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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발붙일 생각 마라"…국책기관 20대 연구원 죽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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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발붙일 생각 마라"…국책기관 20대 연구원 죽음 이유는?

통일연구원 프로젝트 연구원, 입사 2주만에 극단 선택…통일연구원 "한 점 의혹도 없어 철저히 조사할 것"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 근무하던 연구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측은 철저한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일 통일연구원은 언론 배포문을 통해 "지난 8월 18일부터 본 연구원에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연구원이 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통일연구원은 "유족과 협의 하에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 등과 관련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유족과 협의 하에 연구원 내외부 인사가 고르게 참여하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조속히 구성․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조사위원회에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요구되는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 이 모 씨가 사망한 배경을 두고 유족들과 지인은 연구원 내에서 상사로부터 폭언과 압박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씨의 어머니 최 모 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씨가 연구원 특정 상사에 대해 "간호사들 '태움' 같은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이 씨의 상사가 이 씨에게 "'대한민국 정보 장교였다는 게 이 따위야' 라는 말까지 했다고 하더라"라며 "(사람을) 이렇게 묵사발을 만들어 놓으면 살 수가 있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 씨는 통일연구원 입사 전에 ROTC로 군 복무를 수행했고, 이후 북한학 관련 석사 과정을 밟은 뒤 통일연구원에 2주 전 들어왔다.

이 씨와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지난 1월부터 같이 거주하고 있다는 박 모 씨는 이 씨가 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교육 과정도 없이 바로 업무에 투입돼 혼란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박 씨는 "그런 와중에 (이 씨의) 상관, 부장은 실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여기서 잘못하면 다시는 북한학계에 발 붙일 생각하지도 말라는 폭언을 (출근) 첫날부터 했다고 했다"면서 이 씨가 "나 취업사기 당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이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밤 10시경 상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40여 분 동안 이 씨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제 불찰입니다' 라고 말하며 싹싹 빌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이 씨가) 제가 먹는 약을 한 번에 입에 다 털어 넣으면 편안하게 갈 수 있지 않겠냐라고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이 씨가 "3억 예산 프로젝트를 (계약직) 연구원 3명이 다 프로그램을 짜고 기획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통일연구원은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 무조건 완벽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으면은 여기 있을 가치가 없다, 학계에 있을 가치가 없다"는 식의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이 씨가 월요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고도 했다면서 "그 힘든 군 생활도 버텼는데 여기 와서는 2주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납득이 안 된다. 힘든 생활도 몇 년을 버텼는데"라며 "직장 내 괴롭힘 말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씨의 누나인 이 모 씨도 "원래 동생 집에 자주 놀러가는데, 이 일이 있기 일주일 전에 엄마의 전화가 와서 동생이 직장 일이 힘든 것 같은데 너가 좀 이야기 해줘라고 해서 동생 집에 갔다"며 "직장에서 보통 안 좋은 상사 만날 때 나오는 이야기를 하길래 어느 회사나 다 똑같구나 생각했는데 (괴롭힘이) 심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우리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굉장히 실망스럽다"라며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전면적으로 연구 기관 및 공공 기관의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프레시안>은 이와 관련 통일연구원 내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 통일연구원 CI. ⓒ통일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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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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