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있었던 미군과 시아파 무장단체 간의 전투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의 치안권을 이라크 정부에게 이양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더 이상 이라크인의 안전을 미군에게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의 〈BBC〉는 미군 공격 후 상황을 촬영한 비디오 필름을 자체 분석한 결과 사원에 난입하지 않았다는 미군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라크 정치인들 "이라크 치안을 이라크 정부에 넘겨라"**
미군과 시아파 무장단체는 26일 바그다드 시내에서 전투를 벌였다. 이 전투 후, 미군당국과 시아파측 그리고 이라크 경찰은 이슬람 사원에 대한 미군의 공격 여부와 사망자 수, 사망지 신원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 관련기사 보기 : 미군, 또 사원에서 기도하던 무고한 시민 죽였나?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60327174550)
〈알자지라〉는 이 '무자비한' 학살 이후 이라크 지배세력들이 이라크의 치안을 이라크 정부에게 넘겨야 한다고 미군에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통합이라크연맹(UIA)의 총리 후보이면서 현 과도정부의 총리인 이브라힘 알-자파리와 시아파 연합의 자와드 알-말리키 대변인은 "우리는 (이라크) 치안권을 조속히 이라크 정부로 반환해주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형식적인 주권은 지난 2004년 이라크에 넘겨줬다. 그러나 13만3000명의 미군 병력은 아직 이라크에 주둔 중이며 이라크 치안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아파 산하 민병조직인 바드르 여단 소속의 후세인 알-타한 바그다드 시장은 미군이 이 사원을 공격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미군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배제된 위원회를 통해 이 사건을 공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얀 자브르 이라크 내무장관도 〈알 아라비야 TV〉와의 인터뷰에서 "사원에 난입해 저녁기도를 하고 있던 사람들을 살상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사고였으며 우리가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 당국 "사원인지 여부는 인식의 문제"**
이처럼 이라크 정치세력을 포함한 이라크인들의 분노가 높아지는 가운데 영국의 〈BBC〉는 미군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정황 근거들을 내놓았다.
〈BBC〉는 입수된 필름을 검토해본 결과, 이날 전투에서 이슬람 사원에 난입하지 않았고 어떤 피해도 입히지 않았다는 미군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가 발생했던 장소는 카펫이 바닥에 깔려 있었으며 벽에는 종교적인 홍보물이 붙어있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기도하는 장소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또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죽은 시신들이 뒤엉켜 핏자국이 묻어 있는 바닥에 5.56mm구경의 총알 탄피가 보이는데 이는 미군이 사용하는 탄약이라는 것.
베리 존슨 미군 대변인은 "우리가 정찰활동으로 얻은 정보들을 볼 때, 이곳은 기도하는 장소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그 곳은 사원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내 생각에 이것은 인식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미군측은 또 반군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무기가 다량 발견됐을 뿐만 아니라 보건부 관리 1명이 12시간 동안 모진 고문을 받으며 현장에 납치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아파 정치세력측은 미군과 이라크 특수부대가 공동 작전을 벌여 무스타파 사원에 난입한 뒤 사람들을 몸을 묶은 상태에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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