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전투기 '맨홀에 빠져' 날개 파손

공군, 사고기 수리 방안 놓고 '골머리'

대당 가격이 1000억 원인 최신예 F-15K 전투기가 지상에서 이동 중 한쪽 날개가 파손돼 공군이 수리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F-15K 1대가 정비고로 이동하던 중 전투기 뒷바퀴 2개(메인 기어) 가운데 왼쪽 바퀴가 맨홀에 빠지면서 기체가 기울어 왼쪽 날개가 파손됐다.
  
  공군은 이와 관련, "전투기 뒷바퀴 가운데 왼쪽 바퀴가 배수로를 덮고 있던 둥근 맨홀을 지나면서 맨홀이 약해진 지반 때문에 내려 앉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공군은 그러나 "전투기 날개가 부러진 것은 아니며 날개 끝에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 향후 전략화 과정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전투기 파손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공군은 "당시 토잉카(견인차량)를 이용해 전투기를 활주로에서 정비고 앞까지 끌고 온 뒤 정비고로 넣기 위해 전투기를 회전시키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F-15K는 앞 바퀴(노즈 기어) 1개와 메인 기어로 불리는 뒷바퀴 2개로 구성돼 있다.
  
  공군 측은 사고 이후 손상된 사고기의 날개를 수리하는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보잉에서 조립돼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태평양을 건너온 사고기는 자체 중량만 1만3000㎏에 달해 미국으로 운반할 묘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이 때문에 공군 측은 자체 수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과 함께 자체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 보잉사에 기술자들을 파견해주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정확한 수리 비용을 산출 중"이라며 "자체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 파손된 날개만 분리해 미국 보잉사로 보내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만약 보잉의 기술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파손된 날개를 수리한다고 해도 사고책임이 전적으로 공군 측에 있기 때문에 부품값 등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군은 사고 재발을 위해 사고 발생 지점의 지반 침하 등에 대한 정밀 점검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F-15K는 지난해까지 18대가 인도됐으며 올해 12대, 내년 10대를 합해 모두 40대가 도입된다. 작년 6월7일에는 F-15K 1대가 조종사의 '중력 가속도에 의한 의식상실'(G-LOC)로 경북 포항 앞바다에 추락하기도 했다.
  
  정밀 공격직격탄(JDAM)과 벙커 버스터(GBU-28), 공대공 유도탄(AIM-9), 공대함 유도탄(HARPOON Ⅱ) 등 최대 10.4t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F-15K는 전투 행동반경이 1800㎞로 한반도 전역에 이르며 속력은 음속의 2.5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