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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라디오에선 미국 음악이 흘러나오고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7> 쿠바, 마딴사스 가는 길
눈금이 바닥을 치기 전에 가까스로 주유소를 찾을 수 있었다. 시에라 마에스뜨라를 나와 기름을 넣고 시동을 거니 어느새 해는 떨어져 있었다. 어두운 밤길을 달렸다. 가끔 작은 도시들을 지나쳤다. 바닥이 너덜너덜한 이차선 도로가에서 사람들이 간혹 발견된다. 도시로 들어서면 어김없이 즐거운 표정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악을 듣거나 춤을 추고 술을 마시는 풍
사진=손문상, 글=박세열
2008.08.14 10:26:00
"쿠바인은 역사를 잊지 않는다"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6> 쿠바 시에라 마에스뜨라 - 下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산은 높지 않았지만 험난했다. 길은 좁고 빽빽한 나무들 틈바구니로 안개가 뱀처럼 기어다닌다. 병원을 들른 후 라디오 레벨데를 목적지로 삼았다. 약 1080미터 정상에 위치한 라디오 레벨데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또 미끄러웠다. 중간에 관리인 한 분과 농부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신기한 이방인을 향해 기꺼이 웃음을 날려준다. 라디
2008.07.30 09:17:00
"미국은 군인을 만들고 쿠바는 의사를 만든다"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5> 쿠바 시에라 마에스뜨라
"호르헤 루이스 깔라 시스네로입니다.(Jorge Luis Cala Cisnero)입니다. 그냥 조지(George)라고 불러주세요. 그런데 안타깝네요. 보다시피,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어요. 그리고 이틀 전부터 입산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시에라 마에스뜨라(Siera Maestra)는 험준합니다. 어제도 큰 바위 덩어리가 산에서 굴러 떨어져 도로가
2008.07.28 10:00:00
"쿠바에서 인터넷 써보니…"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4> 쿠바 바야모
나는 가브리엘라 앞에서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만 믿어. 차를 잡을 수 있을 거야." 나는 꼬깃꼬깃 접어 주머니에 박아놓았던 10뻬소짜리 지폐를 한 장 꺼냈다. 무표정한 독립 영웅 막시모 고메스가 차를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따구아스꼬(Taguasco) 시에 있는 주유소를 들락거리는 차량은 그리 많지 않다.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2008.07.12 13:09:00
"혁명은, 그래서 혁명이다"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3> 쿠바 산따끌라라
3뻬소짜리 백동전을 하나 꺼낸다. "20쎄우쎄만 주세요." "20쎄우쎄요?" "네, 저에겐 딸린 동생이 다섯이나 된답니다. 이 아이들을 먹여야 해요." "모든 이들이 이 동전을 원하지 않나요?" 동전 앞면에는 체 게바라의 얼굴이 다소 투박하게 새겨져 있다. 그리고 체 게바라의 머리 위에 새겨진 글귀 '조국이 아니면 죽음을(PARTRIA O MUER
2008.07.10 09:46:00
"쿠바, '픽션'을 벗고 속살을 보이다"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2> 쿠바 아바나 (下)
☞이전 기사 (쿠바, '땀내음 배인 자유'의 나라 : 쿠바 아바나 上편) 보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지만, 뭔가 아쉬웠던 우리는 다시 24시간 편의점을 찾았다. 아침에 본 직원은 또 바뀌어 있었다. 밤에 두 명, 아침에 두 명, 저녁에 두 명, '이 가게는 점원이 도대체 몇 명일까?' 해서 물었다. "매니저 두 분과 점장을 포함해서 11명이예요
2008.07.07 10:12:00
"쿠바, '땀내음 배인 자유'의 나라"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1> 쿠바 아바나 (上)
공원 벤치의 밤이 깊어간다. 우리는 여전히 부까네로(Bucanero) 맥주를 마시고 있다. 2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키에 허우대가 큰 멋쟁이 흑인 친구 하나가 우리를 보고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친구?(남미에 가면 모두가 그냥 '친구(Amigo 혹은 Amiga)'로 불린다.)" 호구조사를 대충 마치고 우린 이 친구에게 직업을 물었다. "호텔에서
2008.07.04 22:12:00
"반미 엔터테이너? 혹은 새로운 사회주의?"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20> 베네수엘라 까라까스
"얼마라고요?" "방금 달러로 계산하신다고 그랬죠?" "그랬죠." "그러니까 얼마라고요?" "70달러(setenta dolores, 세뗀따 돌로레스)요." "60달러(sesenta dolores, 세센따 돌로레스)요?" "아뇨, 잘 들어보세요. 세센따가 아니라 세~뗀~따~요." "세상에. 알겠습니다. 다른 택시를 구해보죠." 이럴 때일수록 최고의 연기력이
2008.05.26 07:40:00
"시계는, 아직 멈춰 있다"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9> 레띠시아
전원이 나갔어. 우린 메일 확인을 위해 여행객들로 가득 찬 피시방에 앉아있었고, 사람들은 각자의 언어로 특유의 감탄사를 내뱉어들 댔지. 메일 확인을 막 마친 후였던 우리는 주인장이 이용 요금을 어떻게 받아낼 수 있을 지에 관해 잠깐 우려했으나, 카운터에 홀로 빛을 밝히고 있는 모니터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불식시켰어.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섰고, 요금
2008.05.25 14:25:00
"굽이치는 아마존강 위에 떠 있는 삶"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8>] 아마존
리마에서 아쉬운 작별을 뒤로 하고 우리는 뿌깔빠(Pucallpa)로 향했다. 에르네스또가 체 게바라로 성장한 지점은 아마존 어디쯤이었고, 뿌깔빠는 아마존이 시작하는 우까얄리(Ucayali)강의 상류에 위치한 도시였다. 우리는 뿌깔빠로 가기 위해 안데스를 넘어야 했는데, 이곳은 구스만이 후지모리에 의해 체포됨으로써 과거 명성(?)을 상당부분 잃은 마오주의자
2008.05.14 08: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