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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중개소 운영설', 민주당이 공당이라면…

[정희준의 어퍼컷] 민주당의 가치는 '의리'인가?

민주당이 17일 품위유지·직무성실·청렴 의무 위반으로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관련하여 조응천 의원은 만시지탄이라고 했다. 사실 김남국 의원의 '코인사태' 이후 민주당이 보인 모습은 무기력하고 무책임해 보였다. '저 당이 공당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김남국 의원 본인이 진상조사에 임하겠다고 해놓고는 탈당을 해버렸다. 그는 여러 곳에 의견을 구한 것으로 보이는데 당 지도부와도 당연히 교감을 했을 것이다. 탈당을 말렸어야 했고 탈당을 선언했어도 번복하게 했어야 한다. 그것이 공당이다.

진상조사, 윤리감찰 중에 탈당계를 수리하는 정당?

그가 탈당하는 바람에 당의 진상조사와 윤리감찰도 중단됐다. 본인이 약속한 가상자산 매각도 오리무중이 됐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한다. 대단히 무책임한 발언이고 비겁한 변명이다. 2021년 부동산 투기 의심 민주당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 조치가 내려졌을 때 5명이 탈당계를 냈으나 당이 수리하지 않은 바 있다.

진상조사와 윤리감찰이 진행 중임에도 그 당사자가 제출한 탈당계를 수리한 것은 비리 연루자를 도망가게 풀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교사 포함 공직자는 문제가 있어 감사나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사직서를 제출할 수도 없고, 이를 수리할 수도 없다. 심지어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경찰청, 검찰청, 국세청, 교육부 등 국가기관의 신원조회를 거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후에야 최종적으로 사직서가 수리된다. 공직자는 사직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문제가 되고 있는 자금 출처와 불법성에 대한 해명이 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신분으로 저지른 행위이기 때문에 당은 이를 끝까지 조사해서 밝힐 의무와 책임이 있다. 게다가 본인이 "다시 돌아오겠다"는 선언까지 하지 않았나. 안타깝더라도 일단 문제가 드러난 이상 공당이라면 대응하고 합당한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중개소 운영하며 수수료 챙긴 것 사실인가?

가장 심각한 문제는 김 의원이 LP(liquidity provider)로서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그가 중개거래소를 운영했다는 것으로 만약 그가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면 이는 명백한 겸직 금지 위반이자 영리활동 금지 위반이다. 공직자에겐 중징계감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현직에 있으면서 브로커가 되어 돈벌이에 나선 것이다. 이는 에어드롭과 또다른 문제다.

이런 그가 조사에 응하겠다고 호언해 놓고는 거래소, 전자지갑, 거래 종목, 수익 현황 등 조사에 필요한 기본 자료들도 제출하지 않은 채 탈당했다고 한다. 연락도 잘 닿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민주당은 '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그것도 기록으로 남겨야

조사를 회피하는 자들에겐 문서로, 이메일로, 문자로 연이어 통보하고 내용증명으로 전달하면 된다. 저녁시간에 문서전달하는 우체국 서비스도 있다. 무엇보다 김 의원 사무실은 지금도 여의도 의원회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그 의원실 보좌진들은 갑자기 유령이라도 됐다는 말인가. 회신이 없다는 핑계를 내세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회신을 하지 않으면 그마저도 기록으로 남겨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음을 추후 징계 여부나 양정에 참고하면 된다.

'돈봉투 논란' 때도 그랬지만 국민들에게 뻔히 보이는 문제를 뭉개고 가려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다. 돈봉투 논란은 진상조사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대 다수당이 이래도 되나? 중소기업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민망한 탈당과 복당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습관성 탈당'은 이제 민주당의 고질병이 된 듯하다. 당이 무슨 여관방인가?

이제 민주당의 가치는 '의리'인가?

특히 '프로테고 막시마(악마들로부터 거대한 보호막을 치는 주문. 박찬대 의원)',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양이원영 의원)', '제발이지 사냥하지 말자. 우리끼리라도(유정주 의원)' 등 민심보다도 동료 의원을 우선 챙기는 민주당 의원들이 걱정이다. 686정치인들은 그래도 자기들끼리 있을 때만 의리를 이야기했는데 지금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은 대놓고 의리를 외친다.

한때 많은 국민들은 "그래도 새누리당 보다는..."이라며 민주당을 선택했었다. 그러던 것이 "50보 100보"로 바뀌더니 곧 "여기가 더 심하네"라는 실망감으로 또 바뀌었다. 민주당은 계속 이렇게 진화하는 것인가? 양심은 물론 상식조차 사라져버리고, 국민보다는 자기들끼리의 의리만 남은 민주당. 얼굴마저 두꺼워져서인가, 이제는 잘못하고 탈당하면서 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김남국보다 민주당이 더 걱정인 이유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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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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