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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잡민'의 나라가 아니다"

[김상수 칼럼] 지금은 분노하고 행동할 때

작금에 보이는 이명박 집단의 막가파식 공권력의 전휭(專橫)은 이제 공동체를 위해(危害)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설마, 설마'하면서 '어, 어'하는 사이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특정 집단인 이명박 집단에 넘어갈 지경이고,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할 공권력은 거꾸로 국민을 포박(捕縛), 억압하고 있다.

지금 이명박 집단은 전두환 집단 이래로 가장 많이 법치를 강조하지만, 정작 법치의 오남용으로 민주주의 법치 자체를 조롱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을 빠르게 사문화(死文化)시키고 있다. 8월 15일, '촛불'든 시민은 소위 '민주 경찰'에 곤욕을 당했다. 색소 물대포를 도로를 향해서 뿌렸고, 색소만 묻어도 무차별 검거했다. 지나던 시민도 무차별로 연행 당했다.

권한 남용이란 비판에 경찰은 법정에서 따지란다. 법정? 그 법정은 정의로운가? 그 법정은 과연 민주주의 시민편인가?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 한다"라는 헌법 21조에 조항은 빈껍데기가 된지 오래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듣고 보는 매일매일 뉴스는 법치를 빌어 시민을 겁박(劫縛)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백기완 선생은 촛불 집회에서 "'깡패'가 알통만 믿는 녀석이라면 '양아치'는 잔꾀와 거짓말을 믿는 비겁자"라며 "그런 양아치들과 싸우면 우리가 꼭 이긴다"고 말했다. 그리고 선생은 "앞으로 정말 '인권', '자유'를 논하려면 노동자가 3000명 죽고, 그들을 지지하는 양심적인 시민 3만 명은 감옥에 가야 하늘을 가리고 있는 어둠이 한 조각 열린다"며 "폭력과 협박에 굴하지 말고, 믿음을 갖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슬픈 얘기다. 3000명이 죽고 3만 명이 감옥엘 간다? 너무 슬프다. 정녕 이래야만 하는가? 다치지 않고, 감옥에 안가고, 죽지 않고는 '양아치' 들을 물리칠 방법은 정말 없는 건가?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정치학> 첫 문장에 "국가란 우리가 사는 공동체다. 그리고 그 공동체란 선(善)을 목적으로 구성해야 된다"고 말했다. 역사에 등장한 많은 국가들은 아둔하게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200여 년 전 근대에 와서야 찾는 노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은 아직 근대도 아니다. 공권력이 저 지경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란 공동체 근간의 위기다.

지금 문제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명박 집단은 앞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천연덕스럽게 저지를 것이다. 무지하고 영악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집단이 권력을 연장하면 할수록 나라는 결단난다. 이들이 우여곡절로 남은 임기를 다 채운다면 그 결과는, 나라가 남미(南美) 수준으로 추락하고 만다. 빈부의 극단적인 격차로 인한 사회 일반의 증오감은 살벌한 긴장으로 팽배해지면서 사회는 해체된다.

초미의 관심사인 공기업 민영화에서 이미 단서가 잡히지 않았는가.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인천공항을 민영화 대상 공기업에 포함된 배경을 놓고 의문이 증폭되는 상황이 한 증거다. 인천공항공사 매각에 이명박 지인과 친척 등이 얽혀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정말로 점점 위험한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제119조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 할 것을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다. 하물며 국민의 재산이자 공공재가 '선진화'라는 감언이설로 이명박 집단의 사익 추구에 대상이 되고 있다. 헌법을 나서서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란 역할과 지위가 도리어 자의적으로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 그럼 오늘,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 위태롭기 짝이 없는 정권의 파행은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 이들은 국가에 국민을 어떤 대상으로 여기며 어떤 가치 이해를 전제하고 있을까? 국민 알기를 '어중이떠중이'로, 그저 떼 지어 살면서 돈만 밝히는 '잡민'으로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자기네들이 살아 온 그 천박한 방식으로 국민 일반을 인식하는 건 아닐까?
적당히 '민생'과 경제'로 구슬리고 시종일관 국민을 속이면서 무차별 '법치'를 동원해 얼마든지 옭아맬 수 있다고 여기는 건 아닌가?

민주주의는 절대 추상적 명제가 아니다. 사실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일상의 삶을 이끄는 사회 동력이자 동인(動因)이다. 언론의 자유도 교육받을 권리도 일상의 경제도 시민의 재산을 지키는 의무도 이것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이 민주주의는 얕은 이익만을 따라서 이리저리 쏠려 다니는 '어중이떠중이' 잡민이 되어서는 절대 지킬 수 없다. 시민만이 지킨다.

정말 국민들은 이제 정신 차려야 한다. 권력에게 허용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죄질들을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할 것을 이 시대가 요구한다. 국민이 진실로 시민일 것을 요구한다. 이명박 집단에게 '인간 사냥물' 취급을 당하는 '잡민'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당당한 시민으로 살 것인가를 나부터 되묻고 자꾸 물어야 한다, 앞으로 자식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해야만 한다.

시민이 아닌 그저 잡민으로 뒤에서 불평이나 하면서 그냥 꾸역꾸역 살겠다면, 이명박은 국민들을 돈만 밝히는 다루기 쉬운 '무지랭이'로 계속 취급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인간의 원칙을 찾지 못한다면, 세우지 못한다면, 뭔 의미가 있는가? 그 많은 교육과 지식과 법과 정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인간의 가치도 제 자리에 위치시키지 못하면서 뭔 사회가 성하게 존재하겠는가 말이다.

도대체 사회를 구성하는 원칙의 기초가 뭘까? 국민이 민주주의 시민임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나라는 어디로 가겠는가? 국민은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민이어야 한다.

(☞바로 가기 : 필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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