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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세종시 내전' 한복판에서 '개헌'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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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세종시 내전' 한복판에서 '개헌' 본격화

정두언ㆍ이재오 '신호탄', 이명박 '화룡점정'…격랑 불보듯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개헌'을 언급했다. 여당의 세종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변수가 튀어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권력투쟁은 세종시 논란에 이어 개헌까지 맞물릴 경우 폭발력이 배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한나라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제 남은 과제는 선거법을 개혁해야 하고 행정구역 개편을 한다든가, 또 제한적이지만 헌법에 손을 대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다시 개헌카드 꺼낸 MB

이 대통령은 "정치를 선진화시켜야 하는, 기본적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러한 문제도 한나라당이 중심이 되어서 국회에서 논의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 개헌론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 대통령도 지난 해 8.15 연설과 올해 신년연설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헌 문제를 제기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 11월 "개헌을 한다면 앞으로 1년 안에 해야 한다"고 시점까지 특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정치현안으로 인해 물밑에 잠복해있던 개헌 이야기가 수면 위로 튀어오른 것은 극히 최근으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물꼬를 열었다.

친이 직계인 정두언 의원은 최근 <중앙일보>가 보도한 정치리더 34인 설문조사에서 '차기의 향배'를 묻는 질문에 아예 "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해 연말 대통령으로부터 개헌논의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금년 연말까지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화룡점정'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제한적이지만 헌법에 손을 대는 과제'라고 언급했듯, 앞으로의 개헌논의는 전면적 개헌보다 권력구조에만 손을 대는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론'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 즉 차기부터는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키거나 아예 대통령직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된다.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 진영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친박 의원들은 공공연하게 "친이가 내각제를 들고 나오겠지만 절대로 못 받는다"면서 "재적 국회의원 2/3 찬성이 필요한 사안인데 될 리도 없다"고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오찬에 배석했던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개헌 이야기가 있었던가"라면서 "선거구제, 행정구역개편 등과 한꺼번에 이야기가 나와서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의원들이 없었다"라고만 전했다. 이날 오찬에는 허태열 의원 등 친박계 의원도 참석했다.

한편 이동관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개헌문제는 정치 선진화 과제 중의 하나로 예를 든 것"이라면서 "갑자기 개헌에 힘을 준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은혜 대변인도 "개헌을 포함한 정치 선진화 추진의 필요성을 원론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며 "특별한 시간표가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한나라당 당직자들을 청와대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어떻게 잡은 정권인가…우리가 '한나라'라는 생각 가져야"

여당 내의 세종시 논란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여러 사안과 정책을 두고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나라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중심에 놓는다면 정치가 해결할 수 없는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당이 정말 나라를 위해서 마음을 열고 공생해야 한다"며 "남의 당도 아니고 우리가 어떻게 해서 정권을 잡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결과적으로 더욱 단단한 한나라당이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서로 심하게 토론하고 싸우더라도, 싸우고 난 다음에 '그래도 사람은 괜찮다'라고 허허 웃을 수 있다는 마음이어야 한다"면서 "가슴에 맺히는 말은 적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토론을 격렬하게 하더라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나라당이라는, 문자 그대로 '한나라'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그러면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도 벗어날 수 있고, 어려운 것 같지만 어려운 것을 딛고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책임의식을 우리 한나라당이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우리가 힘을 합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국민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그런 자세를 가질 때 국민들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겠느냐"고 거듭 '화합'을 주문했했다.

"평가는 퇴임 이후, 한참 뒤에 받으면 된다"

이날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소회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벌써 2년이 되었다'라고 하지만, 나는 남은 3년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할 기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단임이지만 5년을 10년같이 일하려고 한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하루도 헛되는 일 없이 선진 일류국가의 기초를 닦아 다음 정권이 승승장구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3년, 어떻게 보면 긴 세월이 남았다"면서 "지난 2년을 보면 3년이 정말 긴 세월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올바르고 매우 정직하게, 매우 성실하게 해 나가면 결국 평가는 이후에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평가가 안 되어도 퇴임 이후, 또 퇴임 한참 후에 (평가를)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남은 3년도 협력해 달라. 저도 열린 마음으로 국정을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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