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종석 "대북 추가조치 유예요청 사실무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종석 "대북 추가조치 유예요청 사실무근"

'미묘한 정세변화'는 "기회이자 집중력 떨어뜨리기도"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9일 우리 정부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추가적인 대북 압박조치를 6개월간 유예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는 최근의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바로는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지난 2월 말 미국을 방문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북한에 적어도 6개월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도 "불신하고 있는 상대일수록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정부가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유예요청'은 사실이 아니지만 '대화'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금융 제재 등 대북 압박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의 움직임이 궁극적으로 북한의 체제변화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미국내에서도 목소리가 강한 사람들 중에 금융제재 조치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체제전환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미국 정부측과) 실제 논의를 해보면 아직은 그래도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고 이후 북한과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 강하다"고 덧붙였다.

***"'미묘한 정세변화' 우리에게 기회이면서도 집중력 낮추는 측면 있어"**

최근 이 장관이 언급한 바 있는 '한반도의 미묘한 정세변화'에 대해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 미국 내에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며 "북핵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의 개방의지가 확인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북중 관계도 과거보다 경제협력 강화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같은 움직임을 보면 기존의 북핵 문제를 중장기적인 한반도 미래전략과 결부해서 풀어보자는 흐름도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흐름이 "우리에게 상당히 기회적인 요인도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북핵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라며 "근본적으로는 북미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손석희 : 어제(28일) 나온 보도를 보면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지난 2월 말 미국을 방문해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 북한에 적어도 6개월의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고, 북한이 이 기간 동안에 열리는 6자회담에서 신뢰할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 정부는 향후 미국의 대북 압박 조치에 동참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는 소식이 있다.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고 이종석 통일부 장관도 '한반도에 미묘한 정세변화가 있다'는 발언을 한 바가 있어서 여러 가지로 지금 '남북관계, 북미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받는다. 6개월 유예 요청은 사실인가.

이종석 :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난 9월에 6자회담 공동성명이 나온 다음에 이행합의문이 나와야하는데 6개월 가량 지체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하여튼 빨리 대화를 해야 되고 지금 북미간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어쨌든 간에 불신하고 있는 상대일수록 대화를 해서 문제를 풀어야 되는데 그 점 때문에 우리 정부는 지금 관계 국가들에게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이 문제해결을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는 걸 강조하면서 긴밀히 논의하고 있지만 6개월을 유예한다든가 하는 얘기는 한 적이 없다.

손석희 : 어떻게 해서 그런 보도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딱히 6개월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실은 지금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대북 압박을 해 나가고 있는 상황임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시한을 꼭 정해놓지 않더라도 그 언젠가는 뭔가 우리 정부도 행동을 취해야 될 게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만일 북미 양측 모두가 누구도 만족할만한 어떤 사태진전이 없다면 그 다음에 예상 가능한 상황은 어떤 것일까.

이종석 : 우리 정부도 이러저러한 생각은 있지만 그런 생각이 나름대로 국제 사회에서 수용되거나 또는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되는데 아직 그런 게 조금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직 미국 내에서도 북핵 문제에 대해 이행합의와 관련된 여러 가지 논의가 다 끝나지 않은 것 같다. 또 북한은 최근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서의 금융조치 문제로 인해 상당히 경직돼 있는데, 우리로서는 지금 한미간에 외교적 참여와 남북대화 채널을 다 가동해서 일단 계속 노력을 하는 것밖에 없다고 본다. 다만 북미가 서로 다른 얘기를 언제까지 할 것인지 또 결국은 상황 수렴이 안 되고 상황이 균열되는 쪽으로 갈 건지는 장담할 수 없다.

손석희 : 일부에서는 이런 얘기도 나온다.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의 자금줄을 죄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얼마 전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얘기한 적 있다. 다시 말해서 지금까지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북한의 정권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서는 통일부 장관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종석 : 그렇게까지 보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미국 내에서도 북한문제, 특히 북핵문제의 해결에 집중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아직은 주를 이루고 있는데, 방코델타아시아(BDA)나 금융제재조치 문제는 재무부 등 금융 쪽에서 시작됐고 기술적 측면을 가진 사람들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도 좀 목소리가 강한 사람들 중에는 이런 금융조치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미국이 북한을 완전히 체제전환을 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워낙 미국이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논의해 보면 아직은 그래도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고 북한과 협력을 계속 해나가야 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고 보고 있다.

손석희 : 그런데 조금 전 얘기한 '6개월'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대략 한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그런 얘기를 한 시점이 2월이니 굳이 따지면 8월 말이 된다. 그 이전인 4월에 남북장관급 회담이 있고 아직 결론은 안 났지만 대략 6월 정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지 않았나. 이런 것들이 변수로 작용해 6개월 얘기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 아닐까? 우선 그 두 가지가 차질 없이 열리는 것은 맞나?

이종석 : 남북장관급 회담은 북한이 4월 적당한 때로 연기하자고 한 것이기 때문에 그 때 열릴 거라고 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은 북한에서 먼저 요청한 것 아닌가? 김 전 대통령은 지방선거 때문에 그 뒤로 연기를 한 건데 정확하게 6월이라고 내가 꼭 집어서 확언할 수는 없지만 아마 그렇게 되리라고 보고 있다.

손석희 : 마냥 늦춰지진 않을 것 같나?

이종석 : 그렇다.

손석희 : 그럼 거기서 뭔가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까?

이종석 : 남북간의 대화는 그를 통해 북핵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겠나. 물론 우리가 그런 노력을 하겠습니다만 근본적인 것은 북미간의 대화다. 북미간 대화는 그 전이라도 여러 계기를 통해서 할 수 있다고 본다.

손석희 : 지금 북미간 대화를 예상하기는 좀 어려우니 그 얘기는 차치하자. 지금까지 얘기한 것을 보면 특별히 지금으로서는 정세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계속 대화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얘기인 것 같다. 최근 이종석 장관이 '지금 한반도에 미묘한 정세변화가 있다'고 한 발언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풀어 설명하지 않았다고 김근식 교수가 얘기하던데, 이 자리에서 좀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이종석 : 글쎄…. 정부당국자로서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어떤 문제를 의제로 만들고 국론화시켜 연구해야 할지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에 얘기한 것이다. 자세하게 예단해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대개 북한 핵문제 관련해서 우리 정부와 중국, 미국 등이 집중을 해왔다. 여전히 지금도 그런 움직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핵문제 해결을 하나로 보지 않고 북한의 개방의지가 확인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금 전 얘기했던 미국의 강경파의 목소리도 있고 한편으로는 정치경제 협력과 핵문제 해결, 인권 대화를 같이 해나가려 하는 움직임도 있어 여러 갈래의 의견들이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아직 수정은 안 되는 것 같다.

또 북중관계도 과거보다 경제협력 강화로 나아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면 기존의 북핵 문제를 중장기적인 한반도 미래전략과 결부해서 풀어보자는 흐름도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 흐름들이 일정하게 앞으로 정리가 돼가겠지만 우리에게 상당히 기회적인 요인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 단계에서 핵문제 해결을 향한 각국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이런 도전적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면밀하게 대처를 잘 해야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손석희 : 한 가지만 더 물어보겠다. 지난번에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납북자 표현 문제로 상당히 껄끄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기자단이 철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는데 당시 통일부가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나. 이에 대해 국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기자들은 그렇게 하는데 통일부는 왜 유감표명이냐. 사과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유감표명의 배경과 어떻게 유감표명이 됐는지 정확하게 얘기해달라.

이종석 : 당시 우리 기자들이 '납북자'라는 표현을 써서 문제가 됐다. 그날 전체상봉 이후 제일 중요한 개별상봉을 바로 앞두고 국내 언론에 나온 '납북' 표현으로 북쪽에서 세 가지를 강하게 우리에게 요구했다. 하나는 우리쪽 기자단장과 담당기자들의 사과였고 두 번째는 관련 방송사의 기자 철수, 세 번째는 MBC 기자는 내려가면 다음 기자가 못 올라온다는 것이었다. 이 요구를 우리가 단호하게 거부했다. 문제는 이산가족 어름들이 50년 만에 자기 가족을 만나는데 3시간 가량의 가장 중요한 개별상봉이 그냥 무산돼 버린 것이다.

이에 현지의 지원단이 매우 급박했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유감표명이라는 걸 갖다했다고 본다. 물론 전략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에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우리가 했던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는 점을 이해를 구하고 싶다.

손석희 : 그 유감표명 속에 혹시 사과라는 표현이라든가 이런 게 있었나?

이종석 : 없었다. 북측의 세 가지 요구사항을 우리가 거부했다. 다만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거의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 비슷하게 될 것 아닌가. 상봉도 안 되고 공동중식도 깨진 상태에서 대표단에서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