기고, 최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적한 유시민 작가를 향한 비판의 글을 올리는 등 '노련한 정치 9단'의 면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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