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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예술의 아름다운 만남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3〉
3월 22일에 국회에 갔었습니다. 국회 방문이 처음이라 어리둥절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시베리아로 유라시아 대장정길을 떠나기 위해 국회 앞 광장에는 간 적이 있었지만 국회의사당 안에 들어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방문증을 받아서야 겨우 들어갔어도 짜
김봉준 미술가
2006.03.24 19:47:00
위대한 정적, 숲의 영혼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2〉
숲에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평소 말수가 적습니다. 숲에 사는 동물처럼 조용히 삽니다. 때로는 동물들과도 이야기를 나눕니다. 물고기가 하는 말도 듣고 물고기 사람 말을 알아본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넉두리를 잘합니다. 숲에 있는 모든 것은 사람이라며 말을 건
김봉준 화가
2006.03.18 13:16:00
그런다고 꽃 피고 새가 오나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1〉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누구와도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침묵, 사람들을 피하여 텅 빈 지평선 보이는 들에서 홀로 걷고 싶을 때가 있다. 숲으로 들어가 나무 그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깊은 한숨 휘~ 쉬고
2006.03.09 17:54:00
"희망은 그런 건가 봐"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0〉
봄비가 부슬부슬 내려요. 구수한 흙내음이 물씬 풍기네요. 부슬비를 맞으며 은빛 노을 진 골짜기 따라 산길을 걸었습니다. 이 싱그러운 공기, 혼자 즐기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서울 사는 친구들에게 한 아름씩 싸다가 선물로 주고 싶어요. 흡사 속살을 밟고 가듯 대지가 부드
2006.03.02 11:36:00
오늘도 잃어버린 그림을 찾아 두리번거립니다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9〉
샘처럼 솟아나서 조수처럼 일렁거린다. 손은 춤사위 발은 춤도둠 후미진 구석마다 바람이 일면 보이지 않던 그대는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시나 옥중 춘향이 임 만난 듯 얼굴만 봐도 웃음 절로 난다 손만 잡아도 눈물 글썽 살아온 세월이 설움처럼 밀려오네 해방으로 자유로
2006.02.24 15:36:00
농부와 영화인이 연대하는 문화적 가치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8〉
들판을 지나고 산골짜기 길 따라 화실로 갔습니다. 아직 여기는 추운 산골의 겨울입니다. 논에는 흰 눈이 얼어 있고 바람은 세찹니다. 들판에는 한해살이 풀들이 어지러이 죽은 채 누워 있습니다. 겨울은 죽은 식물들의 시체들과 잠자는 나무들이 침묵하는 계절입니다. 봄이
2006.02.17 11:51:00
춘설처럼 사라지는 아시아의 영혼들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7〉
자고 일어나니 간밤에 눈 내렸습니다. 산천이 새하얀 눈을 덮어써서 더 신령스럽습니다. 나는 눈 오는 날이면 산으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흰 눈과 함께 살던 10여 년의 산골이 벌써 추억처럼 생각납니다. 눈처럼 해맑은 영혼이 그리워서 산에 올랐는데 큰 숨 들이마시니 숲에
김봉준 작가
2006.02.10 14:29:00
무너진 자연의 나라 마을굿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6〉
"우리 굿패가 들어가면 만복이 따라 들어오고, 우리 굿패가 나가면 만액이 따라 나간다고 하였는데, 굿 한 상 푸지게 치고 가세~. 오방신장 합다리굿에 명가복가로 굿을 치세~. 갠지게 갠지게 갠게 갠지게."소시적 풍물굿에 빠져 돌아갈 때 전북 임실 필봉굿 치던 대보름날이
2006.02.02 17:11:00
"돌아가야지 천명의 고향으로…"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5〉
"돌아가야지, 天命의 고향으로." 지금부터 1600년 전 도연명의 시 귀거래사의 앞부분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던 자기 심정을 노래했습니다. 도연명은 10여 년에 걸친 관료생활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나이 마흔 하나 때입니다. 그는 팽택 현령이 된 지 겨우 80여
2006.01.27 16:19:00
사람을 향하는 시장문화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4〉
올해는 겨울이 유난히 춥습니다.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척 고생스러운 계절입니다. 꼼짝없이 밖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원주 재래시장 아줌마들이 대단합니다. 나 같으면 그 추위에 1시간만 앉아 있으라고 해도 도망 갔을 겁니다. 나는 유난히 추위를 잘 타기도 하지만 하
2006.01.20 12: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