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대통령 하야하면 대선 빨리하면 된다"

"우리가 내려오라 할 수는 없지만…"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28일 "노무현 대통령이 그만 두면 대선을 빨리 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 모든 국민들이 대통령 선거 빨리 하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이) 조기하야를 하면 헌법적 절차를 밟으면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린 민주주의 국가니까 지금 임기가 남아 있는 대통령을 내려오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아이구, 내가 4년 동안 이렇게 해 왔는데 앞으로 나머지 1년 동안 국민들에게 고통과 불안을 주느니 내가 빨리 그만 두겠다'고 한다면 그건 또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한 "정부여당의 지지도가 8% 내외면 100명 중 8명만 지지한다는 것 아니냐. 이래 가지고 정권 유지가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의 이 같은 주장은 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중도 하야를 언급한 것과 맞물려 묘한 파장을 낳았다.
  
  헌법 제68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사망, 대통령의 사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 대통령 당선무효 등의 판결을 받은 경우인 대통령 궐위 시에는 60일 이내에 '궐위에 따른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때 선거를 통해 선출된 후임 대통령의 임기 규정은 없으나, 5년의 임기를 새로 보장받는다는 게 헌법학자 다수의 견해다.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이 잔여임기만 채우는 것과는 다르다.
  
  이에 따라 이 최고위원의 주장은 최근 지지율 단독선두를 보이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으로까지 번졌다. 이 최고위원은 이 전 시장과 가까운 당내 인사로 분류된다.
  
  반면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대책 회의에서 "이 정권에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 다만 남은 일 년을 잘 버텨 달라. 그래야 국민들의 혼란이 덜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