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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급여화 추진하겠다'는 정부, 그런데 '사적 간병'과 큰 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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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급여화 추진하겠다'는 정부, 그런데 '사적 간병'과 큰 차이 없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간병 급여화는 환자 본인 부담금 감소와 간병의 질 향상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공약대로 요양병원 간병서비스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갑다. 지난 7월 28일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간병서비스 급여화 추진방향을 발표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뒤늦게 정부 자료를 살펴보면서 큰 방향에서 동의하면서도 몇 가지 우려스러운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요양병원 간병급여화 추진방향과 내용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개선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따져 보고자 한다.

요양병원 간병급여화 제한적 추진, 필요하다

정부는 요양병원 간병급여화를 모든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2024년 현재 요양병원수는 1342개소이고 병상수는 26만4000병상이다. 이중 최대 500여 개소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 8만 5000명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제한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요양병원의 병상수가 수요보다 과도하게 많이 공급되어 있고, 입원환자중에는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이나 단순한 요양보호를 목적으로 입원하는 경우로 실제론 요양시설에 입소해야할 환자들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요양병원 간병급여화는 모든 요양병원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입원 환자중 의료 필요가 높은 환자이면서 장기요양 1~2등급으로 판정된 환자, 치매나 파킨슨 환자 등에 제한적으로 급여화를 추진한다. 요양병원 병상수가 타 국가대비 2~3배로 과도하게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26만 병상 중 3분의 1 수준인 8.5만 명에 한정하려는 정책은 타당하다고 본다. 모든 요양병원에 대상으로 할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유도하게 되어, 탈시설화와 재가에서 통합돌봄이라는 흐름과도 배치되고, 요양시설과의 경쟁구도로 인한 전달달체계의 혼선도 우려될뿐 아니라, 간병급여화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의 요양병원 간병급여화, 사적 간병 부담 완화 담보 못하고 있어

필자가 우려하는 바는 다른 데 있다. 요양병원 간병급여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사적 간병으로 인한 높은 환자부담을 줄이는 것과 양질의 간병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에 있다. 동시에 간병인 시각에서는 24시간 노동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맞는 노동권 보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있을 것이다. 과연 이에 부합하는 정책이 제시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요양병원 간병서비스 급여화는 적지 않은 사회적 재원이 소요된다. 간단히 정부가 제시한 자료만으로도 얼마가 소요되는지 계산이 가능하다. 정부가 제시한 간병수가는 일당 최소 6만3971원에서 최대 11만1949원이다. 간병 1인당 환자수(4인~6인)나 교대방식에 따라 수가차이를 두었다. 이때 환자본인부담률을 20%로 한다면, 월 환자의 본인부담액은 최소 38만 원에서 최대 67만 원을 부담하고, 환자본인부담률을 30%로 높이면, 월 환자의 본인부담액은 최소 57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에 이른다. 이를 사회 전체적인 비용을 계산하면, 최대 8.5만 병상에 적용할 때, 간병서비스 급여화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본인부담금 포함)은 연간 최소 1조 9847억~3조 4732억 원이 소요된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발생한다. 수 조 원의 재원 투입으로 요양병원 간병급여화를 하려는데, 간병급여화 후 환자본인부담금이 간병급여화 이전의 사적 간병 시절의 부담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지금도 요양병원은 사적 간병이지만, 6인실 혹은 8인실 당 간병 1인이 공동 간병 형태를 하고 있어, 급성기 병원처럼 1인당 사적 간병을 고용하는 경우와는 크게 다르다. 대략 6인실은 월 60~70만 원 내외, 8인실은 50만 원 내외다. 병실의 환자들이 N분의 1 부담으로 간병인 1인의 월급을 부담하는 구조다. 정부의 예시대로, 요양병원에 4인실에 입원하고, 환자본인부담률을 30%라면 월 환자부담은 100만 원이다. 여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더구나 정부는 간병급여화로 발생하는 환자본인부담금은 연간본인부담금 상한제에서도 제외하겠다고 한다. 이를 고려하면 간병급여화로 인한 환자의 입장에서 도대체 무슨 이득이 있나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사적 간병보다 무엇이 좋아지는 건가?

물론, 간병인의 노동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 2교대 혹은 3교대로 주 40시간과 그에 따른 처우가 보장되므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긍정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문제삼고자 하는 건 전혀 아니다. 간병인의 주 40시간은 지켜져야 하고, 의료기관은 간병인을 직고용해야 한다.

요양병원 간병급여화라는 제도화를 통해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현재의 사적 간병비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과 간병서비스의 질이 좋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정부의 추진 방향을 보면, 이를 담보하고 있지 못하다.

간병수가, 공급자의 시설이 아닌 간병필요도에 따라 결정해야

사적 간병비를 줄이려면, 환자본인부담금은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 그러려면 수가설정의 기준을 정비해야 하고, 낮은 본인부담률과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 우선 정부의 간병수가는 간병인 1인당 4명 혹은 6명을 설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의문이 있다. 급성기 병원에서의 통합간호간병에서도 간호사 1인당 환자가 종합병원 기준 10명을 표준으로 하고 있다. 요양병원의 간병인의 환자 담당자수가 종합병원 입원환자 간호사 1인당 환자수보다 훨씬 적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요양병원의 간병인 노동강도가 종합병원 입원환자 간호사의 노동강도보다 배이상 높다고 보긴 어렵다.

예외는 있을 수 있다. 환자의 간병 필요도에 따라서, 간병인 1인당 2명도 벅찰 수 있고, 간병인 1인당 8명 10명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것은 간병 필요도의 높고 낮음에 따라 결정될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간병수가 설정을 환자의 간병필요도가 아닌 4인실이냐 6인실이냐를 두고 수가를 설정한다. 정부는 8만 5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간병급여화하겠다고 하는데, 이들은 주로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들이다. 의료 필요도와 간병 필요도는 다르다.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라면, 간호사와 같은 의료 인력이 더 필요하고, 간병 필요도가 높은 환자라면, 간병 인력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를 구별하지 않는다.

이런 잘못된 간병수가 설정 방식은 급성기 병원의 통합간호간병 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합간호간병 수가도 환자의 간병 필요도가 아닌, 통합간호간병 병동에 입원하면 무조건 간호간병수가가 매겨지는 방식이다. 그러니 발생하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정작 간병이 필요한 환자들은 통합간호간병 병동 입실을 거부당하고 사적 간병으로 내몰리고, 굳이 간병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 중심으로 간호간병 병동에 입원시키려는 유인이 작동하고 있다. 정작 간병이 필요한 환자는 사적 간병으로 내몰리고, 간병이 불필요한 환자는 간병 급여가 부과되고 있는 현실이다. 간병이 필요한 환자에게 안가고 불필요한 환자에게 제공된다면, 이건 사회적 낭비다.

요양병원 환자의 간병수가도 통합간호간병 수가와 비슷하게 매겨진다. 4인병실에 입원하느냐, 6인실에 입원하느냐가 간병수가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에서도 간병필요도가 매우 높은 환자들은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어 사적 간병을 쓰도록 할 것이고, 간병필요도가 낮은 환자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간병 수가를 설정하는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간병 수가는 공급자의 시설 기준보다 환자의 간병 필요도에 따라 결정되어져야 한다. 간병필요도가 높은면 높게, 낮은면 낮게 설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환자에 따라 간병 필요도가 높은 환자라면 4인실에, 낮은 환자라면 8인실도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간병급여화, 환자부담률 낮추고 연간본인부담상한제 포함해야

환자본인부담률은 20%가 적용되어야 한다. 외래는 30%이고 입원은 20%의 본인부담률이 부과되는 게 현재의 수가체계다. 또한, 환자의 본인부담액은 연간본인부담 상한액에 포함되어야 한다. 연간본인부담상한제란 급여 대상에서 발생하는 환자 본인부담금이 연간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전액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제도로 현재 작동중이다. 정부는 간병급여화시 발생하는 본인부담금을 연간본인부담상한제에서 제외해서는 안된다. 간병급여도 급여이니 만큼, 포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병의 질을 높이려는 정책이 부족하다. 지금도 요양병원이나 급성기 병원에서 사적 간병을 담당하는 간병인은 간병에 대한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간병인 대부분이 간병 업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있지 못하다. 심지어 환자나 의료진과 의사소통도 안되는 간병인도 존재한다.

간병인, 국가 자격화로 질관리 기반 마련해야

간병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적 비용이 크게 들어간 만큼, 간병서비스의 질도 개선해야 한다. 이에 필자는 간병인의 자격을 제도화하고 국가 자격화할 것을 제안한다. 일정한 교육과 실습을 통해 간병인에 자격을 주고, 그 자격을 국가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자.

요양병원 간병급여화, 반드시 추진해야할 정책이지만, 지금의 정부 정책은 우려스럽다.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도 아직 추진 방향을 제시했고, 그 구체적인 방안도 아직 마련 중이니 만큼, 위에서 지적한 우려점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하고 개선하기를 바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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