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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법안 통과돼도 보호효과는 미미"

단병호 '비정규센터-노동연구원 보고서' 인용해 주장

국회에 계류 중인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될 경우 노동시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정부여당과 노동계는 상반된 입장을 취해 왔다. 정부여당은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될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대폭 개선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비정규직이 대량 양산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돼 현실에 적용됐을 경우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증적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결론은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차별개선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다음달 6일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온 비정규직 법안 논의가 다시 한 번 진통에 휩싸일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단병호 "비정규직 법안 통과돼도 비정규직 보호 효과는 미미"**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은 30일 오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비정규직 법안이 입법될 경우 "차별개선 효과는 제로에 가깝고, 기간제한으로 인한 보호효과는 마이너스"라는 요지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그간 정부여당이 비정규직 법안이 시행될 경우 "차별시정을 통해 현행보다 (비정규직 차별이) 확실히 개선된다"거나 "기간제한을 통해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해소된다"고 주장해온 바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단병호 의원이 의뢰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소장 김성희, 경제학 박사)가 작성한 이 보고서("비정규법안의 비정규직 보호효과에 대한 평가와 대안")는 비정규직 법안 시행시 노동시장에 나타날 수 있는 효과를 △차별금지 조항의 효과 평가 △기간제한의 효과 평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차별금지 조항 효과 '제로'에 가까워"**

먼저 차별금지 조항의 효과를 평가한 대목을 살펴보면, 보고서는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차별시정을 신청해 시정이 완료됐다고 가정할 경우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정규직 대비 51.3%에서 55.8%로 4.5%포인트의 임금격차 축소 효과를 가진다"고 적고 있다.

보고서는 이어 "근속년수가 1년, 2년, 3년을 초과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만 차별금지 조항을 적용할 경우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각각 정규직 대비 53.1%(1.8%포인트 축소), 52.5%(1.2%포인트 축소), 52.2%(0.9%포인트 축소)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평균 4.5%포인트의 임금격차 완화 효과도 현실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차별시정을 위해서는 개별 노동자가 노동위원회에 차별구제 신청을 해야 하는 등 각종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임금격차 완화 효과가 더 줄어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불합리한 차별만 구제한다는 주관적 기준이 차별금지 조항에 포함돼 있고 △비정규직만으로 직무를 구성할 경우 차별의 판단이 어려우며 △차별시정 기간이 길고 예방효과가 없기 때문에 실제적인 보호 효과는 제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박스1〉

비정규직 법안에는 차별금지 조항이 존재한다. 그 내용은 근로조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처우를 금지하고, 차별처우의 개념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규직에 비해 불리한 근로조건을 적용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차별받은 노동자는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할 수 있고, 사용자는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도록 정하고 있다. 노동위원회의 차별시정 명령이 확정됐을 경우 사용자는 이행해야 하고, 거부할 경우 최고 1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하도록 규정했다.(박스 끝)

***기간제한 보호 효과는 오히려 마이너스**

다음으로 기간제한 보호 효과를 살펴보면, 보고서는 "사용자가 선의(善意)를 최대한 베풀어 2년이 지난 후 계속 고용을 했을 때 전체 기간제 노동자 약 255만 명(2005년 8월 기준)의 약 4.5%인 약 11만5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이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약 840만 기준으로 볼 때 약 1.3% 수준"이라며 기간제 법 시행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효과가 일부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전체 기간제 노동자 약 255만 명의 약 6%인 약 15만3000명의 계약해지(해고)가 예상된다"며 "이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약 840만 명을 기준으로 약 1.8%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기간제 법 시행에 따른 기간제 보호효과를 추정해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비율보다 이 법 시행에 따른 계약해지되는 노동자 비율이 높은 만큼 기간제 법 시행은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박스2〉----------------------------------------------------------------------------------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에는 사용자가 기간제 노동자를 2년을 초과해 사용하는 경우 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고용의제 조항이 포함돼 있다. 사용자는 기간제 노동자 사용에 있어 사용사유를 제약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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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병호 "노동부 용역 보고서도 결과는 마찬가지"**

한편 단병호 의원은 한국비정규센터의 연구 결과와 함께 지난해 12월 노동연구원이 내놓은 '비정규직 보호입법의 시행효과'란 제목의 보고서와 이를 단 의원실이 재분석한 결과도 소개했다.

단병호 의원은 "이 보고서는 비정규직 법안이 시행되면 기업들은 노동자를 최대 1.05% 줄일 것으로 나타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효과는 0.12% 증가한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별금지 원칙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이 현재 50.8%(111.7만 원)에서 54.0%(118.8만 원)로 3.2%포인트(7.1만 원) 조정되어 임금 불평등도가 5.0%에서 5.8% 개선되는 데 그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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