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는 야생야사(野生野死)의 구도(球都) 부산이 롯데의 개막 3연승 바람을 타고 '자이언츠 열풍'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0일 프로야구 롯데의 올 시즌 홈 개막전인 LG와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
사직구장에는 낮 2시부터 팬들이 몰리기 시작해 경기시작 10분 전인 6시20분 3만 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려 나갔다.
사직구장 만원 관중은 2005년 5월28일 한화전 이후 무려 1년 11개월여 만이다. 홈 개막전 매진은 같은 해 4월5일 현대전이 마지막이었다. 2년여 만에 찾아 온 안방 개막 경기 구름관중이다.
1995년 이후 12년 만의 100만 관중 동원을 목표로 잡은 롯데가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셈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입장권을 사려는 부산 팬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섰고 웃돈을 줘야 살 수 있는 암표까지 등장했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돌아간 시민들도 1000여 명이 넘었다.
관중석에선 롯데 팬들의 응원가나 다름없는 '부산갈매기' 노래가 사직구장에 울려 퍼졌고 부산야구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신문지 응원도 빠지지 않았다.
이 같은 관중 대박은 롯데가 현대와 원정 개막 3연전에서 3연승을 거두면서 '올 해에는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팬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의 개막 3연승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1999년 이후 8년여 만이다. 1999년은 롯데가 4강행 티켓을 얻어 포스트시즌에 나간 마지막 시즌이었다.
1992년 우승과 1995년 준우승을 끝으로 2004년까지 4년 연속 꼴찌 수모를 당한 롯데를 실망스럽게 지켜봤던 홈팬들이 올 시즌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올 해 롯데 전력은 투·타가 짜임새를 이뤄 4강권을 넘볼 만하다.
개막 3연승 주역인 손민한, 장원준, 이상목과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했던 최향남, 베테랑 염종석이 든든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여기에 시속 150㎞대의 강속구를 장착한 송승준과 든든한 용병 마무리 호세 카브레라도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 해 시범경기 2위 돌풍의 진원지였던 마운드는 정규시즌 3경기에서 팀 방어율 0.67의 짠물 피칭을 보여줬다.
타선도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가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1군에서 빠져 있지만 지난 해 타격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인 토종 거포 이대호와 타율 5할의 불꽃 방망이를 휘두른 이승화, 강민호(타율 0.385), 정보명(0.364) 등 젊은 피들도 화끈한 타격과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대호는 이날 2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기선제압용 1점짜리 개막 축포를 터뜨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한국 프로야구 400만 관중시대 복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롯데의 야구 열기가 계속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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