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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할 말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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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할 말 하겠다"

"李대통령은 우리사회 '성공모델'"…李대통령 "정치는 결과"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는 29일 "좌와 우, 동과 서, 부와 빈의 양극단 사이에 코페르니쿠스적 인식의 전환을 통한 조화와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중앙정부청사 별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큰 소리에 굴하지 않고 작은 소리를 크게 들으며, 낮은 곳을 보듬고 흩어진 민심을 한 군데로 모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지금처럼 갈등과 대립이 지속된다면 선진일류국가 건설이 늦어질 뿐 아니라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한 발짝씩 물러서야 한다"고 했다.

'통합'과 함께 경제학자로서의 소신과 정책 추진 방식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정책의 성공 여부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세심한 일처리에 있다"면서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막는 예방행정, 책상머리보다 서민의 실생활에 그러면서 밀접한 현장행정, 작은 것을 먼저 챙기는 피부행정, 화려한 시작보다 꼼꼼한 마무리를 중시하는 내실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특히 "국민의 편에서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공직자 여러분과 현장을 함께 뛸 각오가 돼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으며 국민에게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혜택을 받는 분야는 경쟁을 촉진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이나 서민층에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는 첨단 금융자본주의의 허와 실을 가르쳐준 반면교사"라며 "경제를 공부하고 화폐금융을 전공한 제가 대통령의 부름을 시대의 소명으로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 중심의 경제질서는 신흥국의 등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며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경제권력의 대이동은 위기이자 호기"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남북분단에 이념대립과 지역갈등이 중첩되고 지역, 계층, 노사간 갈등이 뒤엉켜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도약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역경을 극복하고 오늘을 만든 우리시대의 성공모델이고 저 역시 어린시절 도시락도 가져가기 어려운 집안에서 성장했다"며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사회적 약자도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꿈을 성취할 수 있는 약속의 땅, 희망의 땅으로 계속해서 뻗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모방에서 창조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위기적응능력을 키워주어야 미래형 인재가 길러진다"며 "신의와 신뢰, 성실과 정직을 중시하고 감성과 창의성을 존중해야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파트 평수와 자녀의 석차를 삶의 목표로 삼는 닫힌 사회에서 탈피해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다원화된 사회로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한편 "지금 저는 옷깃을 여미고 어제의 제 자신을 냉철히 돌이켜 보면서 벼랑 끝에서 한 걸음 더 내디디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험한 길이 나타나면 제가 앞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李대통령 "선거제도 개편"…鄭총리 "잘 유념하겠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신임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고생 많았다"면서 험난했던 인사청문회를 거친 정 총리를 격려한 뒤 "공직이란 국민에게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자리다. 결국 정치는 결과로 말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면 국민들에게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며 "함께 뜻을 보아 열심히 해 보자"라고 당부했다.

이에 정 총리는 "열심히 보필하겠다"며 "어쨌거나 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심려를 끼쳤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인사청문회에서 격돌했던 여야 정치권에 이야기는 선거제도 개편과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두 사람의 공감대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특정 지역에서 여야 당선자가 나올 수 있도록 우리 선거제도가 바뀔 필요가 있다"며 "선거제도,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선 이미 제안을 했다"고 재차 강조하자 정 총리는 "잘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 대통령이 최근 G20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자 정 총리는 "일주일 동안 강행군을 하셨는데, 건강은 괜찮으신지 걱정도 됐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환담은 약 15분 정도 이어졌다. 한 배석자는 "정 총리는 아주 겸손하게 예의를 깎듯이 갖추면서 대통령을 잘 보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세종시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이 배석자는 "곧바로 정 총리의 취임식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말씀을 나눌 틈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승수 "촛불시위가 정부 흔들고 국가 혼란케 해"

한편 한승수 총리는 이날 가진 이임식에서 자신의 총리 취임 직후의 촛불 정국을 거론하며 "의도적인 거짓 정보 제공으로 촉발된 100일 간의 촛불시위는 채 자리도 잡지 못한 이명박 정부를 심하게 흔들고 국가를 혼란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외의 각종 위기와 불안에 슬기롭게 대응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먼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회복기에 진입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녹색 뉴딜정책을 추진해 일자리 만들기와 경제회복에 최선을 다하면서 인류의 미래가 걸린 기후변화 문제를 우리나라의 새로운 발전체제 내에서 해결하기 위한 이론적 기틀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난 1년 7개월에 걸쳐 국가발전의 포석은 놓여졌다. 이제 중반전과 끝내기는 뒤에 오는 분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어 "비록 몸은 떠나지만 언제 어디서든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 여러분을 늘 성원할 것"이라며 이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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