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최용수-가와구치, 이와타 돌풍 이끈다

[프레시안 스포츠]최용수 “가와구치와 팀동료돼 기뻐”

"한국 대표팀시절 일본의 가와구치 골키퍼로부터 골을 빼앗기 위해 집중했고 노력해왔다. 가와구치와 팀동료가 돼서 기쁘다".

일본 프로축구 주빌로 이와타로 이적한 최용수가 30일 시즈오카 이와타시내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용수는 똑같이 고교시절부터 최고의 축구스타로 각광받았지만 1998년 월드컵을 정점으로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팀에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가와구치 골키퍼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주빌로 이와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프로축구에서 1백6경기에 출장해 74골을 터뜨린 최용수는 "명문구단 주빌로 이와타에서 뛰게 돼 기쁘다. 19세때 야마모토(현 이와타 감독)감독을 처음으로 만났다. 야마모토 감독의 '세계를 목표로 하는 팀'이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용수는 이어 "기본적으로 이와타에는 좋은 패스를 넣어주는 선수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목표를 높게 잡았다. 예를 들면 3경기당 2골 정도로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감독은 "몇 차례 선수로서 좌절을 맛봤던 최용수는 페널티박스에서 수비수의 압박이 심해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세계수준의 스트라이커다. 세계청소년선수권 예선, 올림픽 예선, 월드컵을 통해 최용수의 능력을 계속 지켜 봤다. 이와타에 가와구치, 다나카 마고토, 스즈키 히데토와 함께 최용수 선수는 격전을 벌인 사이인데 그런 선수들이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는 게 축구의 위대한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최용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쓰자키 사장도 "올 시즌 이와타는 실점이 적었지만 득점도 적었다. 최용수 선수가 합류해 이 점을 크게 개선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스포츠닛폰>은 31일 "최용수는 일본 대표팀 골키퍼 가와구치와 호흡을 맞춰 내년 시즌 J리그 챔피언을 목표로 할 것이다. 최용수는 내년 1월1일 펼쳐지는 이와타와 도쿄 베르디의 일왕배 결승전을 관전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거친 최용수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서 7골, 2도움을 기록하며 차범근 사단의 에이스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후 네덜란드, 벨기에 전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지만 기대이하의 경기내용을 보였다.

최용수는 199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진출이 무산되면서 또 한차례 가슴앓이를 했지만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가 전성기시절 골감각을 되찾았다.

일본이 최초로 월드컵에 출전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중원의 사령관 나카다 히데토시와 함께 '신세대 축구스타'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가와구치 골키퍼는 단 1실점만을 내주며 2001 한일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일본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 1부리그 포츠머스로 떠났던 가와구치는 그러나 소속팀에서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부상까지 겹쳐 2002년 월드컵에서 나라자키에게 자리를 내줬다. 2003년 우루과이 평가전때 지코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가와구치는 올해 아시아컵에서 일본 골키퍼 자리를 지키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한때 한일 축구계 최고의 스타에서 '미운 오리'로 전락하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독수리' 최용수와 가와구치 골키퍼가 내년 시즌 이와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